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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과학기술 "체계적 정책 지원·연구자 중심의 환경 조성이 필요"

■ 김우식 / KAIST 이사장

[앵커]
4차 산업혁명의 본격화와 코로나19로 인해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과학기술이 세계를 선도하는 데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우리나라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카이스트 김우식 이사장과 함께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사장님, 어서 오세요.

우선 지난 4월, 카이스트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하셨는데요. 늦었지만 정말 축하합니다. 앞으로 3년 동안 카이스트를 이끄실 텐데, 소감부터 한 말씀 들려주시죠.

[김우식 / 카이스트 이사장]
뜻밖의 제안을 받고, 먼저 제 나이를 생각하였습니다만 제 평생의 마지막 봉사로 생각하고 지난 4월 2일에 취임했습니다. 50년 전통의 국내 최고의 KAIST의 한가족이 된 것을 감사하고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를 향한 선도적 KAIST를 위해 헌신할 각오입니다.

[앵커]
그리고 최근, 카이스트 발전재단 이사장이자 광원산업의 회장이신 이수영 회장님께서 카이스트에 총합 766억의 발전기금을 기부하셨습니다. 카이스트 개교 이래 단일 기부로는 최대 규모라고 들었는데요. 노벨상에 대한 계획을 말씀하시더라고요. 이사장님께선 이 금액 어떻게 활용할 계획이신가요?

[김우식 / 카이스트 이사장]
이사장이 활용할 것은 아니고 실질적으로 총장을 중심으로 한 모든 카이스트 구성원들이 활용하게 될 텐데 우선 거액을 기부해주신 것은 정말 놀랍고, 감사할 일입니다. 이번 기부로 설립되는 '이수영 과학교육재단'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카이스트 싱귤래러티 교수'를 육성해 노벨상 연구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또한, 귀중한 연구업적을 내고 세계적인 학자가 되기 위해서 사용할 예정입니다. 싱귤래러티 교수는 카이스트에서 계획한 것인데, 독창적인 과학 지식과 이론을 정립할 수 있는 교수를 선발해서 약 10년 동안 연구를 지원합니다. 싱귤래러티 교수로 선정되면 10년의 임용 기간 동안 자율적으로 연구하고 논문, 특허 중심의 연차 실적 평가가 유예됩니다. 또 10년 후인 임용 기간 종료 시 연구 진행 과정 및 특이점 기술 역량 확보 등 평가에 따라 지원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됩니다. 구체적인 것은 추후에 카이스트에서 발표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이수영 회장의 바람대로 꼭 카이스트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길 저희도 기대하겠습니다. 이제 어두운 질문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과학기술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투자가 축소되는 것은 물론이고요, 학술회도 지연되고 있는데 이런 현 상황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김우식 / 카이스트 이사장]
저는 코로나19가 문명을 이룬 인류가 사상 처음 겪는 대재앙이라고 생각합니다.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나누어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도달했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선 서두르지 말고, 당황하지 말고 각 나라가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면서 살길을 찾아 기초부터 탄탄하게 점검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모든 것은 항상 기본이 중요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를 계기로 특히 교육에 대한 나쁜 영향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소위 대면, 비대면이라고 얘기하는데, 우선 교육이라는 것은 대면해서 서로 의견을 나눠야 하고, 브레인스토밍 또한 모여서 이야기를 해야 하고, 특히나 임상 시험 같은 실험 실습은 학생들이 직접 해봐야 하므로 이런 것이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기본인 교육에서부터 타격을 받고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김우식 / 카이스트 이사장]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BC와 AC.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뉜 세상에 관해서 설명해주셨는데, 산업의 디지털 전환, 비대면 산업의 확산 같은 새로운 전환점이 열리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그만큼 깨닫는 계기가 되지 않나 이렇게 보고 있는데, 이사장님 의견은 어떠신가요?

[김우식 / 카이스트 이사장]
흔히들 그런 얘기 많이 합니다.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 전화위복이 되길 바라는데, 대부분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까 여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뛰다가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들이 튀어나오고 방법들이 생겨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과학기술의 허점도 드러났다고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 허점을 빨리 찾아서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허둥지둥 서두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코로나19 사태가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된 것도 물론 있지만, 오히려 과학기술계에 보완할 점을 제시했다는 측면도 말씀해주셨는데요.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정책 환경이 다른 경쟁국들과 비교했을 때 최하위 수준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주요국들보다 정책지원은 미미한데, 규제가 많기 때문일 텐데요. 이런 부분에 대해선 이사장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김우식 / 카이스트 이사장]
우리나라가 최하위라는 것은 동의하고 싶지 않은데, 물론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죠.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창의적 혁신입니다. 그런데 그 혁신이라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고,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이 굉장히 빠르다는 점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혁신의 비결이 뭘지 생각해봐야 하고, 그 흐름의 속도에 뒤처져서도 안 되고, 그 특성을 명확히 파악하고 모두가 신속하게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가장 뒤처져 있다고는 생각 않습니다.

[앵커]
규제 개혁의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우식 / 카이스트 이사장]
사실은 우리가 정책적 지원이 꼭 필요하고, 규제개혁도 필요하고, 이런 것들의 국가 지원도 필요한데, 규제개혁이라는 면에 대해 제가 감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가 말로는 '규제개혁, 규제개혁'하면서 제대로 된 규제개혁이 무엇이냐고 묻고 싶습니다. 정작 그렇게 꼭 필요한 것이면 소위 이해당사자들끼리 다르기 때문에 양측에서 찬반이 갈리고 그러면서 오랜 시간 끌었던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기회에 서로 접합점을 찾아내서 접합점에서 서로가 양보하면서 하루빨리 그것을 고쳐나가는 게 현시점에서 꼭 필요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혁신과 규제개혁에 대해서 강조하셨는데, 그렇다면 포스트코로나19 시대에 대응책을 찾기 위해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걸까요?

[김우식 / 카이스트 이사장]
온 세계가 안타까울 정도로 허둥대지만, 앞으로 어떤 변형된 바이러스가 새로 나올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태까지 우리가 경험한 것들을 참고해서 차분하게 대응해나가야 할 텐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먼저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제가 나눠서 세 가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바이러스에 대응할 때, 1차 방어에 빈틈없이 대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의 방역을 외부에서 칭찬도 합니다만, 사실 1차 방어에 조금 실수를 했습니다, 초기에. 그래서 1차 방어를 철저한 원칙을 지키면서 방어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전 국민의 기본 면역력을 증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영양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기본 면역력을 어떻게 증진할지 서로 논의해서 전 국민이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셋째는 융합 치료제라던가 백신 개발을 해야 하는데, 우리가 제일 눈독을 들이고 있죠. '어디서 나온다, 어디서 개발한다.' 감질나는 얘기들을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일수록 차분하게 기초를 바탕에 두지 않고선 개발이 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럴 때 우리 학자들, 연구자들이 오픈마인드로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빨리 백신을 개발해야 합니다. 서로 먼저 개발하겠다는 생각으로 개발하면 속도가 좀 더 늦어지지 않을까는 우려도 있습니다.

[앵커]
공동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제가 이사장님 예전 인터뷰를 찾아보니까 연구자들의 자율성은 물론 강화해야 하지만 연구를 위한 연구가 돼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조금 더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가 중요하다고 해석할 수 있을 텐데요. 이를 위해서 어떤 점이 뒷받침되어야 할까요?

[김우식 / 카이스트 이사장]
이런 이야기를 처음 하는데요. 우선 연구자는 하고 싶은 연구를 자율적으로 하도록 지원해주어야 합니다. 그다음에 목적하는 연구가 있습니다. 국가가 지정하는 연구. 목적하는 연구와 하고 싶은 연구에 나온 결과를 접목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이 자리에서 처음 이야기하는데, 연구자는 자율적으로 하고 싶은 연구가 있습니다. 그런 것을 지속해서 나아가면서 여기서 나온 결과를 목적하는 연구, 국가가 지원하고 싶은 연구와 접목하면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방법을 솔직하게 서로 논의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융합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는 것이군요.

[김우식 / 카이스트 이사장]
그렇죠. 접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율적 연구라는 것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평생 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가 있습니다. 이것을 하면 정말 물불 안 가리고 연구를 하게 됩니다. 그렇게 연구한 결과를 다른 개발 목적에 접목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앵커]
국민의 과학계 인식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내년 R&D 예산이 26조 원으로 편성이 되어있다고 합니다. 최근 몇 년간 R&D 예산이 크게 늘었지만 정작 국민이 체감하는 과학계의 성과 등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이사장님께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김우식 / 카이스트 이사장]
26조 원은 사실 적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 R&D는 예산이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R&D를 연구자 스스로 하고 싶은 연구에 도와주고, 나중에 목적으로 하는 국가 연구와 접목할 때 같이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투자를 자율화 시키는 데에 많이 썼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가장 잘하는 연구를 파악해 잘하는 연구와 합쳐서 서로 융합을 시키면 더 잘하는 결과,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제가 한가지 궁금한 점이 연구자도 기초 연구에 투자하고 싶어도 정부에서 지원이 덜 이루어진다거나 목적이 달라져서 기초 연구 투자가 어려워진 측면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사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시고 계십니까?

[김우식 / 카이스트 이사장]
제가 부총리를 수행할 때 시험적으로 몇십억 원을 전국에 계신 연구자들에게 투자했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를 써서 내라. 그래서 몇천만 원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연구 결과는 필요 없고, 자신들이 한 연구 상황과 기대한 효과만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조금 모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분을 비난하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그때 당시 연구자들이 저에게 자율 연구비를 좋은 곳에 썼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을 보고 꼭 하고 싶은 연구를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저의 지금 바램입니다.

[앵커]
바램까지 이야기해 주셨는데요. 그럼 앞으로 우리나라가 과학기술의 선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 방안이 필요할까요?

[김우식 / 카이스트 이사장]
많죠. 제가 몇 가지로 이야기해드리면, 과학기술은 '과일나무를 키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나무를 키우려면 뿌리가 튼튼해야 합니다. 그 뿌리에 영양분을 많이 넣어야 하죠. 그런데 그 뿌리가 어디에서 잘 자라느냐면 토양이 비옥한 곳에서 잘 자라지 않습니까? 그래서 연구 환경을 잘 조성해 주어야 합니다. 그다음 기둥을 잘 세워야 합니다. 이 기둥은 인재입니다. 창의적 인재를 키워야 합니다. 그 뿌리가 있으면 기둥을 세워야 하는데, 기둥이 튼튼하게 키운다는 것은 인재가 양성된다는 것입니다. 인재가 양성되어야지만, 훌륭한 연구 성과가 창출됩니다. 뿌리가 좋지 않으면 기둥이 안 나오고, 기둥이 좋지 않으면 잎사귀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것이 다 맞아야지 성과가 올라옵니다. 이것이 창조적 결과로 나오는 것입니다. 과학기술에 대한 정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부탁하고 싶은 것은 과학기술 발전 정책이라는 것은 과학기술이 안정적으로 발전해야 하고, 지속해서 발전해야 하고, 자율적으로 발전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부총리를 했을 때 부총리 부가 처음 생겼습니다. 과학기술부 장관 겸 부총리입니다. 그때는 여러 가지 관계되는 장관들과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현안을 서로 논의했습니다. 이렇게 나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2008년 임기가 끝나면서 MB정부가 들어서면서 부총리 부가 없어지고, 교육과학기술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나고 박근혜 정부 때 미래창조과학부라고 생겼습니다. 지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바뀌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평가는 나중에 나오겠지만, 이렇게 과학기술이라는 나무가 커야 하는데, 이 흙을 자꾸 뒤집으면서 기초와 제도가 바뀌는 것입니다.

[앵커]
그만큼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군요.

[김우식 / 카이스트 이사장]
불안정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지속적이 적습니다. 튼튼한 뿌리가 될 수 있도록 가만히 두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앵커]
우리나라 과학계에 대한 전체적인 진단을 들어봤는데 과학기술은 과일나무를 키우는 것과 같다는 말씀에 모든 것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양과 관리도 중요하지만, 곧 탐스러운 열매가 열릴 것이라는 국민의 믿음과 기다림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카이스트 김우식 이사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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