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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1열] 황반변성 치료 물질 스크리닝…인공지능 활용한다면?

2024년 12월 10일 오전 09:00
■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기자들의 취재 아이템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과학 1열 코너입니다.

이번 시간엔 황반변성 새 치료물질을 취재한 이성규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이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이기자, 우선 황반변성이 어떤 질환인지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황반변성은 말 그대로 황반에 변성이 생긴 질환인데요.

황반은 우리 눈의 망막 중심부를 말합니다.

황반변성이 진행되면 망막 밑에 드루젠이라는 노폐물이 쌓입니다.

그러면 사물을 보는 시세포 기능이 서서히 떨어집니다.

물체 중심이 보이지 않거나 사물이 휘어 보이는 증상 등이 나타납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그런데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 두 가지가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전체 황반변성 환자의 90%는 건성으로 시력 손상 정도는 낮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30%는 10년 이내에 심각한 시력 손상을 동반하는 습성으로 악화합니다.

이런 점에서 건성 황반변성의 치료가 중요합니다.

[앵커]
그러니깐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건데요.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는 있는 건가요?

[기자]
사실 2년 전인 2022년까지만 해도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는 전혀 없었어요.

그러다가 지난해 2023년이죠,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 2종이 연달아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모두 주사제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문가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서문형 / KIST 강릉분원 선임연구원 : 황반변성이라는 병 자체가 눈 뒤쪽에 있는 후안부에 있는 망막에 문제가 생기는 질병이기 때문에 그쪽에 약을 전달하기 위해서 주사를 눈 유리체 안까지 찔러서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입니다.]

[기자]
우리 눈에는 감각 신경이 많거든요.

그래서 미리 눈을 국소 마취하고 주사를 진행합니다.

[앵커]
아무리 마취를 한다고 해도 주사를 눈에 넣는다고 하면 환자의 공포감이랄까 거부감이 클 것 같은데요.

국내 연구진이 주사 대신 안약처럼 넣는 방식의 치료 물질을 개발했죠.

이 치료 물질은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 건가요?

[기자]
이거를 설명하려면 먼저 염증 반응을 알아야 하는데요.

염증 반응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우리 몸을 방어하기 위한 대표적인 면역반응입니다.

[기자]
그런데 만약 염증 반응이 과도하게 이어지면 중증 염증 질환으로 악화하는데요.

건성 황반변성은 염증 반응 가운데 톨 유사 수용체, 영어로는 톨 라이크 리셉터[Toll like receptor]라고 부르는데요. 이거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전문가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서문형 / KIST 강릉분원 선임연구원 : 저희가 타깃으로 하는 톨 라이크 리셉터는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중요한 타깃으로 알려졌고 톨 라이크 리셉터가 과도하게 활성화하면 우리 몸에서 과도한 염증을 지속적으로 발생시킴으로써 다양한 염증과 관련한 질환이 나타나게 됩니다.]

[기자]
연구진은 톨 라이크 리셉터의 과도한 염증 반응이 황반변성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이를 차단할 수 있는 물질을 발굴한 겁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방금 인터뷰에서도 스크리닝이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치료 물질을 찾은 건가요?

[기자]
약물 후보 물질을 가려내는 것을 약물 스크리닝, 줄여서 스크리닝이라고 하는데요.

톨 라이크 리셉터의 염증 반응은 여러 개의 신호 전달 단백질이 차례로 결합하면서 진행되는데요.

먼저 톨 라이크 리셉터와 첫 번째 신호 전달 단백질이 결합하고요.

이후 첫 번째 신호 전달 단백질은 두 번째 신호 전달 단백질과 결합하고 두 번째 신호 전달 단백질은 세 번째 신호 전달 단백질과 결합하고요.

이런 과정을 몇 차례 더 거칩니다.

연구진은 톨 라이크 리셉터와 첫 번째 신호 전달 단백질 사이의 결합을 차단하는 물질을 개발했습니다.

전문가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서문형 / KIST 강릉분원 선임연구원 : 저희가 주목했던 것이 톨 라이크 리셉터가 활성화될 때 신호를 전달하는 신호 전달 단백질과 톨 라이크 리셉터가 결합하는데 그것을 억제하기 위해서 이 두 단백질이 결합할 때 이것을 억제할 수 있는 결합 부위에 작용할 수 있는 펩타이드를 저희가 후보로 생각하고….]

[기자]
펩타이드는 크기가 작은 단백질을 말하고요.

연구진은 이런 펩타이드 19만 개를 만든 다음에 이 가운데 톨 라이크 리셉터와 가장 잘 결합하는 최종 펩타이드를 추려냈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그런데 펩타이드 19만 개의 라이브러리를 구축한다, 얼핏 생각해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노동이 많이 들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연구진이 황반변성 치료 후보 물질 펩타이드 19만 개를 구축하는데 대략 4개월이 걸렸다고 하는데요.

요즘 바이오 분야의 화두 가운데 하나는 인공지능이잖아요.

올해 노벨상에서도 인공지능이 주목받았고요.

주지하다시피 인공지능을 신약 후보 물질 발굴에 접목하면 후보 물질 발굴, 즉 스크리닝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텐데요.

설명 듣고 이어가겠습니다.

[서문형 / KIST 강릉분원 선임연구원 :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실제 저희가 알고 있는 데이터, 펩타이드 서열보다 더 잘 결합할 수 있는 서열들을 예측하고 생성하는 것이 가능해졌고요. 저희도 그런 방식을 활용해서 저희가 지금 스크리닝을 통해서 확보한 펩타이드 서열 데이터를 다시 한 번 학습해서 저희가 지금까지 발굴한 후보 물질보다 더 잘 결합할 수 있는 펩타이드를 발굴하는 연구를 하려고 합니다.]

[기자]
연구진이 펩타이드 19만 개를 구축할 때 활용한 기술이 파지 디스플레이라는 기술인데요.

이 기술이 1990년대에 개발됐고요. 이 기술을 개발한 과학자들은 이에 대한 공로로 2018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파지 디스플레이는 약방의 감초처럼 약물 스크리닝에 활용되고 있는데요.

인공지능이라는 강력한 도구가 생기면서 앞으로 약물 스크리닝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이야기 나눈 환반변성 새 치료물질에 활용도를 기대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성규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 (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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