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수: 도련님~
형: 너 오늘도 안 나가니?
동생: 난 이렇게 집에서 책 보는 게 좋아.
형: 쟤는 누굴 닮아서 저렇게 샌님 같은 거야.
[정재환]
저도 저렇게 책만 읽고, 얌전한 친구에게 ‘샌님’이란 별명을 붙여줬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샌님’이 ‘선생님’의 줄임말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닌가 보죠?
[조윤경]
‘샌님’은 선생님이 아니라 ‘생원님’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정재환]
아 생원, 생원. 많이 들어본 말이죠. 아 생원, 생원, 생... 뭐죠?
[조윤경]
생원(生員)은 과거에서 소과(小科)에 합격한 사람을 부르는 말인데요.
생원(生員)을 높여 부르는 말이 생원님입니다. 샌님은 바로 이 생원님의 줄임말이죠.
[정재환]
그런데 과거에 합격한 사람을 높여 부르던 생원님과 우리가 말하는 샌님은 느낌이 좀 많이 다르지 않습니까?
[조윤경]
생원들의 공통점은 과거 합격을 위해 정말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겁니다.
하루 종일 책만 보는 게 일이다 보니, 생원의 대부분은 행실이 점잖고, 또 조용조용한 성품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너무 얌전하거나, 조용한 사람을 ‘샌님 같다’라고 표현한 것이죠.
[정재환]
아니, ‘샌님’의 본래 의미는 점잖은 사람인데 왜 이렇게 부정적으로 사용하게 됐을까요?
[조윤경]
이러한 사람들은 혼자서 공부만 하고 책만 읽다 보니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거나, 융통성이 없고, 고루하고, 꽉 막혀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을 가리켜 비꼬거나 놀림조의 의미로 ‘샌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죠.
[정재환]
네.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샌님’입니다.
[조윤경]
샌님은 얌전하고 고루한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입니다. 과거에 합격하기 위해 하루 종일 책만 보느라, 현실과 동떨어지고 융통성 없던 생원님의 모습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런데 가만 보니까 정재환 씨? 샌님 같다는 말, 들어본 적 있으시죠?
[정재환]
네? 에이! 설마 그럴 리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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