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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몸보고서] 내 눈에 찾아오는 노화…황반변성의 원인과 치료법

2023년 04월 10일 16시 35분
■ 박규형 /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앵커]
나이가 들어가면서 눈앞이 침침해지거나 시력이 저하되는 안질환이 나타나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그중 '황반변성'은 자칫 실명의 위험도 있어 특별히 주의가 요구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황반변성'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서울대학교 병원 안과 박규형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박규형 /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안녕하세요.

[앵커]
황반변성, 나이가 있으신 분들한테는 흔히 찾아올 수 있는 안 질환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정확히 어떤 질환인가요?

[박규형 /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연령 관련 황반변성은 노년층 성인 실명 1위 질환입니다. 즉 나이가 50세를 넘어가면 황반변성 때문에 실명할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우리 눈을 사진기에 비유하면 망막은 사진기의 필름에 해당하고, 망막의 중심부위인 황반은 이런 필름에서도 중심초점이 맺는 부위라고 비유를 할 수 있습니다. 사진기에서 필름이 손상되면 사진이 제대로 찍히지 않듯이, 우리 눈에서도 망막 특히 황반 부위가 손상이 되면, 물체의 상이 제대로 맺히지 않아 시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황반변성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화가 진행되면, 초점이 맺히는 황반부위 밑에 노화 관련 노폐물, 지질 단백질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쌓여서 발병하는 질환입니다. 황반 밑에 쌓인 노폐물은 산화스트레스와 염증반응, 면역반응을 일으키면서 그 위의 시세포를 손상 시키게 되고,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결국 시력을 상실하게 되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특히 노년층의 인구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우리나라는 최근 황반변성 환자 수가 2배 이상 급증하고 있어 특히 노년층 눈 건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황반변성은 노년층 성인의 눈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행복한 중년 생활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앵커]
듣기만 해도 굉장히 무서운 질환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렇다면 황반변성이 생기는 원인은 뭐가 있을까요?

[박규형 /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황반변성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아주 복합적인 질환입니다. 우선 노화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노화로 인해 노화 관련 노폐물이 눈에서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망막 밑에 노폐물이 쌓이고, 이로 인해 변성과 혈관 이상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즉 어린이나 젊은 성인에서는 일반적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노화에 더불어 황반변성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위험요소들이 있습니다. 그 위험요소로 가장 중요한 것이 흡연입니다. 흡연은 자체로 황반변성의 발병 위험성을 2~3배 증가시킵니다. 또한, 건강하지 못한 식생활,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환경적인 위험 요인이 작용을 합니다. 여기에 유전인자가 깊이 관여를 합니다. 부모, 형제나 친척이 황반변성을 앓고 있다면 본인도 황반변성이 생길 가능성이 증가하므로, 유전병력이 있는 사람은 특별히 황반변성 발생에 더 유의하여야 합니다.

[앵커]
황반변성의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꼽아 주셨는데 노화와 흡연 그리고 유전인자 이렇게 말씀해주셨는데요. 그중에서 첫 번째로 꼽으신 게 노화인데 젊은 사람이 걸릴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박규형 /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연령 관련 황반변성은 노화가 가장 강력한 원인 인자입니다. 40대 이하의 젊은 사람에서는 거의 생기지 않지만, 40대부터 1~3% 정도 생기기 시작해서 노화에 따라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70대 이상이 되면 20~30%에서 황반변성이 생깁니다. 최근 질병청에서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40대에서 3.6%, 50대에서 11.3%, 60대에서 20.3%, 70대에서 31.4%에서 황반변성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70대 이상 노령층은 3명에 1명꼴로 황반변성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또한, 40대 비교적 젊은 성인에서도 그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부족으로 인한 비만, 고혈압 그리고, 흡연 등이 주원인으로 생각 되어지고 있습니다. 만일 청소년이나 20~30대의 젊은 성인에서 황반변성이 생겼다면 고도근시에서 합병하는 황반변성이나 유전성 황반변성 같은 다른 원인을 찾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앵커]
정말 말씀하신 거처럼 40대에서 50대로 갈 때 거의 세 배 이상 황반변성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황반변성에 걸리게 되면 시력저하가 발생한다고 하는데 이런 증상 말고 또 어떤 증상이 있을까요?

[박규형 /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시력저하 외에 시야가 중심 특정 부위가 보이지 않는 암점, 그리고 물체가 휘어 보이는 변형시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요즘같이 소셜미디어가 발달하고 인터넷으로 소통하는 사회에서는 시력이 정말 중요합니다. 많은 노령층이 스마트폰, 태블릿, TV 등으로 정보를 얻고 일상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중심부가 보이지 않는 암점이나 '변형시' 가 생기면, 일상생활에 정말 많은 곤란을 초래합니다. TV나 유튜브 시청, 독서 등은 불가능하게 됩니다. 사랑스러운 자식과 손자의 얼굴을 구별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가까운 거리에서 인사하는 지인을 알아볼 수 없게 되어, 매우 무례한 사람으로 오해를 받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즉 황반변성은 노령층 성인의 삶의 질을 매우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앵커]
또 황반변성이 초기와 말기의 증상이 다를 거 같은데요. 초기에 놔두고 말기로 가면 어떤 증상이 발생하게 될까요?

[박규형 /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황반변성을 제때 진단하여 치료하지 않으면, 질병이 악화 되어 심각한 시력저하를 초래하게 되고, 말기로 진행하면 황반부 위축과 흉터가 생겨 영구 실명하게 됩니다. 황반변성 환자는 시력저하와 암점, '변형시'는 이로 인해, 주변의 물건이나 사람과 자주 부딪히게 되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높낮이 가늠이 어려워서 자주 넘어지게 되면서, 외상에 의한 골절과 낙상의 위험이 증가하게 됩니다. 또한, 시력저하로 인해 우울증이 생기거나 악화 되기도 하고,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의 위험성이 증가합니다. 미국의 경우, 황반변성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신호등을 식별하지 못해, 교통사고를 빈번하게 일으켜 큰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박규형 /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반드시 예방을 하고 또 주의를 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질환이 황반변성인데 그럼 병원에 가면 어떻게 진단을 하나요?

[박규형 /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질환을 조기발견과 진행 여부를 알기 위해 작은 바둑판 격자 무늬판을 닮은 암슬러 격자 같은 자가진단 기구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가장 확실하고 간단한 진단 방법은 가까운 동네 안과에서 안저검사를 하는 것입니다. 안저검사는 비용도 저렴하고, 검사시간도 1-2분 이면 되는 간단한 검사로, 황반변성뿐 아니라, 성인 실명의 또 다른 중요한 원인이 녹내장이나 당뇨망막증도 확진을 할 수 있어.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는 매우 저렴하면서도 효과적인 검사입니다. 황반변성으로 진단이 내려지면 건성 또는 습성 황반변성을 가리기 위해, 빛 간섭단층촬영이나 형광 안저혈관조영술 같은 더 정밀한 검사를 할 수 있습니다. 황반변성의 경우, 시력이 떨어지면 이미 매우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치료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황반변성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는 나이인 50세 이상이 되면 자각증상이 전혀 없더라도, 안과를 방문하여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가족 중에 황반변성 환자가 이미 있는 유전병력이 있는 경우라면, 40세 이상부터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적극적으로 권합니다. 성인에서 정기적인 안저검사는 실명을 예방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므로, 대한안과학회와 한국 망막학회에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생애 전환기 검사에 안저검사가 포함되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안저검사는 매번 안과 질환을 설명해주시는 교수님들 마다 강조하고 계신데요, 꼭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 보시는 것이 좋을 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황반변성 치료법은 어떻게 될까요?

[박규형 /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황반변성은 합병하는 나쁜 신생 혈관의 유무에 따라, 신생 혈관이 없는 건성 황반변성과 신생 혈관을 동반하는 습성 황반변성으로 구분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분하는 이유는 건성과 습성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건성연령 관련 황반변성은 아직은 시력이 떨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변성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 항산화 비타민제를 사용을 합니다. 항산화 비타민제로 완전히 진행을 막을 수는 없지만, 황반변성 진행의 속도를 더디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황반변성환자가 항산화 비타민제를 복용할 때 특히 주의할 점이 있는데, 흡연력이 있는 경우, 베타카로틴 성분이 함유된 항산화 비타민제를 드시면 폐암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담배를 피시는 분이나, 흡연력이 있는 환자는 베타카로틴 성분이 없는 항산화 비타민제를 사용하여야 합니다. 나쁜 신생 혈관을 합병한 습성 황반변성은 질병의 진행과 출혈과 흉터 발생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막기 위해, 안구 내 항체 주사를 주기적으로 맞아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3가지 이상의 안구 내 항체 주사가 사용되고 있고, 더 효과가 좋은 효과의 항체 주사가 개발되어 곧 사용될 예정이라 기존치료에 잘 듣지 않는 환자의 치료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항체 주사치료는 발병 첫해는 6회 정도, 이후 병의 재발 기간에 따라 일 년에 3~4회 정도 안구 내 주사를 꾸준히 받아야 합니다. 일단 치료를 시작하면, 평생 치료를 지속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의사가 중단을 권유할 때까지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황반변성으로 인한 실명을 막을 수 있습니다.

[앵커]
이제 시간 관계상 마지막 질문이 될 거 같은데 황반변성은 그렇다면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인가요?

[박규형 /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연령 관련 황반변성은 근본적으로 노화에 의해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완치가 불가능한 만성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여 진행을 억제하고, 조기에 치료한다면 황반변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실명을 상당 부분 억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치료의 목표는 질병의 완치가 아니라, 조기 발견하여 조기 치료하고, 꾸준히 치료를 유지하여 황반변성의 진행을 줄이고, 실명을 막는 것입니다. 즉, 현재까지 완치는 불가능하나 잘 치료하고 관리하면 실명을 막을 수 있는 질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나이가 들수록 발병 위험도 커진다는 점을 명심하고 말씀해주신 안저검사 그리고 건강한 식습관 반드시 지켜야겠습니다. <내 몸 보고서>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박규형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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