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층간 소음을 둘러싼 다툼이 큰 사건으로 번지는 일이 늘어나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그보다 더 시급한 게 있다고 합니다.
황보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낮 서울 고덕동의 아파트.
위층에서 청소가 한창입니다.
옆 사람 말이 잘 안 들릴 정도로 시끄러운데 아래층은 생각보다 조용합니다.
주간 소음 기준인 40데시벨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텔레비전 볼륨을 꽤 높이 올렸을 때, 그리고 애완견이 시끄럽게 짖을 때도 아래층 소음도는 비슷합니다.
위층에서 성인 남자가 이렇게 발뒤꿈치로 쿵쿵거리며 걸을 때 소음도는 얼마나 될까요?
직접 재보겠습니다.
위층에서는 청소기나 애완견이 짖을 때보다 훨씬 낮게 나오지만 아래층은 정반대입니다.
40kg 남짓한 여중생이 소파에서 바닥으로 뛰자 아래층 소음도는 60데시벨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의자를 끌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층에서 크게 울려 퍼지는 소리보다 바닥에 직접 닿을 때 나는 소리가 아래층에서는 크게 들리는 겁니다.
[인터뷰:아래층 주민]
"문이 쾅 닫히는 소리에 깜짝 놀라고요. 마늘 찧는 소리 이런 건 좀 지속적이니까, 걷는 소리가 상당히 울리더라고요."
이렇게 위층과 아래층이 느끼는 소음의 정도가 다르다 보니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층간소음 피해자]
"의도적으로 낮이랑 밤이랑 저녁 새벽까지 해서 종일 뛰어다니고 심지어는 저희가 뛰었다고 뭐라고 하니까 저희 집 자동차까지 해코지를 해서요."
정부는 최근 층간소음 피해 인정 기준을 30배 가까이 올렸습니다.
올해 안에 배상액도 정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소음을 내는 쪽과 피해 보는 쪽의 오해와 갈등을 줄일 수 있는 기준이나 대책 마련이 더 급해 보입니다.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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