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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 피플] 캠퍼스의 스파이더맨…거미 박사 김승태

■ 김승태 / 건국대학교 생명환경연구소 교수

[앵커]
'거미' 하면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스파이더맨처럼 친근하게 느끼는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징그럽다거나 무섭다는 생각이 들 텐데요. 하지만 거미는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줌 인 피플>에서는 건국대학교 생명환경연구소 김승태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교수님께서는 30년이 넘게 거미를 연구하신 거미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데요. 제가 알기로는 국내에 거미만 연구하는 분들이 많지 않다고 들었어요. 주로 거미에 대해서 어떤 연구를 하시나요?

[인터뷰]
거미류는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동물로 전 세계적으로 약 5만 종, 국내에는 800여 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연 생태계에서는 육식성 포식자의 지위를, 농업생태계에서는 농업 해충을 효과적으로 방제하는 최상위 포식자로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죠.

또한, 거미가 생산하는 거미줄이나 거미 독과 같은 생리활성물질은 의학과 농학 등 다른 분야에서도 활용되는 중요한 소재입니다. 따라서 전 세계가 거미에 대한 이런 분야의 연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많은 분야의 연구를 고전 생물학자인 제가 다 할 수는 없고 지금은 거미 종류를 분류하거나 멸종 위기종을 관리하는 등을 국립농업과학원이나 국립생물자원관 같은 국가기관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마침 제가 스파이더맨 영화를 봤거든요. 그래서 교수님이 더 신기하게 느껴지는데요. 특별히 거미를 연구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인터뷰]
사실 많은 분이 거미를 곤충으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실 거미는 곤충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일반인들이 바로잡을 필요가 있고요. 거미와 곤충을 형태도 다르고 생리 기구도 다른 절지동물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어렸을 때 거미를 많이 보고 성장합니다.

저도 어렸을 때 거미를 무서워했어요. 그러다 보니 먼 훗날 제가 거미를 전공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요. 대학원에 진학했을 때 국내에 거미 연구를 하는 학자들이 거의 없다고 너는 거미를 하라는 제안을 받아들여서 그때부터 거미 연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다리게 세 쌍인 곤충과 날리 거미 다리는 네 쌍이라서 절지동물에 속하는군요. 이외에도 일반인이 모르는 거미만의 독특한 습성에 대해 알려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저도 아직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만, 일부 거미의 독특한 습성을 말씀드릴게요. 거미의 대표적인 습성이 날개가 없으면서도 비행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거미줄의 장력과 바람을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는데 그 비행고도가 3천∼4천 km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였습니다. 또 흔히 개미나 벌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성을 갖춘 거미가 일부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계급과 역할을 중요시하는 곤충의 사회성과는 달리 거미는 역할과 계급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육아나 먹이 포획 등 서로 돕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구성원 중 일부가 집단을 이탈했을 때 기존 집단이 이탈집단을 공격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음으로 거미줄과 거미 독이 있는데요. 이것은 거미류가 분비하는 대표적인 생리활성물질입니다. 거미줄은 과거에 과학적인 근거가 없을 때는 하도 질겨서 강철보다도 강하고 나일론보다 질기다고 해서 물고기를 잡거나 곤충을 잡는 그물로 사용했습니다. 지금은 성질이 많이 알려져서 수술용 봉합실이나 방탄조끼의 소재나 섬유 쪽으로 연구되고 있고요. 거미 독은 의약품의 재료로 신경안정제나 살균제로 사용되고 최근에는 생태계에서 다른 생물에는 부정적인 악영향이 없는 친환경 살충제를 개발하는 재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거미줄이라고 하면 지저분하고 치워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생활에 많이 사용되고 있네요. 교수님께서는 거미 표본과 관련된 물품을 모으셨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것들이 있으신가요?

[인터뷰]
지난 30년간 산과 들을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양하고 많은 양의 거미 표본을 확보하게 되었고요. 지금은 약 20만여 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제가 거미에 대한 물품이나 표본을 수집하게 된 계기는 아이들이 대상 생물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사회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부분의 박물관이나 전시관에 가보면 표본을 구매해서 정리하는 정도가 전부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보고 내가 아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박물관을 설립하고 싶다고 구상하게 되었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거미와 관련된 물품을 수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계속 사 모으고 있으며 거미 물품은 약 5,000여 점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이런 것들과 표본이 어우러진 전혀 새로운 박물관의 형태로 일반에 공개되어 아이들 교육에 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앵커]
표본을 만드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인터뷰]
표본은 지금 보여드리고 있는 것이 건조 표본입니다. 우리가 곤충 표본을 만들 때 흔히 볼 수 있는 거죠. 그런데 거미는 곤충과 달리 몸에 골격이나 피부를 이루는 키틴이라는 물질이 발달해 있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건조에 약합니다. 그래서 이런 것은 건조표본을 만들면 학술 가치가 없게 그냥 건조돼버려요, 그래서 거미는 100% 알코올에 수장하는 '액침표본'을 만듭니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표본을 만들고 이렇게 큰 거는 우리나라에는 없습니다.

[앵커]
무서운데 두고 방송하겠습니다. 교수님께서 가장 애착이 가고, 기억에 남는 거미가 있다면, 몇 종류 소개 부탁합니다

[인터뷰]
사실 생물학자들은 자신이 전공하고 있는 모든 종에 애착을 갖게 되지만, 저는 특별히 국내에 있지만 제가 보지 못했던 종을 처음 채집하거나, 희귀종, 멸종 위기종 등을 만나면 기분이 매우 좋죠. 일부 특이한 종을 말씀드리면 우리나라에 서식하기는 하지만 '여섯뿔가시거미'는 매우 희귀합니다. 이 종은 먹이를 잡을 때 거미줄 끝에 점액 방울을 묻혀 마치 카우보이가 소를 잡듯 거미줄을 빙글빙글 돌려 나방이 나타나면 거미줄을 던져서 먹이를 잡습니다. 성공률이 매우 높습니다.

또, '물거미'는 전 세계를 통틀어 평생을 물속에서 사는 유일한 거미인데요. 배에 공기 방울을 달고 생활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 공기 방울이 물속에서 호흡할 수 있게 하는 산소통의 역할입니다. 이 거미는 국내에서도 멸종 위기 야생 생물 2급에 속해 있습니다. 그

리고 '주홍거미'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가장 예쁜 종류에 속합니다. 주로 부드러운 땅에 굴을 파고 사는데 전 세계적으로 얼마 안 되는 사회성 거미이며 매우 희귀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어 국내에서는 관찰종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마지막으로 거미 연구를 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땐 언제고, 앞으로의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인터뷰]
사실 국내에는 거미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외국처럼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도 어렵고, 단편적인 연구를 하고 있어 이러다 보니 발전 속도도 상당히 늦습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일반인들의 거미에 대한 인식도 많이 좋아지고 있고 국가기관에서도 거미에 대한 중요성을 인정해서 과거보다 많은 연구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물질 분야의 학자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비로소 선진외국과 같은 포괄적인 연구를 시작하였고 그 과정에서 약 50여 종의 신종과 미기록종을 발견하였다는 것으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앵커]
그리고 앞으로의 거미 연구계획은 어떤 걸 가지고 계신가요?

[인터뷰]
지금까지 연구한 것을 완성한다는 건 어렵고 그것을 후학들과 확산하는데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느 날 후학들을 위해서 큰 자료집을 하나 내는 것이 제 욕심이고요, 그래서 그들의 시간과 노력을 단축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를 남기는 일을 하고 싶고 또 하나는 지자체나 국가와 협의를 해서 지금까지 수집한 수집품들과 제가 가지고 있는 표본들을 모아서 박물관의 형태로 아이들에게 그것을 보여주고 제가 구상했던 감동을 주는 박물관, 그것이 학자로서의 마지막 꿈이자 소망입니다. 그리고 훗날, 기회가 된다면 거미를 가르치는 '거미 할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앵커]
교수님께서 세울 박물관 어떤 모습일지 정말 궁금한데요. 꼭 꿈을 이루셔서 거미 연구에 한 획을 그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지금까지 건국대학교 생명 환경연구소 김승태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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