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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고층 빌딩 통과하며 거세지는 '빌딩풍' 대응과 활용법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지난달 말 '날씨학개론'에서 고층빌딩을 지나면서 바람이 급격히 강해지는 현상 이른바 '빌딩풍'에 대해서 알려드렸는데요. 실제로 태풍 힌남노 때 초속 60미터가 넘는 빌딩풍의 위력이 다시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오늘 '날씨학개론' 시간에는 '빌딩풍'의 피해를 최소화할 대응과 한 발 더 나아가 활용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최근 빌딩풍을 저감 시키는 노력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저번 시간에도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빌딩풍을 완화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뷰]
국토교통부에서는 작년 12월에 ‘빌딩풍 저감 가이드 라인’이라는 책자를 발간했는데요. 이 책을 살펴보면 건물의 평면과 입면을 공기역학적으로 유리하게 설계하는 방안을 밝혔는데요.

첫째가 빌딩의 평면에서 강한 박리류가 발생할 수 있는 예리한 사각 모서리를 갖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모서리를 곡면형상, 모따기 등으로 디자인함으로써 박리점의 이동을 통해 박리류의 강도 및 박리류의 발생범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입니다.

두 번째가 빌딩의 평면에서 모서리 부분을 계단처럼 여러 단계로 나누어지는 모서리를 갖도록 하여 각 모서리에서 발생 된 박리류의 상호 간섭현상에 의해 박리류를 저감 시키는 방안입니다.

셋째는 빌딩의 표면 요철의 정도를 높여 기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인데요. 건축물 표면 요철의 정도를 높이게 되면 강한 바람이 작은 난류로 변환되어 바람의 에너지가 소산 되어 주변의 바람을 약화 시킬 수 있는 방안입니다.

넷째가 빌딩 고층부와 고층부보다 넓은 면적을 갖는 저층부 즉 포디움의 설계를 통해 고층부로부터의 하강류가 보행자 영역에 도달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있는데요.

다섯째는 빌딩의 높이 방향으로의 평면 면적의 변화를 두는 셋백설계 인데요. 이 설계는 공기역학적으로 박리류와 하강류의 발생을 저감 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건물 초기 계획단계에서 일조량, 조망권 등의 규제 적용과 함께 빌딩풍 대책의 일환으로 활용될 수 있지요.

마지막 여섯 번째가 건물의 일부층을 비우는 풍혈로로 건물의 모서리에서 발생한 박리류를 와해시키는 효과와 보행자 영역으로 내려가는 하강류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빌딩풍의 유효한 대책 방안이 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빌딩풍은 빌딩의 모양을 바꾸거나 바람을 완화 시키는 구조물로 약화시킬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네요. 마지막에 보여주신 풍혈빌딩은 외적인 부분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빌딩풍을 잡기 위해 설계된 것인가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저는 예전에 홍콩 갔을 때 거대한 빌딩의 중간 부분을 빈 공간으로 세운 빌딩을 보고 의아해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빌딩풍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세워진 대표적인 풍혈 빌딩이 일본의 NEC 슈퍼타워 빌딩입니다. 이 빌딩은 건물 중간에 3층 높이의 전 층을 풍혈로 두어서 하강하는 강한 빌딩풍을 이 풍혈로 유도해서 지상에 도달하는 강한 하강류를 방지하는 겁니다.

이 빌딩은 풍혈만 아니라 빌딩 자체의 구조를 빌딩풍을 약화 시키기 위한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빌딩 사진과 건물모식도를 보면 빌딩풍이 어떻게 약화 될 수 있는가가 잘 보여 집니다.

[앵커]
건축법 말고도 빌딩풍 피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에 대해서도 조금 더 설명해 주시죠.

[인터뷰]
사실 빌딩풍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도심의 건물 배치를 바꾸거나 혹은 빌딩의 높낮이를 조정하여 빌딩 주변에 발생하는 강풍을 크게 줄이는 방법이 있고요.

풍향에 대한 표면적이 작을수록 강풍 발생이 적기에 탁월 풍향을 고려한 건축계획 및 단면형상에 대한 설계를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수목의 식재, 방풍 펜스, 방풍 네트와 같은 차폐물을 빌딩 주변에 만들어 빌딩풍을 약화 시키는 방법도 있는데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주변 빌딩을 고려한 건축을 하지 않기에 피해가 커질 수 있지요.

[앵커]
빌딩풍의 피해와 관련된 연구가 있다면서요? 소개해 주시죠.

[인터뷰]
네. '보행자 영역의 빌딩풍 해저감 방안에 관한 연구'를 보면 보행자들이 빌딩풍의 피해를 줄이는 연구였는데요. 대안으로 방풍 펜스와 방풍 캐노피의 설치를 제안하였지요. 방풍 펜스는 지상에서 3m 상부에 3m 높이 및 5m 길이로 설치했는데, 결과는 방풍 펜스 인접 공간의 풍속보다 30~50% 이상 약해졌고요. 저층빌딩과 고층빌딩 사이 공간에 방풍 펜스를 설치해봤더니 35% 정도 풍속이 약해졌다는 것으로 이 정도면 대단한 풍속 감소가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그리고 두 번째 연구는 방풍 캐노피로, 하강기류 및 박리풍의 영향을 감소시키기 위한 대안으로 설치했는데, 건물의 1~2층 높이에서 돌출시킨 차양형 방풍 캐노피와 건물 2개 동을 연결하는 공간에 아치형으로 구성한 방풍 캐노피가 두 번째입니다. 돌출형 캐노피는 6m 규모로 돌출하여 만들었더니 방풍성능이 20~25% 향상되었으며, 아치형 캐노피는 최대 76% 정도 강풍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었지요. 빌딩풍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는 연구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빌딩풍을 줄이는 대책과 연구에 관해서 이야기해주셨는데요. 그런데 이런 빌딩풍의 힘을 에너지로 활용한 사례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인터뷰]
네. 빌딩풍의 바람이 가장 강한 빌딩의 옥상에서 풍력발전을 하는 빌딩도 있는데요. 영국 런던의 스트라타 SE1(Strata SE1) 빌딩은 148미터 빌딩 꼭대기에 3개의 구멍을 만들어서 대형터빈을 설치해 풍력 발전을 하는데 이 건물 전체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8%가량을 충당한다고 합니다.

또 호주 멜버른에 있는 카운슬 하우스 2(COUNCIL HOUSE 2)도 10층 높이의 빌딩이지만 빌딩풍을 이용한 발전을 하고 있지요. 또 바레인의 무역센터 빌딩은 날카로운 뿔 모양의 두 빌딩 사이에 3개의 풍력 터빈을 설치했지요. 240m 높이 빌딩 사이로 부는 강한 바람을 이용해 발전을 하는데, 이 빌딩이 필요로 하는 전력의 15%를 생산한다니 얼마나 놀랍습니까? 독특하게 풍혈을 이용한 풍력발전을 하는 빌딩도 있는데요. 중국 광저우의 펄 리버 타워(PEARLRIVERTOWER)는 71층 빌딩으로 빌딩 1/3지점과 2/3 지점에 풍혈(바람 구멍)을 만들어 발전도 하면서 빌딩풍도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지요.

[앵커]
건물에 풍차가 달려있으니까 새롭게 느껴지는데요.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인터뷰]
빌딩풍은 난류(turbulentflow)가 많이 불기에 산이나 바다에 세워지는 풍력발전기를 그냥 쓰기에는 효율 등에 어려움이 있지요. 따라서 도시나 중소형 건물용으로는 수직축 풍차가 많이 적용되는데요. 수직축 풍차는 형태가 아름다운 것이 많아 미관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요. 사실 빌딩풍을 이용한 풍력 발전에는 효율 외에도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건물에 주는 소음과 진동, 강한 난류로 인해 터빈이 떨어질 가능성 등이 많이 지적되는데요. 그러나 어떤 것이든 문제가 없는 것은 없다고 봅니다. “소음과 진동을 줄인다.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더 안정하게 만든다”. 이런 노력이 계속 뒤따른다면 빌딩풍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우리나라에도 고층 빌딩이 많다 보니까, 이런 아이디어를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우리나라에서도 활용하고 있습니까?

[인터뷰]
사실, 세계적인 추세보다는 늦었지만, 국내 회사들도 빌딩풍을 이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의 뛰어난 장치 기술과 IT 능력이 결합 된다면 도시형 풍력 발전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강국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빌딩풍'의 활용도 굉장히 중요하고 좋지만, 사실 '빌딩풍'들이 우리 사회에서 신종 '재난'으로도 불리기 때문에 원치 않은 빌딩풍은 막는 것이 좋잖아요. 예방법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빌딩풍에서 제안하고 싶은 것은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은 수십 년 전부터 엄격한 빌딩풍 환경영향 평가를 하고 있거든요. 빌딩풍 피해가 예상되면 건물 높이를 제한하기도 하는데요. 일본의 경우 건물 높이 100m 이상이면 빌딩풍의 영향이 시작되는 것으로 보기에 100m 이상의 빌딩은 모두 의무적으로 빌딩바람 평가를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으로 인한 빌딩풍 피해가 매우 크게 발생하면서 부산광역시는 ‘빌딩풍 예방 및 피해 저감에 관한 조례’를 2021년 9월에 제정하였는데요, 50층 이상 또는 200m 이상 되는 건축물을 대상으로 합니다, 초고층 건축물을 건축하려는 자는 빌딩풍을 막기 위한 필요한 방안을 마련하여야 하며 부산광역시장은 빌딩풍의 예방, 대비, 저감안전계획을 수립 시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전국 곳곳에 고층빌딩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높이의 빌딩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지 혹은 어떤 예방책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국가적인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빌딩풍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물론 이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짚어주셨는데요. 우선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 노력이 이뤄져야겠습니다. 날씨학개론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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