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층간소음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집 앞으로 찾아와 흉기를 들고 난동을 피운 40대 여성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여성이 송달된 서류를 받지 않아 재판은 시작조차 못 하는 사이, 층간소음을 항의했던 피해자는 여전히 소음에 시달리며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안동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아파트 현관문 앞에 나타난 한 여성.
다짜고짜 욕설하며 현관문을 발로 차기 시작합니다.
"XX하지마 XXX아!"
잠시 뒤, 이번엔 흉기를 들고 다시 내려오더니 현관문을 내리찍으며 폭력적인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40대 여성 A 씨는 이곳에서 흉기를 들고 30분가량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층간소음에 항의했단 이유로 아랫집은 난데없이 악몽 같은 일을 겪어야 했습니다.
A 씨가 이사 온 지난해 5월부터 큰 TV 소리와 함께 천장이 무너지는 듯한 소음이 계속됐다고 아랫집은 주장합니다.
참다못해 관리실과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등을 통해 중재를 요청하기도 했다가 결국 지난 1월 사달이 난 겁니다.
[B 씨 / 층간소음 피해 주민 : 밤 9시쯤이 지나기 시작하면 진짜 소음이 너무 심할 정도로, 막 발망치라고 그러죠. 쿵쿵쿵쿵쿵쿵쿵 다니고 막 돌아쳐요. 뭘 탁 떨어뜨리고….]
A 씨는 특수협박으로 송치돼 지난 2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재판은 시작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법원에서 송달한 국선 변호인 선임 관련 고지서가 A 씨에게 전달되지 않아 기일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아랫집 가족들은 지금도 매일 밤 층간소음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혹시나 A 씨가 또 다른 앙갚음을 하면 어쩌나 걱정에 4살과 9개월 아이와 외출하기도 쉽지 않다고 호소합니다.
[B 씨 / 층간소음 피해 주민 : 왜 피해자가 피해야 되는지를 모르겠어요. 너무 당당해요. 저 일이 있고 나서 저희는 일주일 동안 집 밖에를 못 나갔어요.]
계속해서 송달되지 않으면 구인장을 발부하는 등 방법이 있지만, 이 과정이 언제 진행돼 선고가 날지 기약은 없는 상황.
빠듯하게 돈을 모아 아이들과 함께 살게 된 첫 집에서 쉽게 떠나지도 못하는 B 씨 가족들은 매일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YTN 안동준입니다.
촬영기자 : 이영재
YTN 안동준 (eastj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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