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그동안 전량 수입했던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악티늄을 국내에서 생산할 길이 마련되면서 새로운 항암제 개발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의료용 동위원소란 무엇이며 어떤 질병 치료에 쓰일 수 있는지 등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제에 대해 이성규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안녕하세요.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제, 용어가 다소 낯선데요. 이게 어떤 치료제인지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제는 말 그대로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치료제를 말합니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방사선을 내뿜는 물질인데요. 이 방사선을 잘 활용하면 암세포를 파괴할 수 있거든요.
이 지점에서 과학자들이 고민했죠. 어떻게 하면 암세포만 방사선으로 파괴하고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을까, 이런 거죠.
[앵커]
네, 그렇군요. 그러면 어떤 방식으로 방사성 동위원소로 암세포만 파괴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이게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제의 묘미인데요.
방사성 동위원소에 암세포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유도 물질을 붙이는 겁니다.
예를 들면 암세포 표면에 있는 특정 물질과 결합하는 항체를 유도 물질로 만들어 방사성 동위원소에 불이면요. 이 항체는 암세포에만 결합하고 일반 세포에는 결합하지 않거든요.
결과적으로 방사성 동위원소를 암세포에만 붙여 암세포만 파괴하는 겁니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방사선을 내뿜는데요. 이 방사선이 암세포의 DNA를 파괴해 암세포를 죽이는 원리입니다.
[앵커]
네, 그러니깐 일종의 유도 미사일처럼 암세포만 공격한다, 이런 설명인데요.
현재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기자]
네, 현재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제는 모두 2건인데요.
하나는 전립선암 치료제인 플루빅토이고요. 나머지 하나는 신경내분비암 치료제인 루타테라입니다.
이들 치료제는 모두 방사성 동위원소 루테늄 177을 활용했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루테늄 177에 각기 다른 유도 물질을 달아 표적 암세포를 공격합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현재 FDA의 승인은 받은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제는 모두 루테늄 177을 이용한다는 건데요.
류테늄 177과 같은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중에는 악티늄 225도 있다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악티늄 225도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가운데 하나인데요.
최근 악티늄 225가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악티늄 225가 의료용 동위원소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네, 좋은 질문입니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방사선을 내뿜는데요. 내뿜는 방사선 가운데 알파선이 있고 베타선이 있습니다.
베타선은 루테늄 177이 내뿜는 방사선이고요. 알파선은 악티늄 255가 뿜어내는 방사선인데요.
알파선이 베타선보다 에너지가 10배 정도 더 높거든요. 에너지가 10배 더 높다는 말은
암세포를 파괴하는 살상력이 10배 더 크다는 말입니다.
인간의 DNA는 2개의 가닥으로 구성됐는데요.
베타선은 DNA 가닥 1개만을 파괴합니다. 반면 베타선보다 에너지가 더 큰 알파선은 DNA 가닥 2개 모두를 파괴하거든요.
그래서 베타선으로 치료가 안 되는 환자에게 알파선으로 치료하면 암세포가 말끔히 없어진다고 합니다.
[앵커]
네, 그러니깐 암세포 살상력이 더 큰 악티늄이 루테늄을 이을 차세대 방사성 동위원소로 주목받는다, 이런 설명인데요.
그런데 그동안 악티늄은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악티늄이 의료용 동위원소로 주목받고는 있지만, 그동안은 국내 생산 기반이 없었는데요.
최근 원자력의학원이 입자 가속기인 사이클로트론을 이용한 악티늄 225 생산 허가를
관계 당국인 원자력위원회에서 획득했습니다.
이로써 악티늄의 안정적인 국내 공급이 가능해져 악티늄을 활용한 치료제 연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그렇다면 악티늄을 이용해 어떤 질병 치료제 개발을 기대할 수 있는 건지요?
[기자]
네, 앞서 루테늄 177을 활용해 전립선암과 신경내분비암 치료제가 미 FDA 승인을 받았다고 했잖아요.
악티늄을 활용한 이들 암 치료제 개발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고요. 여기에 더해서 신장암, 유방암, 대장암에 대한 연구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앵커]
새로운 암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분명 환자에게도 좋은 소식일 텐데요.
한 가지 궁금한 것은 기존에도 여러 암 치료제가 있는데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제는 어떤 장점이 있는 건지요?
[기자]
네, 좋은 질문인데요. 이미 여러 방식의 항암 치료제가 개발됐고 또 개발 중에 있는데요.
환자의 측면에서는 부작용이 적고 효능이 큰 치료제가 아무래도 가장 좋겠죠.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제는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기존의 화학 항암제의 경우 화학반응을 통해 암세포를 없애는 데 이 과정에서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는데요.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제는 동위원소가 내뿜는 방사선으로 암세포를 파괴해 별도의 화학 반응이 없습니다.
그래서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실제 임상 전문의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런 이유로 환자들도 방사성 동위원소 처방을 원한다고 합니다.
[앵커]
네, 이번 시간에는 차세대 항암 치료제로 주목받는 방사성 동위원소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 기자, 감사합니다.
영상편집 : 황유민
디자인 : 임샛별
YTN 사이언스 이성규 (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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