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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년 계획도 '흔들'…작심삼일 극복하는 방법은?

■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앵커]
2018년을 처음 맞던 날이 얼마 전인 것 같은데, 벌써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렀습니다.

새해를 맞아 야심 차게 세웠던 계획, 잘 지키고 계시는가요? 혹시 그때의 굳은 결심이 흔들리고 있진 않은지 한 번쯤 돌아볼 때가 아닌가 싶은데요.

오늘 <생각연구소>에서는 왜 매년 세우는 계획은 실천하기가 어려운지, 그리고 올해만큼은 작심삼일에서 벗어나 목표를 이루는 방법이 있을지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교수님 저는 올해에 꼭 운동해야지, 적어도 일주일에 세 번은 나가야겠다는 계획을 세웠었거든요.

[앵커]
하고 계세요?

[앵커]
아니요, 못 지키고 있어요.

[인터뷰]
좋은 계획 세우셨네요.

[앵커]
교수님은 어떤 계획 세우셨나요?

[인터뷰]
올해는 계획을 많이 안 세우는 게 목표입니다. 지난 학기에 워낙 바쁘더라고요. 가능하면 좀 느리게 느리게 가려는 게 제 바람입니다.

[앵커]
얼마나 계획이 많으셨으면, 이제 계획을 안 세우는 게 목표 신데, 저도 마찬가지로 계획을 세웠다가 너무 많이 세워놔서 이걸 다 지킬 수 있을까-하다가 처음부터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생겼는데요.

이렇게 굳건하게 세운 결심 한 달 반이 지난 지금 어떤 상태인지, 여러분은 어떤 상태일까요? SNS를 통해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계획은 언제나 장렬히 실패"

"새해 결심…. 그게 뭐였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나는 이제 작심삼일도 못 한다, 살 빼려면 매일 새로운 마음으로 결심 또 결심해야 해"

[앵커]
정말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새해가 될 때마다 운동, 금연, 독서 등의 계획들 매번 세우게 되잖아요. 우리는 왜 매해 이렇게 같은 계획을 반복하는 걸까요?

[인터뷰]
실제로 많은 분이 전년도에 세웠던 계획을 또 세웁니다. 그리고 그다음에 또 세우거든요. 얼마나 많은 분이 계속해서 계획을 세우는지 단골 계획이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성인남녀 2,4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어요. 그랬더니 새해마다 반복해서 세우고 늘 세우고 실패하기를 반복하는 계획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84.2%나 된다고 합니다. 10명 중 8, 9명은 그렇다는 거죠.

그럼 실제로 어떤 계획을 계속 단골 계획으로 세우느냐고 물어봤더니 압도적인 1위가 뭐였냐면 60.5%로 다이어트였습니다, 살 빼는 게 중요했던 거죠.

[앵커]
저네요.

[인터뷰]
안 하셔도 될 것 같은데요? 그다음으로는 31.9%의 운동, 자기관리가 중요하고요. 31.8%는 자기계발이 있었고요, 그 외에 외국어를 배운다든지 하루에 몇 권 이상 책을 읽는다든지 저축, 시간 관리를 잘하자는 걸 세웠다고 합니다.

[앵커]
지금 보니까 1, 2위가 다이어트, 운동인데 그렇게 많이 세워놨던 분들의 살들은 도대체 왜 안 빠지고 계속 붙어있는지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많은 분이 이렇게 계획들을 세워놓고 계획이 세워놓은 것만큼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고 계신 데, 작심삼일이라는 말도 있는데 이게 언제쯤까지 계획이 실천되다가 중도 포기가 되는지….

[인터뷰]
언제쯤 무너지는지요?

[앵커]
네, 그게 언제쯤 무너지는지 궁금하거든요. 실제로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작심삼일이 아니고요. 사실 작심삼일보다 3달 안에 무너진다-가 가장 많았습니다.

[앵커]
생각보다 기네요?

[인터뷰]
네, 34.4%라고 하고요. 한 달이 안 돼서 무너진다고 하신 분들이 26.9%로 2위를 차지했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작심삼일, 3일 안에 무너진다고 하신 분도 있었어요, 15.9%. 앞으로는 작심삼일이라는 말 대신 작심3달이라고 말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저는 석 달도 안 되는 것 같아 반성이 되는데요.

[인터뷰]
평균이 있으니까요. 다양한 분들이 있죠.

[앵커]
저처럼 평균도 안되는 분들, 왜 이렇게 계획을 세웠다가 실패하게 되는 거죠?

[인터뷰]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요. 아마 황보혜경 앵커님은 그렇게 문제가 없을 겁니다만, 신경심리학적으로 봤을 때 우리의 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뇌에 문제가 있는 거예요?

[인터뷰]
뇌에는 습관이 생기면 계속 반복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어떠냐면 뉴욕타임스 기자였던 찰스 두히그라는 사람이 쓴 책 중에 <습관의 힘>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 내용을 보면 이런 이야기를 해요. 뇌는 '신호-반복행동-보상, 이런 연결 회로망을 가지고 있다', 무슨 말이냐면 예를 들어 금주를 계획으로 세웠다면 스트레스를 받는 신호가 오잖아요.

그러면 어떤 행동을 하냐면 반복적으로 먹어요, 그러면 긴장이 완화되는 거예요. 그런 보상이 주어지니까 뇌는 이게 좋은 습관인지 나쁜 습관인지 신경 쓰지 않고, 한 번 길이 나면 반복행동을 하고 그 보상이 주어지고-하면서 계속 반복되는 거예요.

그러면 이걸 바꾸기가 정말 어려워지는 거죠. 습관이 자기 나름대로 노력하고 하지만, 보상이 계속 주어지고 나면 피하고 바꾸고 하기보다는 계속 달려가는 거예요.

[앵커]
예를 들면 야식 같은 거네요, 야식도 먹을 때는 기분이 좋잖아요. 그래서 계속 그 시간만 되면 뭐가 당기게 돼요. 그런 것과도 비슷하네요.

[앵커]
잘 못된 습관을 가지고 계시네요.

[앵커]
그런데 영화에 명대사 중에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처럼 습관이 고수를 만든다, 어떤 한 분야에 습관이 고수를 만드는 것 같은데, 정말 이 습관만 들이면 좋을 텐데, 작심삼일 하기 쉬운 게 심리적인 요건 때문에 못 하는 경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
계획 자체도 세워놓더라도 일정이라는 게 항상 늦어지기 마련이잖아요. 이런 걸 가리키는 심리 법칙 중에 '호프스태터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호프스태터'라는 사람의 이름을 딴 거예요. 이게 뭐냐면 일정이나 계획을 세워 놓는다고 하더라도 항상 생각지 않은 문제가 생기는 거죠. 그리고 계획에 없던 일이 중간에 생기면 계속 꾸물거리게 되고 반복되는 데요.

1994년에 미국의 심리학자인 로저 뷸러라는 사람이 실험적으로 이게 실제로 존재한다는 거를 밝혔고요. 이게 계획이 실제로 뒤로 미룬다고 하더라도 자꾸 더 밀린다는 거예요. 이걸 '계획의 오류'라는 말이라고 해요.

[앵커]
'계획의 오류' 계획을 나름대로 꼼꼼하게 잘 세워놨어도 여러 예기치 못한 상황 때문에 틀어지기 쉽다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계획의 오류라고 하셨는데, 이 오류가 왜 잘 일어나는 걸까요?

[인터뷰]
이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어떤 분들은 계획을 세울 때 세부내용을 아주 상세하고 촘촘하게 세워놔요. 그러니까 계획 자체가 밀릴 가능성이 높고요, 또 어떤 분은 비현실적인 낙관주의라든지 지나친 자신감 때문에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또 다른 분들은 (계획을) 세울 때 내가 완벽한 계획을 세워서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강박적인 생각이 있는데, 한 번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쫙 밀려납니다.

[앵커]
그래서 왜 예전에 계획을 100% 지키지 말고, 70%만 지킨다는 생각을 가지면 좋다는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인터뷰]
기억력 좋으신데요?

[앵커]
저는 두 번째 말씀하셨던 비현실적 낙관주의에 제가 해당하는 것 같았어요. '언제 할 거야?'라고 하면 '아, 언젠가 할 거야'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는데 이런 것처럼 뭔가 계획을 잘 세우기 위해서는 피해야 할 습관이라든지 가졌으면 좋을 만한 자세가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요.

[인터뷰]
우리가 항상 하는 게 예상외의 일이 일어날 수 있잖아요. 계획 자체도 사실은 잘 못 세울 수도 있고, 뭔가 바뀔 수도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게 첫 번째고요. 물론 과도한 자신감 같은 건 피하는 게 좋겠죠.

계획을 세우고 나서 다른 사람에게 한 번 보여주는 것도 좋아요. 그리고 과거에 세워 놓은 다음에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현실적인 계획수립에 도움이 될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아까 말씀드린 신호-반복행동-보상, 그 회로를 끊으려면 중간에 술을 마시는 반복행동 대신에 운동을 한다든지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한다든지, 좋은 습관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하는 게 필요할 것 같고요.

세 번째는 작심삼일이 일어났다고 하면 그때 어떤 마음을 가지느냐가 중요한 것 같은데요. 사실 3일 한 거잖아요. 많은 사람은 3일 다음에 무너졌다고 생각하거든요. 3일을 한 것은 한 번도 안 한 것보다는 3번 한 거잖아요.

그러니까 자기 자신을 격려하고, 과거에 어떤 행위를 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가고 싶은가에 대한 거에 조금 더 초점 맞추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제 곧 구정이잖아요. 그렇게 보면 새해가 얼마 가지 않은 건데요, 새해에 세운 결심들 다시 한번 되새겨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저도 운동, 다시 시작해야겠네요.

지금까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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