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영양군까지 확산하면서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을 복원하는 연구센터 코앞까지 들이닥쳤습니다.
어렵사리 증식에 성공한 동식물이 잿더미가 되는 걸 막기 위해 이들을 안전지대로 옮기는 긴급 작전이 펼쳐졌습니다.
이문석 기자입니다.
[기자]
구멍이 숭숭 뚫린 나무 상자를 우리 안으로 옮깁니다.
문을 올리자 붉은 부리의 먹황새가 검은 날개를 펼치며 날아갑니다.
케이지를 덮은 담요를 걷어내니 또 다른 멸종위기 조류인 참수리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서 대피해 온 동물들입니다.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된 산불은 계속 번져 영양군에 위치한 복원센터 4km 앞까지 다가왔습니다.
어렵게 증식시킨 멸종위기종들이 잿더미가 될 수 있는 상황.
관리 중이던 28종 4천907개체를 모두 긴급 이송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정길상 /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복원연구실장 : 자연 방사하기 전에 산불에 의해서 소실이 되면 지난한 시간이 또 걸리거든요, 이런 개체를 증식시키기 위해서는요.]
이틀에 걸쳐 조류는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 본원으로, 어류·양서류는 경북 울진 민물고기연구센터에, 곤충과 식물 역시 불길이 닿지 않는 장소로 보냈습니다.
앞서 산불 확산 지역에서 의성 고운사 등이 소장한 보물 등 문화유산 6백여 점이 화마를 피해 안전지대로 옮겨졌습니다.
사상 최악의 산불로부터 유무형의 자산을 지키기 위해 전례 없던 대피 작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YTN 이문석입니다.
영상편집 : 김지연
화면제공 : 국립생태원
YTN 이문석 (mslee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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