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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지 않는데도 발병한다?…지방간

■ 이영선 /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간센터 교수

[앵커]
'몸속 화학 공장'이라고 불리는 신체 기관이 있습니다. 바로, 대사과정에 관여하는 '간'이죠.

그런데 이곳에 지방이 쌓일 경우, 모든 간 질환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데요.

오늘 '닥터 S' 시간에는 '지방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간 센터 이영선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흔히 '지방간'이라고 하면, 술을 많이 드시는 분이 걸리는 질병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히 어떤 질병인가요?

[인터뷰]
지방간이란, 말 그대로 간에 지방에 축적됨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질환을 의미합니다.

간은 우리 몸에서 물질의 대사 및 생산, 독성물질의 제거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데요, 신체의 화학 공장이라고 불리기도 할 정도로 물질의 대사에 가장 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기전에 의해서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되어 지방간 질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술을 마셔도 지방간이 발생하는데요, 술 때문에 생긴 지방간 질환을 알코올 지방간, 술을 마시지 않고, 다른 만성 간 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지방간이 발생하는 경우를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이라고 합니다.

[앵커]
그러면 술을 마시지 않는데도 '지방간'에 걸릴 수가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서구형 식생활로의 변화, 비만 인구의 증가, 고혈압·당뇨와 같은 대사 질환의 증가로 인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유병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연구에 따라서 다소 다르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유병률은 약 20~30% 정도라고 보고가 되고 있습니다.

알코올 지방간 질환의 경우에는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고위험 음주율이 남자 21%, 여자 6% 정도임을 고려할 때 이보다는 훨씬 적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실제로 외래에서 간 기능 이상으로 새롭게 방문하는 환자들의 대부분이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입니다.

[앵커]
대부분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이군요.

그러니까 이렇게 지방간의 유형이 나뉘는 것처럼 원인도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다를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인터뷰]
원인도 다르고 기전이 다릅니다. 지방이 축적되는 기전이 두 질환 모두 다른데요.

일단 술을 마시게 되면,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대사 물질이 발생하기도 하고요, 알코올 자체와 대사물질로 인해서 간세포에서 지방의 생산은 증가하고, 분해는 감소하여 지방이 축적되게 됩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경우에는 쉽게 말해서 영양 과잉으로 인한 문제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소장을 통해서 흡수된 영양분이 간문맥을 통하여 간으로 들어와서 대사가 되는데요, 사용하고도 남아 넘치는 영양분은 다양한 과정을 거쳐서 간세포에 지방의 형태로 축적되어 지방간 질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앵커]
술이든 음식이든 뭐든 과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럼 이렇게 '지방간'이 발병하게 되면 우리 몸에 어떤 증상이 나타나게 되나요?

[인터뷰]
간에 지방이 좀 낀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요.

전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환자의 25%, 그러니까 1/4 정도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으로 진행하는데요, 이 상태는 지방간으로 인하여 간세포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많은 손상이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또한, 이 상태에서는 간의 섬유화가 진행되는데, 섬유화라는 것은 피부에 상처가 나면 흉터가 생기듯이 간에도 흉터가 남는 과정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이렇게 섬유화가 진행되어 축적되면 보통 간경화라고 말하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진행되면 합병증으로 복수, 정맥류 출혈, 간성 혼수와 같은 심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이런 경우 간암으로까지 진행할 수 있습니다.

[앵커]
간이 어디 있나 봤더니 여기, 오른쪽 흉부 밑 쪽, 위 옆에 있는 기관인데, 간에 안 좋은 상황이 되면 다른 기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건지, 다른 기관의 질환과도 연결될 수 있는 건가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지방간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 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방간 질환이 이들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의 발생을 증가시키고, 실제로 이런 질환들이 지방간 질환 환자들의 주요 사망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정확한 기전을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방간 질환이 각종 암의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지방간 질환은 간뿐만 아니라 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나에게 '지방간'이 발병했을 때 이상이 느껴질 수 있는 증상이나 자가진단법이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혹시 여기가 아프거나 그러진 않습니까?

[인터뷰]
그렇진 않고요, 안타깝게도 본인이 자각할 수 있는 증상이나 지방간 질환은 특징적인 증상은 없습니다.

한 약품 광고에서 '피로는 간 때문이다'라고 해서 피곤하다고 간검사를 해보고 싶다고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피로가 꼭 간 때문만은 아니고, 이렇게 오시는 분들 상당수는 간 기능이 정상인 분이 많습니다.

자각 증상이 없으니까 환자분들께서 먼저 지방간 질환을 의심하여 병원에 내원하시기는 힘듭니다. 다만, 요즘 직장 검진이나, 국가 검진을 비롯해 여러 가지 건강검진을 활발히 시행하는데, 여기서 보통 간 수치라고 불리는 'AST/ALT' 혹은 'GOT/GPT'라고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간세포가 손상될 때 혹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상승하는 수치들인데요.

이것들이 정상보다 상승했거나 초음파에서 간에 지방간 소견이 보인다고 하면 전문가와 한번 상담해보시는 것이 도움되겠습니다.

[앵커]
혹시 간은 재생이나 회복 능력이 탁월한 기관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간은 재생이 잘 되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긴 한데, 지나치게 많은 손상을 받게 돼서 섬유화가 진행되고 아까 말씀드렸던 간경변증까지 진행되면 다시 돌아오기는 힘든 경우까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 하더라도 어떤 방법을 통해서 악화된 간 건강이 회복될 수는 있겠죠?

[인터뷰]
원인 질환이 제거된다면, 예를 들어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이 있는 분들이 그것들을 치료한다거나 지방간이 심한 분이 체중을 감소한다든지 술을 드시는 분이 술을 줄이신다면 간 기능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앵커]
식습관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 앞서 음식이나 술 같은 것을 너무 많이 드시면 안 된다고 하셨잖아요, 어떤 식습관으로 관리하면 좋을까요?

[인터뷰]
식습관은 절대적으로 먹는 양을 줄여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단 1kg이라도 감량할 수 있다고 하면 그것이 좋겠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은 조직학적이나 세포학적인 소견까지 호전을 보이려면 전체 체중의 7%, 더 좋게는 10% 이상을 감량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여러 가지 식습관도 중요한데, 고지방식은 피하시는 게 중요하지만, 단당류를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시럽이나 설탕이 들어가 있는 탄산음료나 과즙음료 등의 섭취는 피하시는 게 좋겠고, 커피를 마시더라도 믹스커피나 시럽이 함유된 음료수보다 블랙커피가 더 도움이 되겠고, 흰쌀 밥이나 밀가루 음식보다는 잡곡밥, 채소 위주의 식단이 좋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좀 심한 상태가 아니면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어느 정도 호전은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래도 간에 지방이 쌓이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하잖아요. 어떤 예방방법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치료 방법은 거의 비슷합니다. 만약에 술을 드시는 분이라면 술을 끊으시는 게 좋겠고요, 소량의 음주가 도움 된다는 얘기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소량의 음주도 해롭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체중 감량과 식습관은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예방에서도 중요하겠습니다.

단 음식과 지방기가 많은 음식을 피하시고, 채소 위주의 식단이 좋겠고요, 최근 유행하는 지중해식 식단이 도움 될 수 있겠습니다.

운동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만 어느 정도로 하는 게 이상적일지는 확실히 정립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일반적으로 일주일에 주 5회 이상, 일주일에 적어도 60분 이상, 너무 가벼운 운동보다는 자전거 타기, 수영, 테니스 등의 어느 정도 강도가 있는 운동이 도움 되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심하게 관절이나 근육의 손상을 일으킬 정도로 너무 심한 운동은 삼가는 게 좋겠습니다.

[앵커]
무리한 운동은 좋지 않겠군요.

끝으로 많은 분이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 술을 마시다 보면 간이 해독기능을 하기 때문에 얼굴이 하얀 사람이 있고 빨개지는 사람이 있는데, '빨개지면 간 기능에 문제가 있다.' 이런 이야기 하시는 분이 계세요, 어떤 게 맞는 건가요?

[인터뷰]
술을 드시므로 인해서 피부가 빨개지는 것은 술의 대사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증가하기 때문인데요.

이것들이 잘 대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얼굴이 좀 더 빨개진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피부색이 더 빨갛게 변하시는 분은 술을 더욱더 조심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앵커]
간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거죠?

[인터뷰]
간 기능에 의해서 그렇게 되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뭐든지 과하면 안 되겠죠. 간이라는 게 독소를 분해해주긴 하지만, 그 능력을 넘어가는 무리한 음주는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간 센터 이영선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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