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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인재 양성에 앞장선다"…포스텍 김무환 총장

■ 김무환 / 포항공과대학교 총장

[앵커]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과학계 주요 인사와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두 번째 순서로, 세계를 선도할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포스텍의 김무환 총장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총장님께서 처음 포스텍의 교수로 부임하신 게 29살 때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30년 넘는 세월을 포스텍에서 보내고 계신데요. 지난 2019년 제8대 포스텍 총장으로 취임해 이제 2년이 흘렀습니다. 지난 2년에 대한 소회부터 말씀해주시죠.

[인터뷰]
제가 부임한 것이 1987년이니까, 포스텍 1기 입학생들과 함께 대학에 부임했다고 해도 좋을 것 같네요. 그런데도 저는 여전히 "다시 태어나도 나는 포스텍에 오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잠재력 있는 학생을 가르칠 수 있고, 또 제가 좋아하는 분야를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것만큼 행운은 없죠.

지난 35년간 포스텍을 살펴보면 설립 후 15년이 되는 2000년대에서 2010년대까지 전성기를 맞았고, 2010년부터는 세대교체가 이루어졌습니다. 잠시 주춤하였는데요. 이는 신상 대학의 일반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2010년대에 들어온 새로운 교수님들이 자리를 잡고 다시 올라가기 시작한 시점이고, 오히려 저는 그 부분에서 운이 좋은 편이죠.

사실 총장의 임기는 4년이고, 그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무언가를 달성하겠다는 것은 호언장담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학과마다 발전계획을 밀어주면서 다음에 어떤 분이 총장으로 오시더라도 꾸준하게 포스텍이 발전을 거듭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포스텍은 학과마다 특색과 자율성이 높은 학교이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다 좋은 계획을 가지고 있고 세계 최고로 발전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대학본부에 영향을 효과적으로 모아서 각 학과가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을 제1의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장기적인 정책을 마련해서
포스텍의 발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학교생활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포스텍에서는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인터뷰]
처음 코로나가 발생했을 때 일단 안전과 교육의 질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였습니다. 빠르게 비대면 개강을 결정했고, 아예 기숙사 한 동을 비워 해외에서 들어오는 학생을 대상으로 격리 동을 운영했습니다. 지금은 밀접접촉자는 물론 감염자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서 오게 되는 학생들이나 열이 나는 학생들이 스스로 그곳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구성원 대부분이 성실히 지켜주셔서 캠퍼스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안전과 함께 고민했던 부분이 교육의 질입니다. 포스텍은 다른 종합대학과 달리 이공계 대학으로, 모든 과목을 검토하고 보니 실험 실습수업만큼은 대면으로 진행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관련 부서, 담당 교수님들과 계속 협의하며 비대면으로 실험 실습을 진행할 수 있는 교수법을 개발했습니다. 예를 들면, 실험 키트를 택배로 학생들에게 배포하고, 교수님은 온라인으로 실험 방법을 강의하며, 리포트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의외로 학생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지금 학생들은 Z세대이니 인터넷에 능숙한 학생으로 '인강'에도 익숙하고, 잘 모르는 부분은 계속 반복해서 들을 수 있고 아는 부분은 빨리 감기로 들을 수도 있어서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결국 대면 실험이 불가피한 수업들이 있어, 정규수업 15주를 끝내고 기말고사 후 4주 동안 집중적으로 대면 강의를 하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고자 작년 1학기부터는 VR과 AR,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응용하는 새로운 교수법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앵커]
전면 비대면이라는 유례없는 상황에서도 교육의 질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을 이어가셨군요. 교수님께서 잠깐 언급해주셨던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응용한 '새로운 교수법 개발'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올해 포스텍은 신입생 320명 전원에게 VR 기기를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1학년 학생들이 듣는 일반물리실험 수업을 360도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하고 VR 기계를 사용해 물리 실험을 실제로 보도록 합니다. 지금은 수업 하나에 불과하지만, 수업을 계속 늘려나갈 방침이며, 아예 MR, 즉 혼합현실 강의실도 4월에 준공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며 그대로 가상세계에 들어가는 겁니다.

제 전공은 원자력 공학인데요. 제가 강의를 할 때 들으면서 Mr 기계로는 VR 기계로 누구나 들어갈 수 없는 원자로에 들어가 그 구조를 살펴보면서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교수님들께 이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교수법을 개발하도록 독려하고 있고, 과목 수를 늘려갈 예정입니다. 이런 비대면 교수법의 혁신이, 포항이라는 곳에 제한하지 않고 포스텍이라는 대학의 캠퍼스를 확장하는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비대면 수업이 다양하게 늘어난다면 학생들은 세계 어디에 있든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겠죠. 포스텍이 경북 포항에 위치한 학교지만, 가상공간을 통하면 어디에나 존재하는 대학이 될 수 있는 거죠.

[앵커]
영상을 직접 보니까 굉장히 생생한데요. VR 기술을 통해 때로는 대면 수업보다 더 깊이 있는 강의가 가능해졌고, 대학의 캠퍼스를 무한히 확장하는 계기도 됐다는 말씀이군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으로 손꼽히는 게 바로 인공지능이죠. 그래서 포스텍은 학부생 전원을 대상으로 AI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요?

[인터뷰]
사회자님께서는 스마트폰 없이 하루를 사실 수 있으신가요? 지금은 스마트폰이 있고 없고의 이야기지만요. 몇 년이 지나면 인공지능을 이용하고 이용하지 못하고의 차이가 지금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못하고의 차이보다 더 크게 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은 그 자체만으로의 연구 분야가 아니라 하나의 기능, 혹은 언어가 될 거란 것이죠. 그래서 저희는 포스텍 학생들이라면 어떤 전공을 하든 인공지능과 소통할 수 있는 이중언어자, Bilingual로 길러내고자 합니다.

아, 영어가 필수 졸업요건이니 적어도 3개국어 가능자 (Trilingual)이 되어야 하겠군요. 따라서 1학년 때 필수로 두 과목을 듣게 되고요. 또 원하는 사람은 3학점짜리 세 과목을 더 듣게 되면 졸업할 때 인증서를 줍니다. 이 사람은 인공지능을 제대로 배운 사람이라고 해서 본인 졸업 학과의 졸업장과 인공지능에 대한 인증서를 가지고 졸업하게 되니까, 사회에 계신 분들은 이 친구는 전공분야도 잘하고 인공지능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실 것입니다.

[앵커]
앞으로 모든 국민이 인공지능을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기 때문에 AI 수업을 필수로 배워야 한다는 것이군요. 그렇다면 한국의 AI 경쟁력,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답답합니다. 출발도 늦고 투자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AI로 가장 떠들썩했던 사건이 MIT가 AI 단과대학을 설립하기 위해 1조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던 일일 겁니다. 기초과학이 중심인 칼텍 조차 AI 연구를 위한 투자를 확보하겠다고 했죠. 하지만 한국은 이렇게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분야에서 집중투자를 하기 어렵습니다. 광범위하게 분산하는 데 그치죠. 하지만 분야별로, 세계적으로 선도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투자를 하지 않으면 결국 지금보다도 더 뒤처지고 말 겁니다.

희망적인 것은 한국의 발전 과정을 보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한국인이 2배 더 부지런하고 현명합니다. 절반의 투자만 있어도 충분히 세계를 리드할 수 있습니다. MIT가 1조를 투자한다면 우리는 5천억 원만 있어도 경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저희 대학의 경우엔 500억밖에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포스텍의 경우에는 인공지능의 눈인 Computer Vision과 언어처리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 이 분야 교수님들께서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져야만 계속해 포스텍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앵커]
연구 개발 지원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해주셨는데요. 그런데 정부의 투자가 AI에만 몰리는 현상도 지적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과학기술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인터뷰]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도 보셨겠지만, 지금은 세계가 경쟁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결국, 세계 유수 대학, 연구기관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우리가 생존할 수 있습니다. AI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이끌어 왔으며 앞으로도 이끌 분야를 찾아내고 이에 대한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이오 분야에 대해서 과거에 꽤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는데 메르스나 사스 때에도 꽤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죠.

하지만 잠잠하면 그 투자가 조금 잠잠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흐름에 따라 바이오에 대한 투자가 줄어든 시점에 코로나 19 팬데믹이 일어났죠. 계속 이렇게 흐름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면 경쟁은커녕 생존조차 쉽지 않아질 겁니다.

[앵커]
우리나라가 보유한 강점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과거의 일본 수출규제부터 최근 반도체 품귀현상까지 기초 소재 산업의 중요성을 절실히 체감하고 있는데요. '소재 산업' 강화를 위해 포스텍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인터뷰]
포스텍의 건학이념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구절이 나옵니다. "기초과학과 공학 각 분야의 첨단적인 연구에 중점을 두는 한편 소재 산업 관련 연구에서는 세계적인 `중심지로 발전하고자 한다." 포스텍의 설립배경을 생각하면 소재 분야 연구 발전을 중요한 목적 중 하나로 둘 수밖에 없고, 경쟁력도 뛰어나다고 자신합니다. 신소재공학과는 물론 화학공학과, 전자 전기공학과에서 소재 관련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데다 기초과학 분야인 물리학과와 화학 분야에서도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투자도 많이 이루어졌고요. 그래서 포스텍에서는 이러한 준비가 충분히 되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 대학에서는 에너지 소재대학원을 확대 개편을 했습니다. 그 이유는 앞으로의 목표인 철강연구와 2차전지가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2차전지에 대해 재료연구를 할 수 있도록 에너지 소재대학원을 개편했습니다. 이러한 분야에 저희가 조금 더 집중하고 연구할 생각입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학생들의 아이디어에 학교가 지원을 하는 청년 창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포스텍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인터뷰]
제가 포스텍에서 35년간 생활을 하며 가장 행복한 것 중에 하나는 뛰어난 괴짜들과 생활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 친구들이 정말 독특한 방향으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인데요. 실제로 과학 미디어 스타트업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긱블 같은 포스텍 동문 스타트업도 그런 맥락에서 출발한 것이고요. 사실 창업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분위기와 교육이 뒷받침되어줘야 합니다. 한 마디로 사회가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괴짜를 잘 수용을 못 하죠. 아직도 대다수와 다른 생각을 "틀렸다"고 말하죠. 남과 다른 시선, 창의성을 가진 괴짜들이 큰소리를 칠 수 있는 문화가 절실합니다. 틀렸다면서 몰아세우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실패해도 "괜찮다"고 용기를 북돋고 다음 도전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작년에 구글의 연구소에 방문해 여기서 활약 중인 동문을 만났는데, 'Fail fast'를 장려하고, 프로젝트에 실패하면 파티를 열어준다는 그것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을 추스르고 다른 곳에 헌신할 수 있는 문화를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말씀해주신 분위기라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껏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드네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과학기술계가 선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포스텍의 역할과 책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터뷰]
막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학생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 주도적이야 하며 수동적이면 안 된다, 창의적이어야 하고, 인류애를 가진 윤리적인 인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교육 면에서는 특히 앞서 강조한 바와 같이 창의성을 강조하는 다양한 교육은 물론, 스스로 전공을 마음껏 선택하도록 하는 무학과 입학과 학과 정원 폐지해서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하게 하려고 합니다. 비대면 교육을 활용해 주어진 학생 시절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학생일 때야말로 실패하더라도 학교가 이들을 보호하고 독려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포스텍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인을 양성하는 모든 대학에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다시 태어나도 과학기술인으로 살고 싶고, 포스텍에서 연구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그만큼 행복했고, 자랑스러운 삶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대학들은 모든 학생이 과학 기술인으로서의 삶이 행복하다고 여길 수 있도록, 과학기술 분야에 자신의 일생을 걸고 몰입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포스텍도 노력하겠습니다.

[앵커]
과학기술계와 포스텍에 대한 총장님의 애정이 느껴집니다. 앞으로 포스텍의 운영 계획이나 이루고 싶은 소망은 무엇일까요?

[인터뷰]
포스텍에 있으면서 항상 들은 말이 지방대학, 지역적 한계와 같은 말이었습니다. 이제 포스텍의 캠퍼스는 포항에 있지 않고, 너무나 좁은 곳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포스텍 캠퍼스를 경북 포항에서 메타버스, 즉 가상공간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metaverse와 university를 합쳐 Metaversity라고 이름 붙였는데요. 그 시작으로, 올해는 해외 석학을 초빙해 비대면으로 강의를 한 과목 열었습니다.

저희는 외국에 있는 학생들도 대상으로 그런 강의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 학기 정도는 자유학기제로 세계 어디에 가서도 우리 학교의 강의를 들으며 학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합니다. 이렇게 포스텍이 새로운 차원의 개념의 대학으로 한층 더 확장하고 성장하도록 하는 것, 그것이 지금 현시점의 목표입니다.

[앵커]
총장님께서 포스텍의 발전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보신 분이기 때문에 오늘 말씀이 더 울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의 산실로서 포스텍이 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포항공과대학교 김무환 총장과 함께했습니다. 총장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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