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 주목할 만한 사이언스 이슈를 다 모아, 사이다의 이성규입니다. 먼저, 첫 번째 주제부터 만나보시죠.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국내 연구진의 따끈따끈한 연구논문이 실렸는데요.
이 논문은 선천성 척추이분증이라는 질환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다뤘습니다.
척추이분증, 어떤 질환인지 다소 낯선데요.
척추이분증은 임신 중 태아의 신경관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생기는 선천적인 질환입니다.
신경관은 중추신경계 즉 척추의 전신을 말합니다.
이 질환은 신생아 3천 명 가운데 1명꼴로 발생하는데 발달, 배뇨, 행동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보통의 유전 질환과 달리, 척추이분증은 핵심 유전자를 찾는 일이 오랫동안 난제로 남았습니다.
동물실험에서 몇몇 유전자가 밝혀지기는 했지만, 이들이 사람에게는 발견되지 않았고요.
또 환경적 요인도 영향을 미쳐 이 병의 원인에 대한 연구가 쉽지 않았던 겁니다.
이런 이유 등으로 국내 연구진은 기존 유전 질환과는 다른 시각으로 이 병을 바라봤는데요.
연구진은 부모로부터 유전되지 않고, 자식에게서만 나타나는 일명 드 노보 돌연변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연구진은 전 세계 851명의 척추이분증 환자와 가족 2,451명의 유전자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척추이분증의 원인은 하나의 유전자가 아닌, 수백 개 유전자가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척추이분증에 수백 개의 유전자가 관여한다는 점에서 이들 유전자의 공통점은 무엇인지 또 기능이 무엇인지 등에 주목했는데요.
유전자 네트워크 분석이라는 기법을 활용해 이들 유전자가 주로 세포의 구조 유지와 신경세포 신호전달, 염색질 변형과 관련됐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또 개구리 실험을 통해 발견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신경관 결손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데에도 성공했습니다.
현재 척추이분증은 임신부의 엽산 섭취 이외에는 특별한 예방법이 없는 실정인데요.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들 유전자의 기능을 강화하는 물질을 찾아낼 수 있다면 척추이분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 (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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