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역사적인 백신 1호 접종은 서울 노원구 보건소에서 이뤄졌습니다.
60대 여성 요양보호사가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는데요.
요양병원에서 일하느라 불안했던 마음이 이제야 안심된다며 정부에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박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코로나19 백신 국내 1호 접종자는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61살 이경순 씨였습니다.
서울 노원구 보건소 접종 대상자 가운데 제일 먼저 도착해 기다리다 예진을 마친 뒤 의료진 앞에 앉았습니다.
오전 8시 45분.
다시 한 번 실명을 확인하고 왼쪽 팔을 걷어 올렸습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네, 이경순입니다."
"왼쪽 어깨에 맞을 거니까 팔 걷고 계시고요."
의료진은 냉장고에서 꺼낸 백신 용액을 주사기에 나눠 담은 뒤 소독한 이 씨의 팔에 주사를 놓고, 다시 접종 부위를 소독했습니다.
[이경순 / 국내 1호 접종 요양보호사 : (기분 어떠셨어요?) 평소와 똑같았어요. 긴장은 됐는데 괜찮았습니다.]
잔뜩 몰린 취재진에 당황해 내내 굳은 표정이었지만, 접종을 마치고 나선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일했다는 이 씨.
이제야 안심할 수 있게 되어 감격스럽다는 소감을 남겼습니다.
[이경순 / 국내 1호 접종 요양보호사 : 솔직히 1년 동안 굉장히 불안했잖아요. 백신을 맞으니까 일단 안심되고 이렇게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노력해주신 정부나 구청이나 보건소 정말 감사드립니다.]
접종이 끝난 뒤 대기 장소에서 15분에서 30분 정도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지도 살피고는, 특별한 증상 없이 활짝 웃으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이경순 / 국내 1호 접종 요양보호사 : 특별한 반응은 현재 없고 평상시 컨디션과 똑같습니다. 전 국민이 빨리 맞으셔서 단체 면역 생겨서 우리도 전부 다 마스크 벗고 생활도 하고…1호가 될 줄 몰랐습니다. 맞게 돼 감사하고 영광입니다.]
1호 접종을 한 간호사 강소현 씨도 감개무량합니다.
1년 동안 힘겨운 나날을 보냈는데, 무사히 주사를 맞고 가는 분들을 보니 뿌듯한 마음이 차오릅니다.
[강소현 / 국내 '1호 접종' 진행한 의료진 : 우선 1년여간 코로나19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다들 고생이 많았었는데요. 드디어 첫 접종을 시작하게 돼서 정말 기쁘고….]
접종 전 스스로 건강을 관리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강소현 / 국내 '1호 접종' 진행한 의료진 : 우선 백신 접종이 안전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건강 상태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실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국내 코로나19 발생 13개월 만에 드디어 시작된 백신 접종.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국민 모두의 염원이 담긴 역사적인 첫 발걸음이었습니다.
YTN 박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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