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서재] 뇌 공학 현재와 미래… 뇌를 바꾼 공학,공학을 바꾼 뇌
[앵커]
인공지능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뇌 공학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하지만 정작 뇌 공학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오늘 과학 서재에서는 뇌 공학의 현재와 미래를 쉽게 설명하는 책.
뇌를 바꾼 공학, 공학을 바꾼 뇌 저자 임창환 교수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뇌를 바꾼 공학, 공학을 바꾼 뇌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소개해 주시죠.
[인터뷰]
지금까지 '뇌공학'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는 몇 권의 책만 있을 뿐 ‘뇌공학’만을 전문적으로 다룬 책은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책이 뇌공학 기술 발전하면 미래에는 이러이러한 일들이 가능할 것이라는 공상과학 소설 같은 내용이었는데요.
때문에 현재 전 세계의 뇌공학 연구자들이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를 쉬운 언어로 쓴 책이 없어서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뇌를 바꾼 공학, 공학을 바꾼 뇌'는 뇌 공학이라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첨단 분야에서 어떤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는지 소개하는 책입니다.
[앵커]
뇌 공학이라는 분야가 생소합니다. 뇌 공학은 무엇입니까?
[인터뷰]
'뇌 과학'은 아직 미지의 세계인 뇌의 비밀을 벗기려는 학문이고요. '뇌 공학'은 공학적인 방법을 이용해서 뇌를 읽어 내거나 뇌를 조절하고, 나아가 인간 뇌를 모방한 기계를 개발하는 보다 실용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다양한 뇌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한 공학적인 기술을 연구하는 것도 뇌 공학의 분야 중 하나입니다.
[앵커]
앞서 다양한 분야에서 뇌 공학이 활용된다고 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뇌 공학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인터뷰]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인간의 수명은 늘어나지만 그 만큼 뇌 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증가합니다. 예를 들어 95세가 넘으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걸리지 않을 확률보다 높아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치매를 조기 진단할 수도 없고 치료할 수도 없습니다. 뇌공학 기술들이 아직 까지 인간이 정복하지 못한 많은 뇌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은 선진국들에서 뇌공학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고요.
[앵커]
얼마 전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으로 뇌 공학 분야 중 하나인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책에서도 언급을 하셨는데, 현재 인공지능 기술 수준은 어디까지 왔습니까?
[인터뷰]
많이들 들으셨을텐데요. 인공지능 기술을 크게 약한 인공지능과 강한 인공지능으로 나눕니다. 약한 인공지능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구조 내에서 기계가 학습해서 특정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인공지능이구요... 강한 인공지능은 인간이 가이드를 주지 않고도 다양한 것들을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인공지능을 의미합니다.
이번에 알파고가 이세돌을 상대로 승리를 거둠으로써 약한 인공지능은 충분히 인간을 능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강한 인공지능 분야 연구는 가야할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세계 유명 과학자들이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 재앙에 대비해야 한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인터뷰]
아직 까지는 유명 SF 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프가 자신의 소설에서 제시한 로봇 3원칙 이후에는 따로 잘못된 인공지능이 가져 올 부작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매트릭스', '터미네이터'와 같은 여러 SF 영화들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 '테이'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지만 인공지능은 사용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에게 이롭게 사용될 수 있도록 많은 연구자들이 힘을 모아서 일종의 '연구 가이 드라인' 같은 것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책에서 앞으로 빛이나 소리를 이용해 감정이나 우울증 치료같이 뇌의 상태를 조절할 수 있을 거라고 하셨는데요. 이게 실제로 가능한 이야기입니까?
[인터뷰]
이미 동물 실험에서는 충분한 효과가 보고되고 있고, 가까운 미래에 사람에게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경세포에 특정한 단백질을 발현시킨 다음에 특정한 파장의 빛을 쪼여 주면 신경세포의 활동성을 마음대로 조절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 머리 밖에서 초음파를 발생시켜서 뇌의 특정한 부위로 전달하면 그 부위의 활동을 유도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면 다양한 신경정신질환을 치료하거나 조절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앵커]
책을 보니 뇌파를 통해 식물인간과 소통할 수 있다고 하던데요. 뇌파는 무엇이며 어떻게 소통이 가능한 건가요?
[인터뷰]
뇌파는 '뇌의 목소리'라고도 불리는데요. 뇌가 활동할 때, 신경세포가 만들어 내는 전류 흐름을 머리 표면에서 측정하는 것입니다. 뇌파는 뇌 활동을 잘 반영하기 때문에 뇌파를 잘 분석하면 서로 다른 생각들을 분류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뇌는 살아 있지만 외부와 의사소통이 단절되어 있는, 식물인간과 비슷한 상태에 있는 분들의 뇌파를 읽어서 분석하면 외부와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합니다.
[앵커]
교수님께서는 뇌 컴퓨터 접속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지금 어떤 연구를 하고 있습니까?
[인터뷰]
저희 연구실에서는 사지 마비 환자들이 외부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타이핑 할 수 있게 하는 '정신적 타자기'나 소리나 빛에 선택적으로 집중하게 해서 예-아니오 답변을 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 환자들이 떨어져 있는 보호자를 호출할 수 있는 ‘비상 호출 시스템’과 같은 다양한 시스템들을 개발했습니다.
[앵커]
뇌 공학자의 길을 걷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는 원래 석사학위 과정 때 전자기학 응용 분야를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전자기 현상을 이용해서 인간의 뇌 활동을 관찰하고 뇌를 조절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접하게 됐고, 그 기사 하나가 제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제가 개발하는 기술들이 난치성 뇌질환 정복이라는 큰 성을 쌓는데 하나의 벽돌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끼며 연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접한 기사 하나로 뇌공학자의 길을 걷게 된 것처럼 제 책을 읽은 학생들이 제 책을 통해 뇌공학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앵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인터뷰]
저는 지금까지처럼 저희가 개발하는 기술들이 뇌질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계속 열심히 뇌공학 분야 연구를 할 겁니다. 그와 동시에 "뇌를 바꾼 공학, 공학을 바꾼 뇌" 후속 책도 준비하려고 합니다. 다음 책은 아마도 "600만 달러 사나이를 만드는 것이 가능할까?"와 같은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첨단 생체공학이 바꾸게 될 미래 의학의 모습을 살펴보는 내용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출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앵커]
지금까지 뇌를 바꾼 공학, 공학을 바꾼 뇌 저자 임창환 교수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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