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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 사각지대' 임도..."1,900여 가구 위험 노출"

2024년 11월 29일 오전 09:00
[앵커]
산림 관리와 산불 진화를 위해 산에 낸 길, '임도'가 대형 산사태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임도 바로 아래 민가가 있는 지역도 많아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근우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무언가로 긁어낸 듯 산비탈이 깊이 패었습니다.

계곡을 따라 내려와 보니 민가가 나옵니다.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로 무너진 산이 이 마을을 덮쳤고, 주민 두 명이 숨졌습니다.

산사태가 시작됐던 곳입니다. 사고 이후 축대와 배수로 등을 복구했지만, 흙이 쓸려나갔던 흔적은 여전히 선명합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이 마을 산사태의 원인으로 임도를 지목했습니다.

임도는 산 중턱을 깎아 만든 길인 만큼 비가 많이 와 물이 넘치면 주변 흙이 무너져 산사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강경한 / 경북 예천군 감천면 : 이렇게 산사태가 날 수 있는 지역이 여기 말고도 다른 데 많이 있다고 봅니다. 이제 그런 데를 집중적으로 조사해서 이런 피해를 안 볼 수 있도록 그렇게 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지난 2015년 이후 임도 때문에 발생한 산사태만 천 백여 건에 달합니다.

특히 임도 720여 곳 아래에 있는 민가 천9백여 채는 산사태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인력과 예산이 모자라 배수체계를 정비하는 등 대책이 미흡한 곳이 많습니다.

[박은정 /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 지금 관리도 안 되는 임도는 방치해두고, 산불 등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마구잡이로 길이만 딱 정해놓고 신설을 이만큼 하겠다고 발표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문제이고….]

전국 산지에 놓인 임도만 2만5천㎞에 달하고, 해마다 수백㎞가 새로 설치되고 있습니다.

산림청은 임도가 산사태의 원인이라는 점을 부인하면서도, 안전성 강화를 위해 구조 개선 예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촬영기자: 전대웅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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