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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저리고 욱신거리는 통증…'손목터널증후군'치료·예방

2023년 09월 11일 16시 24분
■ 김지형 / 서울대학교병원 정형(수부)외과 교수

[앵커]
손목이 뻐근하거나 욱신거리는 증상이 있을 때 단순 통증인지 특정 질환인지, 일반인들은 구분하기가 쉽지는 않죠.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현대인들이 자주 고통을 호소하는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김지형 교수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손목터널증후군' 사실 주변에서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질환인데요. 정확히 어떤 질환인지 설명 부탁합니다.

[인터뷰]
손목 터널 증후군은 손목 터널에서 정중 신경이 눌려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손목 터널의 정확한 위치는 손바닥 아래쪽인데요. 손목뼈들과 인대에 의해 만들어진 손목 터널에는 손가락을 구부리는 9개의 힘줄과 정중신경이 지나게 되는데, 이 공간이 좁아지게 되면, 정중 신경의 지배를 받는 제1, 2, 3 수지와 제 4 수지의 절반 감각 이상 및 저린감이 생길 수 있고, 엄지를 움직이는 근육이 약화 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런 손목터널증후군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손목을 과도하게 펴거나 구부리면 손목 터널의 압력이 8-10배까지 증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손목 터널 증후군의 중요한 원인일 수 있습니다. 손목 터널에는 정중 신경뿐 아니라 손가락을 구부리는 9개의 힘줄이 함께 있기 때문에 손가락 과사용으로 인해, 손가락 구부리는 힘줄이 붓게 된다면 손목 터널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차적으로도 손목 터널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 원인으로는 류마티스 관절염, 당뇨, 갑상선 기능 저하증, 임신, 파킨슨병, 신장 질환으로 투석을 하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게 손목에 있는 터널에 정중 신경과 9개의 힘줄이 함께 지나가기 때문에 안 그래도 좁은 공간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는 말씀이시잖아요? 그렇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앓고 있는 분들을 보면, 가사를 하시는 주부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어떤 사람들이 많이 걸리나요?

[인터뷰]
손목 터널 증후군은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훨씬 흔히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50~60대 여성 환자분들에게서 흔히 발생하는데, 최근 요리나 인테리어 일과 같이, 손을 많이 쓰는 일을 하는 경우, 젊은 남자분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사 일을 주로 하는 50~60대 여성에게서 많이 발병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특히 발병의 위험이 높은 어떤 특정 직군 같은 것이 있을까요?

[인터뷰]
이론적으로 손목을 과도하게 펴거나 구부린 채로 있게 되면 손목 터널에 압력이 올라가는데, 이러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일을 하는 경우,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또한, 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이 붓게 되면, 손목 터널 내에서 정중 신경이 차지하는 공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되기 때문에 손가락을 자주 구부렸다 펴는 동작을 많이 하는 것 역시 손목 터널 증후군 발병의 위험 요인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손목 쪽이 뻐근하거나 불편하면 혈액순환이 안 된다거나 다른 이유가 있잖아요? 그러면 손목터널증후군에 증상이 특별한 게 있을까요?

[인터뷰]
우선 새끼손가락을 제외한 4개의 손가락이 저리거나, 손목 아래 손바닥 쪽이 저리다면 손목 터널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병변이 진행된 경우에는 밤에 손이 저려서 깨는 경우도 있습니다. 목디스크 때문에도 손가락 쪽이 저릴 수 있는데요. 이 경우에는 양손을 깍지를 끼고 머리 뒤에 놓게 되면 증상이 다소 경감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목디스크의 경우에는 손등 쪽도 함께 저리게 되고, 손가락뿐 아니라 팔뚝 부위도 함께 저린 경우가 많습니다. 손목 터널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는 또 다른 소견으로는, 엄지 두 덩이라고 하는 엄지손가락을 움직이는 근육 부위가 있는데, 이 부위가 위축되거나 근육량이 감소 되어 보인다면, 이 역시 손목 터널 증후군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디스크와 헷갈릴 수 있긴 한데, 새끼를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이 저리다거나 하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그렇다면 검사와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인터뷰]
손목 터널 증후군 검사로는 기본적으로 손목 X-ray 촬영을 하고, 혹시나 목디스크가 있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경추 X-ray를 촬영하기도 합니다. 또한, 손목 터널 증후군 확진 검사로 근전도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근전도 검사 결과, 신경 압박 정도가 경미 한 경우에는 손목 터널의 압력이 올라가지 않도록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통증이나 저린 증상을 완화 시키는 약물치료 혹은 밤에만 손목을 고정하는 부목 고정 등을 해볼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주사 치료를 통해 증상 완화를 기대해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등도 이상 신경이 압박된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수술은 보통 국소 마취하에 진행하는데, 수술 시간은 10분 정도로 매우 짧고, 수술 결과도 매우 좋은 수술 중의 하나입니다.

[앵커]
그러면 손목터널증후군에 진단되면 무조건 수술을 받아야 할까요?

[인터뷰]
물론 초기 손목 터널 증후군의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전도 검사상 중등도 이상의 신경 압박 소견이 관찰된다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손이 심하게 저려 잠을 못 자는 경우, 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엄지손가락 근육의 힘이 약해지는 경우 등에서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해볼 수 있습니다. 수술은 손목 터널의 천정에 해당하는 횡 수근 인대를 절개하여 손목 터널의 공간을 넓혀주고, 정중 신경과 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 사이의 유착을 풀어주는 방법으로 진행합니다.

수술 후, 횡 수근 인대가 늘어난 상태로 아물 수 있도록 2주 정도 부목 고정을 하고 있습니다. 수술 후에는 손이 붓지 않도록 손을 가슴보다 높이 올리고 있는 것이 추천되고, 손가락을 가볍게 구부렸다 폈다 하면서 움직여 주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정중 신경이 꽤 심하게 눌려있는데 수술을 하지 않고, 방치 한다면 신경 손상이 더 진행하게 되어 손목 터널 증후군 증상이 계속 악화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도 가능하다, 이렇게 말씀해 주셨는데요. 수술 이외의 치료법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인터뷰]
초기 손목 터널 증후군의 경우에는 손목 터널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는 자세나 동작을 피하면서 지켜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밤에 손목이 과도하게 구부러지거나 펴지지 않도록 밤에만 손목 부목을 대고 지내보는 것도 해볼 수 있습니다. 한편, 소염진통제나 저린 증상을 완화 시킬 수 있는 약물치료도 시도해 볼 수 있고, 이러한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주시 치료도 해볼 수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제일 궁금한 게, 이런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한 스트레칭이나 운동법 같은 게 있다면 알려주세요.

[인터뷰]
먼저 손목 터널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는 자세나 동작을 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손가락을 구부리는 활동을 과도하게 하지 않는 것도 손목 터널 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손목 터널 증후군의 경우, 손목 터널의 압력이 올라가서 정중 신경에 손상이 생기게 되는데, 정중 신경과 손가락 구부리는 힘줄이 심하게 유착이 되어서 손가락을 움직일 때 정중 신경이 힘줄에 붙어서 움직이게 되어 정중 신경의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과 정중 신경 사이의 유착을 풀어줄 수 있는 스트레칭이 도움될 수 있습니다.

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은 손가락 별로 두 개씩 있는데, 하나는 손가락 끝 마디에 붙고 다른 하나는 손가락 중간 마디에 붙습니다. 먼저 손가락 끝 마디에 붙는 힘줄을 움직이는 방법은 갈고리를 잡듯이 손가락 끝 마디를 먼저 구부리고, 그다음 주먹을 쥐었다 다시 펴주는 과정을 반복하면 됩니다. 두 번째, 손가락 중간 마디에 붙는 힘줄을 움직이는 방법은 손을 손가락과 손바닥 사이 관절을 90도로 굽혀서 ㄱ자 모양을 만들고, 손가락 끝 마디를 편 상태에서 중간 마디만 구부려 줬다가 다시 펴주는 동작을 반복하면 됩니다.

또 2~5번째 손가락을 편 상태에서 엄지를 구부렸다가 폈다가 뒤로 더 제쳐주는 동작을 반복하게 되면, 엄지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과 다른 손가락의 힘줄들 사이의 유착을 푸는 데 도움이 됩니다. 주먹을 쥔 상태에서 엄지를 뒤로 제쳐주는 동작과 손가락 끝 마디를 핀 상태로 주먹을 쥔 상태에서 엄지를 뒤로 제쳐주는 동작도 엄지를 구부리는 힘줄과 다른 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들 사이의 유착을 푸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방, 치료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운동법이니 집에서 한 번쯤 따라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알려주신 내용을 해봤더니 시원한 느낌이 드는데요. 손이 불편하면 일상에 큰 지장이 생기잖아요? 말씀해주신 내용 잘 기억해서 평소에 잘 관리해야겠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김지형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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