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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1열] 생후 10개월 희귀 질환 아기 살렸다!…'유전자 가위' 기술이란?

2025년 06월 04일 오전 09:00
■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최근 희귀 유전 질환을 앓던 생후 10개월 아기가 '유전자 가위' 치료를 받고 회복했습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이란 무엇이며, 어떤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지 등을 이성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안녕하세요. 유전자 가위 기술, 지난 2020년 노벨 화학상의 영예를 안으면서 널리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어떤 기술인지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우선 유전자 가위 기술이 어떤 기술인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유전자 가위 기술의 정확한 명칭은 유전자 편집, 영어로는 Gene Editing이라고 합니다.

유전자 편집은 마치 워드 프로세서로 문장을 교정하듯, 생명체의 유전자를 정밀하게 교정하는 기술인데요.

예를 들면, 병을 일으키는 원인 유전자를 가위로 잘라내듯이 잘라내는 겁니다.

이런 점에서 유전자 편집 기술은 통상 유전자 가위 기술로 불리기도 합니다.

2020년 노벨 화학상은 3세대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앵커]
네, 그러니깐 우리가 목표로 하는 유전자를 콕 집어 교정한다, 이런 건데요.

이게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건가요?

[기자]
네, 좋은 질문입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크게 2부분으로 구성됐는데요.

실제 유전자를 잘라내는 가위 역할을 하는 단백질 Cas9이 있고요.

이 단백질을 목표 유전자까지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가이드RNA입니다.

요약하면 가이드RNA가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까지 Cas9단백질을 끌고 가고요.

그러면 Cas9단백질이 해당 유전자를 잘라냅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이번에 화제가 됐던 희귀 유전 질환 아기 치료 얘기는 무엇인가요?

[기자]
네, 유전 질환이라고 들어보셨죠.

유전 질환은 태어날 때부터 유전자에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병을 말하는데요.

다소 용어가 어려운 데 중증 CPS-1 결핍증이라는 유전 질환이 있습니다.

CPS-1은 우리 몸에서 해로운 암모니아를 제거하는 단백질인데요.

이 병은 CPS-1 단백질이 결핍돼 암모니아가 체내에 축적돼 문제를 일으키는 병입니다.

CPS-1 결핍증은 전 세계적으로 130만 명 가운데 1명꼴로 발병하는 희귀 유전 질환이고요.

해당 아기는 생후 6개월쯤 첫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 치료는 임상시험 1상 단계에서 이뤄졌고요.

이후 현재는 생후 10개월이 됐는데요.

현재까지 별다른 부작용 없이 잘 지내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앵커]
네, 희귀 유전 질환인 중증 CPS-1 결핍증을 앓는 아기를 치료했다는 건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치료한 건가요?

[기자]
네, 유전 질환은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병이잖아요.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 유전자를 교정하는 데에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베이스 에디팅이라는 기술입니다.

베이스는 우리 말로 염기라고 하는데, 생명체의 유전자를 구성하는 구성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생명체 유전자의 염기는 모두 4개가 있는데요.

비유하자면 베이스는 유전자를 구성하는 글자 하나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글자들이 모여 문장을 이루듯이 유전자는 여러 베이스의 조합으로 구성됐는데요.

여러 베이스 가운데 하나만 잘못돼도 병을 일으킵니다.

베이스 에디팅은 바로 이 잘못된 베이스 하나만 콕 집어서 정상 베이스로 바꿔주는 기술입니다.

실제 아기를 치료한 담당 의사의 설명 들어보고 이어가겠습니다.

[레베카 니클라스 / 미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유전자 치료 전문의 : KJ는 CPS1 결핍증이라는 아주 희귀한 질환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아기가 태어난 이후 지난 9개월 동안 우리는 아이를 아프게 하는 유전자 1개를 교정하는 개인 맞춤형 치료제를 만들었습니다.]

베이스 에티팅은 유전자를 잘라내는 것을 넘어 특정 베이스 하나만을 찍어 교정하기 때문에 차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로도 불립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유전자 가위 기술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는 설명인데요.

이번 치료는 임상 1상 치료 단계에서 이뤄진 건데, 실제 상용화한 유전자 가위 치료제도 있는 건가요?

[기자]
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이 노벨상을 받은 것이 2020년이라고 말씀드렸죠.

이후 2023년 미국 FDA는 세계 최초로 유전자 가위 치료제를 승인했습니다.

이 치료제는 겸상 적혈구 빈혈증 치료제인데요.

이 병은 잘못된 헤모글로빈 유전자로 겸상, 즉 낫 모양의 적혈구가 만들어지는 병입니다.

이 치료제는 잘못된 헤모글로빈은 생성하는 유전자를 유전자 가위로 없애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정말 획기적인 치료제임에는 분명한데요, 다만, 1회 투약 비용이 30억 원에 달할 정도로 비쌉니다.

이로 인해 웬만한 환자들은 치료를 엄두조차 못 내는 것이 현실입니다.

환자들이 치료를 꺼리면 치료제 개발사는 수익을 내기 힘들게 되고요.

이게 악화하면 결국 개발사는 치료제 개발을 포기하게 되거든요.

이런 측면에서 과학계와 관련 업계에서는 비싼 치료 비용을 낮추는 것이 유전자 가위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 (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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