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앵커]
최근 한국 방위산업, 이른바 K-방산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K-방산의 성장 요인과 전파 기술의 역할을 주제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상훈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최근 K-방산이 뜨고 있는데, 배경은 무엇인가요?
[이 상 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가장 큰 배경은 역시 우리나라가 해방 이후, 특히 6.25 전쟁 이후에 자주국방을 실현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 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의 강한 의지 그리고 그 의지에 부응하고자 모든 역대 정부가 국방력 향상을 위해서 많은 투자를 했고요. 그다음에 우리가 경제 발전 또 산업 성장을 하면서 방산 업체의 성장도 굉장히 눈부시게 크게 일어났죠. 그래서 바로 이런 부분들이 지금 'K-방산'으로 불릴 정도로 굉장히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가 2000년대 이후에 통신·전파를 바탕으로 한 디지털 기술이 굉장히 비약적으로 발전했는데, 이것이 기존의 방산 기술과 결합이 되면서 훨씬 더 큰 효과를 내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대표적으로 여러 가지 방산 기술들이 접목된 장비들이 또 있지 않습니까?
이 부분에 대한 설명도 조금 부탁드립니다.
[이 상 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육해공 모두 이러한 전파·통신 기술이 결합되지 않은 무기는 단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요. 제가 가장 대표적인 것들을 좀 말씀을 드리면 우선 레이더, 위성통신, 전자전(EW)이라고 부르죠. 새로운 형태의 전자기기를 이용한 상대방을 무력화시키고 우리 편에 전력을 보호하는 이런 것들. 그리고 전장의 데이터를 굉장히 신속하고 정확하게 방해받지 않고 연결시키는 데이터 링크. 이런 기술들이 이제 전파·통신 기술입니다. 우리 K-방산도 바로 이런 측면에서 굉장히 빠르게 발전을 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를 얘기하기 전에 미국의 사례를 대표적으로 보면 미국이 세계 최대 군사 강국 아니겠습니까? 미국이 개발한 전투기를 우리나라도 지금 주력 자산으로 쓰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예를 들어보면 지금 F-15 같은 경우는 속도가 최대 마하 2.5였습니다. 그 이후에 개발된 F-16이 마하 2.0. 그리고 가장 최첨단이자 전략 자산이라고 불리는 F-35가 마하 1.5입니다. 이게 지금 속도가 줄어들고 있어요. 언뜻 생각하면 아니 속도는 더 빨라져야 되는 거 아닌가? 이렇게 볼 수 있는데 그게 아니고. 이렇게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무엇이냐 하면 바로 이 전자 능력, 전자전(EW)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전파·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해서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에 속도는 이제 중요하지 않고 전파·통신 기술이 더 중요해졌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우리나라도 내년부터 실전 배치를 하게 될 KF-21, 4.5세대 전투기죠. 우리 이 전투기도 지금 마하 1.8인데 거기에 굉장히 많은 첨단 전파·통신 기술을 넣을 겁니다. 그중에서도 이미 우리 시청자들은 많이 들으셨고 또 알고 계실 수도 있는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라고 하는 그런 특별한 레이더도 있고요. 여러 가지 데이터 링크 기술들이 있습니다.
또 비행기뿐만 아니라 굉장히 많이 지금 팔리고 있는 K2 전차, K9 자주포 이러한 장비들도 보면 3차원 탐지·추적 레이더라든가 열상탐지장비를 결합한 첨단 능동방호시스템을 갖추고 있고요. 또 각각의 부대와 실시간 연결되어서 사격 통제를 하는 '네트워크 사격통제 체계'라든가. 이처럼 작전의 효율성과 생존성, 정확성을 크게 높이는 그런 기능들이 모두 결합돼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설명을 너무 자세히 해주셔서 조금 요약을 해보자면 이제 전투기에서는 속도가 중요하지 않고, 전자전(EW) 시스템 같은 전파 기술이 중요하다, 이렇게 말씀을 해 주셨잖아요.
그렇다면 K-방산은 이러한 첨단 전파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요?
[이 상 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그러니까 이제 전자전(EW)이라는 이름으로 이제 통칭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예컨대 우리나라가 지금 육해공에서 지향하는 바가 무엇이냐 하면 얼마 전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이제 전쟁에서는 군인의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스마트한 전력을 갖추느냐가 중요하다. 이런 거를 강조하셨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우리가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통신망을 파괴해서 우크라이나의 공군이라든가 또는 방어망들이 방공망들이 다 무력화되기 일보 직전까지 갔다가 스타링크의 도움을 받아서 통신도 하고 실제 작전에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 통신의 중요성이 너무나 중요해졌고,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위성 특히 저궤도 위성을 통해서 각국이 특히 이제 강대국들이 촘촘하게 통신·전파를 군사 네트워크로 구축하려고 하는 그런 시도를 하는 거죠.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그런 쪽에서 많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앵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스타링크 같은 민간 위성통신이 전쟁 양상을 바꾸는 역할을 했다고 하셨잖아요. 이런 사례를 볼 때, 위성통신 등 전파 기술의 중요성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이 상 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렇게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미 1960년대부터 군사 정찰위성을 썼고요. 그다음에 또 통신 위성을 쓰고 있죠. 이제 앞으로 점점 중요해지는 것은 GPS. 우리만의 GPS, 한국형 GPS를 KPS라고 하는데요. 이 KPS를 갖추려고 합니다. 이미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은 다 갖추고 있지만요. 먼저 정찰위성을 말씀드리면, 특정 지역을 계속 관측할 수 있는 위성인데요. 우리는 이 정찰위성을 2023년에 자력으로 만들어서 처음 쏘아 올렸고요. 올해까지 5기 그러니까 5개를 모두 쏘아 올릴 예정입니다.
이렇게 5기까지 다 쏘아 올리면 우리가 정찰하고자 하는 특정 목표를 2시간 단위로 계속 감시할 수가 있죠. 그리고 또 우리가 쏘아 올리는 여기 정찰 위성에는 '합성개구레이더(SAR)'라고 하는 첨단 기술 위성이 있는데요. 이것은 주야, 낮밤 가리지 않고 비가 오거나 구름이 끼더라도 30cm 크기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아주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군의 '눈' 역할을 할 수 있고요.
이제 통신위성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면 지난 2020년에 군 전용 통신위성이 하나 발사됐습니다. 이 위성은 전파 방해를 받아도 끊기지 않는 안전한 통신을 지금 보장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데이터 보호 능력도 뛰어나고, 데이터 전송 능력도 그 이전 위성들보다 2배 이상 좋아졌기 때문에 우리 군에 상당히 크게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다음에 아직 구축은 안 됐지만 지금 연구하고 있고 개발을 준비하고 있는 KPS,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인데요. 우리나라가 2035년까지 8기를 띄워서 외부 세력의 GPS 교란에 흔들리지 않고 계속 안정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앵커]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KPS까지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또 이 방위산업 기술은 군사적 안보뿐만 아니라 국민 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 상 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네, 맞습니다. 사실 군사 기술이 많은 돈을 들여서 개발하고, 그중에서 또 상당히 적지 않은 기술들이 민간 생활에 적용돼서 크게 도움이 된 경우가 있죠. 인터넷이 바로 가장 우리가 자주 얘기하는 그런 사례이고요. 레이저도 마찬가지로. 레이저는 조금 얘기가 다를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많은 군사 기술이 군사 영역을 넘어 일상 속으로 전이가 돼서 생활 밀착형 기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군사용 정찰위성이나 드론 기술이 지금 산불이라든가 홍수 같은 그런 재난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그 필요한 곳으로 바로바로 정보를 제공할 수가 있죠. 그리고 금방 말씀드린 KPS가 만약에 구축되면 그건 우리 한반도 전체를 그냥 한눈에 다 감시할 수 있는 그런 역량을 갖추게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재난·재해에 대비하는 역량을 크게 올리는 데 도움이 되리라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K-방산이 글로벌 TOP 수준으로 도약하려면 앞으로 무엇이 필요할까요? 특히 전파·통신 측면의 경쟁력 강화 방안이 있을까요?
[이 상 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아까 서두에도 말씀드렸지만 이 전파·통신 기술이 무기는 크게 보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있는데요. 예전에는 하드웨어가 중요했었고 소프트웨어가 결합이 되면서 소프트웨어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죠. AI도 결합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AI든 하드웨어든 이 모든 것들이 제대로 작동을 하려면 모든 무기들끼리 그리고 무기와 그것을 운용하는 우리 군사 전문가들, 우리 전투병들이 다 연결이 돼야 됩니다. 그 연결하는 일을 바로 네트워크가 하는 거죠. 그러니까 전파 기술이 없으면 나머지 부분은 별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전파 기술이 너무 중요하다고 말씀을 드리는데요. 그래서 지금 5G라든가 또 위성 통신 그리고 위성 간 통신 이런 것들이 훨씬 중요하고. 그래서 이것을 줄여서 말씀드리면 네트워크 중심 전략 전술 이런 것들을 개발하고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게 갖춰지면 그것이 최첨단 군사 무기라고 얘기를 할 수 있고, 이것들이 대외 수출 경쟁력을 굉장히 높일 수 있고요. 또 하나는 폴란드라든가 동유럽 국가에 우리의 군사 무기를 수출했는데, 이게 가능했던 것은 나토 무기 체계와 호환이 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상호 호환성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역시 이 호환성을 꼭 유지하면서 가는 게 중요하고요.
또 하나는 우리가 그냥 무기만 팔고 끝나는 게 아니라 무기를 운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수리하고, 정비하고, 나아가서 개선까지 하는 이런 모든 과정. 한마디로 패키지형으로 수출을 하는 것이 수입국 입장에서는 훨씬 더 크게 도움이 됩니다. 전력 향상에. 그래서 그런 부분을 우리의 강점으로 계속 만들어 간다면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충분히 도약할 수 있고, 그것도 향후 5년 내에 가능하지 않을까. 심지어는 한 3년 이내에도 어쩌면하는 기대까지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제 끝으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서는 위성망 국제등록 및 위성 주파수 확보뿐만 아니라, 안티드론 관련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지원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상 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저희 진흥원은 위성 기반 차세대 6G 네트워크를 완성하고, 주요국 간 위성망 선점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래서 2024년, 즉 작년부터 ‘위성망 전주기 관리체계 구축 사업’을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국가와 민간의 위성 방송 발사 수요가 앞으로 늘어날 것에 대비해서 지상·해상·공중망 전체를 아우르는 초공간 6G 핵심 인프라인 위성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요. 이를 위해 이제 위성을 발사하고 운용하는 데 있어서는 UN의 국제전기통신연합(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이라고 하는 ITU에서 국제 등록을 하고 그와 관련된 협의를 해야 됩니다. 이런 활동도 지금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안티드론 시스템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드론이 잘 쓰이면 크게 도움이 되지만 반대로 가상의 적이 이걸 사용한다고 하면 굉장히 안 좋죠. 그래서 이 드론을 탐지하고 그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기술도 저희가 과기정통부 및 관계 기관과 협력해서 준비하고 있고, 현재는 실증센터 구축을 위해서 여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예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K-방산의 성장 요인과 전파 기술의 역할에 대해서 들어봤습니다.
지금까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이상훈 원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 상 훈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박기현 (risewis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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