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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 팔랑~ '팔랑귀' 이럴 때 더 잘 속는다?

■ 이동귀 /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앵커]
생활 속에 숨은 심리를 알아보는 시간, '생각연구소' 시간입니다. 황보 앵커는 혹시 쇼핑할 때 혼자 가나요, 아니면 사람들과 같이 나가요?

저는 주로 친구들과 같이 가는 편이에요.

판매원 말에 솔깃할까 봐요?

네, 판매원 말에 흔들리기도 하고요. 이야기를 들어보면 친구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못 사고 빈손으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이렇게 남의 말에 솔깃해 쉽게 휘둘리는 사람을 바로 '팔랑귀'라고 하죠.

오늘은 황보 앵커를 위해! 팔랑귀의 심리를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저희가 팔랑귀에 대한 이야기 잠깐 했는데, 이렇게 마음을 먹어도 다른 사람의 말에 쉽게 휘둘리는 팔랑귀, 심리 용어로도 있나요?

[인터뷰]
사실 정확한 심리 용어는 없어요. 결정장애라고 말하는 분이 있는데, 정확한 심리 용어는 아니고요.

아마도 쉽게 '설득 당하는 사람' 또는 쉽게 '동조하는 사람' 이런 정도로 이야기되는 것 같아요.

이런 분들이 말씀하셨지만, 홈쇼핑 광고 같은 거 보면 이런 말씀 많이 하세요. "어머 이건 꼭 사야 돼"라고 이야기하고요.
또 어떤 분들이 있느냐면 뉴스에 나오는 건 다 믿고 많이 퍼트려요.

[앵커]
'그랬다더라'라면서요?

[인터뷰]
네, '카더라'라는 거죠.

[앵커]
어떤 사람들이 팔랑귀가 되기 쉬울지 궁금한데요?

[인터뷰]
개인차가 많이 있긴 하겠습니다만,‘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도 ‘팔랑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보험을 살 때도 '이 보험 안 사고 사고 나면 가족들 어떡해요?' 이런 이야기 들으면 금방 혹해서 사는 거죠.

[앵커]
벌써 혹했습니다.

[인터뷰]
자기가 안 하면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는다고 하면 잘 설득되는 분이 있고요. 또 다른 분들은 다른 사람과 다른 결정을 내리는 게 부담스러워서 다른 결정을 내리면 나를 싫어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팔랑귀일 가능성이 많은데요.

뒤집어서 이야기해보면 다른 사람과 비슷하고 유사한 결정을 하게 되면 그들이 나를 좋아할 것이다, 이것이 일종의 '유사성의 원리'라고 하는데요, 그걸 너무 과도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앵커]
너도 그렇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특히나 '팔랑귀'가 많은 것 같아요. 치킨집이 많은 것도 그렇고요, 세계 과자점, 인형뽑기 가게 등 한번 히트를 쳤다고 하면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요.

혹시 우리 사회의 어떤 면이 이런 부분을 부추기지는 않나요?

[인터뷰]
지난번에 어떤 외국 디자이너가 했던 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한국은 색깔이 없는 나라”라고 얘기 했어요. 거리에 나가 보면 자동차 색이 흰색· 검정·회색 밖에 없고 옷도 베이지색도 약간 있지만 거의 색깔이 천편일률적이라는 거죠.

일종의 모노드라마 같은 모노성의 획일화 신화, 이런 것들이 많이 들어나고요. 실제 한국이 SNS가 많이 발달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되느냐면 다른 사람들이 뭘 선택했나 관심을 둬요. 만약에 어떤 댓글을 보고 많이 영향을 많이 받는 거예요. 이런 영향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팔랑귀를 가지게 되는 심리 요인에 대해서 물어보고 답변도 들어봤는데, 이게 확실히 유형이 있거든요.

몇 가지 유형을 보면 와 닿는 것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화면 함께 볼까요? 나랑 친한 사람의 말일수록, "아 그래?"라며 옆에서 속삭이고 있어요.

맞아요, 공신력 있는 매체보다 옆에서 누가 이야기하면 그 사람이 또 친한 사람이면 솔깃해지는 것, 심리적으로 이유가 있겠죠?

[인터뷰]
네, 당연히 있죠. 이런 것들이‘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경우가 될 텐데요. 나랑 일상생활에서 가장 비슷한 유형일 것 같은 사람이 이걸 선택했다면 그 선택에 대해서 안전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또 하나는 복잡하게 고민할 거리를 나랑 비슷한 입장에 있는 내 친구가 대신 해결해주니까 더 좋은 거죠. 이게 항상 좋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종의 부작용이 있어서 사실 이게 옳지 않은 일인데도 친구가 '이걸 하는 게 좋아'라고 이야기하면 자신도 모르게 동조했다가 나중에 부정부패 같은 것을 방치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거든요.

[앵커]
그렇군요. 그럼 다음 조건도 살펴보시죠.

이건 보니까 주변에 다 'YES'라고 외치고 있어요. 주변에 같은 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이 결정에 따라가게 된다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인터뷰]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심리학에서 동조 실험을 해보면 주변에 같은 결정을 하는 사람이 많으면 따라갈 확률이 높잖아요.

그런데 무한정 숫자가 많다고 따라가는 건 아니에요. 3명 정도가 동조하면 그다음부터는 거의 비슷한 정도의 동조 가능성을 보이는 건데요.

이 경우의 다른 예가 뭐냐면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게 되면 이 동조가 깨지는 경우가 있어요. 두 가지가 있죠. 하나는 세 명의 사람이 동조할 것, 그리고 반대가 없을 것, 두 가지가 중요한 결정 요인이 됩니다.

[앵커]
모두가 '예'라고 하는데 '아니오'라고 외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되는 거죠.

[인터뷰]
그렇죠. 하기 어렵죠.

[앵커]
그럼 마지막 상황도 살펴볼까요?

둘이 대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그래프도 나오고요, 복잡합니다. 그래서 '어디에 투자하지?'라고 물어보는데 이런 상황이죠, 정확한 답을 알 수 없을 때!

[인터뷰]
그렇죠. 정확한 답을 알면 그걸 따라가면 되는데 어떤 것이 정확한지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으면 참조 증거가 없어요.

그렇게 될 때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갈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죠. 정확한 정보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되겠습니다.

[앵커]
'팔랑귀'에 대한 3가지 조건에 대해서 살펴보기도 했지만, 이게 단순히 성격 차이로 보기에는 사회적으로 팔랑귀의 문제가 많이 대두 될수록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인터뷰]
그렇죠, 아무래도 다른 사람 의견을 막 따라가다 보면 불필요한 물건으로 가득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주식 실패나 심지어 개인파산 등의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거든요.

또, 보고 들은 바를 여과 없이 전하게 됐을 경우에 함께 욕하고 심지어는 성희롱에 동조했다가 피해자에게 고소당하는 사례까지 있을 수 있어요.

[앵커]
그런데 요즘 그런 피해사례들 많이 있는데, '떴다방'이라고 할머니들을 모아 놓고 물건을 파는데, 절대 안 살 거라는 생각하시다가 옆에서 사면 따라 사는 경우가 있단 말이에요.

이런 것도 어떻게 보면 심리적 요인으로 보면 유사성의 원리가 되는 건가요?

[인터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옆 사람이 사면 동조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것도 3명 이상이 같이 사면 그럴 경우 훨씬 더 힘이 커지는 거고요.

[앵커]
아무리 그렇게 다짐해도 옆에서 그러면 쉽지 않은가 봅니다.

맞습니다. 이렇게 팔랑귀들이 더 팔랑거리지 않으려면 어떤 예방법들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인터뷰]
판단할 때 행동하는 것이 나의 판단인지 무분별한 정보나 의견에 휩쓸리는 건 아닌 건지 한 번쯤 멈춰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이전에 남의 의견에 쉽게 따라가서 물건을 샀다든지 그럴 때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그 결과를 기억하는 게 좋을 것 같고요.

마지막으로는 어떤 구매나 물품 같은 것을 살 때 이때 아니면 못 살 것 같은 생각이 들잖아요. 다음번에 온전히 살 수 있어요.

기회는 또 온다는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이 정보가 진짜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습관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팔랑귀라고 해서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이런 것들을 잘 적절하게 헤쳐나가게 된다면 여러 사람과의 동질감도 느끼지 않느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대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