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YTN 사이언스

검색

현직 속기사로서 개탄스럽습니다.

lsj2*** 2018-05-23 16:36 조회 1243
현직에서 근무하고 있는 속기사입니다.
저는 'AI속기'라는 직업군은 처음 들어봅니다.
'AI속기'는 그냥 민간업체에서 만든 용어이고
실제 직업군인 것처럼 소개하는 것은 허위광고입니다.
현재 속기사를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혼란만 줄 뿐이죠.
어떻게 제작진은 방송을 하면서 이런 기본적인 것도 확인하지 않았는지 실망스럽습니다.

방송을 보니 다자간대화를 인식한다고 하던데, 말만 하지 말고
진행자가 어떤 말을 했고, 어느 정도까지 알아듣고 기록했는지 비교하면서
보여줘야 하는데, 정작 중요한 부분은 방송에서 보여주지도 않았습니다,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보여주지 않은 것 아닌가요?
AI속기가 단어만 알아듣고, 한 문장도 제대로 기록할 수 없다면
번문하는 시간만 더 오래 걸릴 뿐, 도리어 일거리만 늘려주는 셈입니다.

그리고 화가 나는 부분은, 대화자를 구분하지 않고 기록하는 속기사는 없습니다.
현장에서는, 예를 들어서 의원이나 변호사, 증인이 ‘이것’, ‘저것’, ‘그것’ 라고 표현해도
현장에 있는 속기사는 ‘이것’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이해하고, 기록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대화자도 구분하지 않고 기록을 할 수 있나요, 말도 안 되는 얘기죠.
또 5분짜리 회의를 번문 하는데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나 걸린다는 말은
사실확인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황당해서 말할 가치도 없습니다.

방송을 보면서 느낀 것은 민간업체 광고를 대행해 주는 것으로 보였을 뿐,
정작 확인이 필요한 부분은 검증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갔습니다.
제작진은 업체 말만 듣고 방송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알아보고, 정말 믿을 만한 방송을 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