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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소년의 죽음, 그리고 2년...아버지의 사투


[앵커]
코로나19가 국내에 발생한 지 2년이 됐습니다.

YTN은 앞으로 일주일 동안 바이러스 앞에 무너진 대한민국 공공의료의 현실과 그로 인한 취약계층의 고통을 연속 보도합니다.

오늘은 2년 전 겨울 의료 공백 속에 목숨을 잃은 17살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고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성재 / 故 정유엽 군 아버지 : 유엽이 그때 그대로, 그때 가방 안에 있던 것 그대로 두고 있어요.]

마스크 사려고 추위에 떨며 긴 줄을 섰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건강했던 아들은 갑자기 고열에 시달리다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정성재 / 故 정유엽 군 아버지 : 땀 훔쳐주는 거 그것밖에 할 수 없었거든요. 그때 (유엽이가) 진짜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엄마 나 정말 아프다. 엄마 나 아파']

14번이나 검사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사인은 폐렴.

[조승연 / 인천의료원 원장 : (17살) 그 나이에 폐렴에 걸려서 사망한다는 것은 21세기에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 당시만 해도 코로나 환자가 병원에 들어오면 그 병원을 폐쇄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겁이 나니까 받지를 못한 거죠.]

두렵고 혼란스러웠으며, 유난히도 추웠던 2년 전 겨울, 대구.

대한민국 공공의료는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정성재 / 故 정유엽 군 아버지 : 지금 애가 열이 이렇게 나고 아픈데 링거라도 맞춰서 체온을 떨어뜨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병원에 와서는 안 된다고 하는 거예요. 그럼 병원에서 해 줄 수 있는 게 뭡니까 하니까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2015년 이미 우리는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메르스의 교훈, 5백 장 넘는 이 보고서는 무엇을 바꿨을까요?

확진자 동선 추적이 가능해졌고, 그 덕분에 예리한 칼날처럼 코로나19 확산의 고리를 끊어내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대유행이 오면 무의미해집니다.

그때 생명을 살리는 건, 확진자 동선 추적이 아닙니다.

화려하고 거대한 민간 병원도 아닙니다.

이윤이 남지 않아도 묵묵히 할 일을 하는 허름한 공공병원입니다.

2015년과 2020년 공공병원의 병상 수를 비교하면 메르스의 교훈은 초라하기만 합니다.

[조승연 / 인천의료원 원장 : 거의 변한 게 없다고 볼 수 있어요 공공병원이라 해도 불과 성남의료원 하나 정도 개원한 것 말고는 실질적으로 병원 병상을 늘리거나 인력을 보충하거나 예산을 늘리거나 한 부분이 눈에 띄게 변한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더구나 코로나19가 2년이 됐는데 2년 동안에 2차 3차 4차 5차 대유행이 오고 있음에도 사실은 항상 똑같은 것이 어쩜 이렇게 데자뷔처럼 반복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아들의 죽음 뒤에도 아버지의 사투가 멈추지 않는 이유입니다.

[정성재 / 故 정유엽 군 아버지 : (경상북도) 경산시에 경산 의료원 정도만 있었어도 유엽이가 찾아갔을 때 매몰차게 외면당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민간병원이다 보니까 자기 의지대로 거부할 수 있었던 것이고 공공병원, 공공의료원이 있어야 우리가 마음 놓고 찾아갈 수 있고 외면받지 않을 권리를 우리가 누릴 수 있지 않을까….]

YTN 고한석입니다.









YTN 사이언스 고한석 (hsgo@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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