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홧김비용·멍청비용…우리의 소비 형태는?

■ 이동귀 /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앵커]
혹시 '홧김비용'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홧김에 쓰는 돈을 말하는데요.

이 밖에도 '쓸쓸비용' '멍청비용' 등 다양한 신조어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소비 형태에는 현대인들의 달라진 심리가 숨어있다고 하는데요.

연세대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은 '홧김비용'으로 예상외 지출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인터뷰]
아직 많지는 않지만, 피곤하니까 "에잇, 택시 타고 가자", 이럴 수 있죠.

다행히도 홈쇼핑은 안 하고 있습니다.

[앵커]
홈쇼핑을 하면 더 많은 지출이 생기겠네요.

[인터뷰]
네,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요?

[앵커]
저희가 이전에도 1+1 쇼핑, 인형 뽑기 등 쇼핑에 대해서 다양한 심리 법칙들을 알아봤잖아요.

아무래도 쇼핑과 우리의 심리,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은데요?

[인터뷰]
여러 가지 많은 법칙이 있을 텐데요.

저는 정신건강 쪽에서 일하고 있으니까, 소비와 스트레스, 이 둘 간에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많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뭔가 해야 해요. 가장 많이 하는 것 중 하나가 뭘 먹는 거죠.

[앵커]
그렇죠.

[인터뷰]
먹는 게 빨리 스트레스를 완화 시키거든요.

두 번째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사는 겁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비, 구매가 올라간다는 것이죠.

[앵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요즘 우리의 소비습관을 나타내는 신조어들이 쏙쏙 등장하고 있는데요.

화면을 통해서 소비습관과 그 속에 담겨있는 우리의 심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화면 함께 보시죠.

"스트레스 받아! 오늘은 택시 타고 가야지!"

교수님과 비슷한 상황인 것 같은데요. 스트레스를 택시나 작은 것으로 풀려는 것 같아요.

[인터뷰]
네, 이런 것은 화났을 때 약간 뭔가 소비를 하거나 행동하는 거죠.

그래서 홧김비용이라는 말이 붙어있는데요. 발음하기 쉽지 않네요.

대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를 낮춰야 한다는 생각이 있잖아요.

주로 많이 생각하는 게 기분 전환하자, 기분 전환 목적이 있고요.

또 하나는 기분 안 좋은 일을 잊고 싶어서, 나쁜 일을 잊어버리고 싶다는 느낌에서 '나를 위해서 무언가를 하자'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는데요.

즉흥 구매를 하는 거죠. '홧김에 치킨 시키자',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홧김에 택시 타자', 이런 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데 이건 스트레스에 대한 일종의 반작용인 거죠.

그런데 이것은 단순하게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이건 스트레스를 받고 나서 보상심리 같은 느낌이니까요, 그래서 일부 관련한 경제 법칙으로는 '립스틱 효과, 넥타이 효과'라는 것이 있습니다.

예전에 한 번 소개한 것 같은데, 불황일수록 여자분들은 립스틱 구매가 늘어나고요,

남자분들은 넥타이 구매가 늘어나는데, 일종의 작은 사치 같은 거죠.

'그동안 힘들게 살았는데 이 정도는 나를 위해 써도 되지 않나?' 이런 생각들을 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게 점점 습관이 되면 나중에는 경제적으로도 만만치 않죠,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에는 그래서 그런지 이런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기 위해서 비교적 저렴한 디저트들이 굉장히 호황이라는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저희가 방금 홧김비용에 대해서 알아봤는데 이것 말고도 다양한 영상이 있는데요, 다음 영상 확인해 볼까요?

"어제 샀는데…. 오늘부터 할인이었네?"

아, 지금 화면을 보니까 세일을 시작했는데 어제는 세일이 아니었나 봐요, 그래서 세일 전에 사서 제값을 주고 다 샀다, 손해 봤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겠어요.

[인터뷰]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요? 할인했으면 30% 할인했을 수 있는데 그것을 다 돈을 줬다면, 그래서 붙은 이야기가 '멍청비용' 이라는 말의 신조어가 생겼습니다.

[앵커]
이름이 너무 슬픈데요? 가슴이 아프네요.

[인터뷰]
뭔가 후회감이라든지 자괴감들을 반영하는 신조어인데요.

사실 이런 것도 비슷한 것들이 있죠, 예를 들어 집 가까운 주 거래 ATM에서 인출 했으면 수수료를 물지 않아도 되는데 미리 준비하고 있지 않다가 나중에 어디 가서 인출 해야 하니까 수수료를 쓸데없이 내고 나서는 "아, 왜 이렇게 멍청하지?, 미리 준비했으면 될 텐데"라고 생각할 수 있죠.

[앵커]
맞아요, 그것도 만만치 않아요. 1,200원, 1,700원씩 하는 곳도 있더라고요.

[인터뷰]
그렇죠, 모아 놓으면 큰 규모가 되죠. 그래서 내가 쓴 게 적절했는지에 대한 후회가 드는 용어가 되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홧김비용, 멍청비용까지 살펴봤고요. 세 번째 어떤 것이 있는지 함께 만나 보시죠.

밥을 먹으러 간 것 같은데요.

"혼자 먹기 싫어…. 내가 사줄게, 나올래?"

씁쓸한 생각이 들고, 요즘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런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어떤 심리가 숨어있을까요?

[인터뷰]
요즘 혼밥, 혼술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죠?

1인 가구가 점점 많아지는데, 사실 외로움이라든지 소외감 같은 것들은 저희한테는 실존적인 부분이잖아요.

견디기 힘들고 그러면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지기는 하는 데 문제는 뭐냐면 전화해서 그냥 나오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뭔가 '밥 같이 먹을래?, 쇼핑할래?'라고 하는데 당연히 불러냈으니까 비용은 본인이 내야 하는 거고, 그러니까 경제적으로도 상당히 부담될 수 있는데 상당히 쓸쓸하죠. 그래서 쓸쓸비용이라는 말이 붙어있습니다.

[앵커]
보통 만나자고 먼저 이야기하는 사람이 흔히 1차를 산다거나 하는 것들이 암묵적으로 형성이 되어 있잖아요.

저도 대학생 때 이래서 돈을 굉장히 많이 썼던 기억이 나는데요. 집에 가고 나면 엄청 허무하고 속상하더라고요.

앞서 홧김비용, 멍청비용, 쓸쓸비용 이렇게 3가지 살펴봤는데, 이 세 가지를 관통하는 공통점, 어떤 것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인터뷰]
사람들 나름대로는 스트레스에 대한 반작용으로 작은 사치 같은 것을 생각하는 것 같아요.

스트레스를 낮추기 위해서 하는데, 모두가 즉흥적인 지출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을 것 같고요.

[앵커]
즉흥적이다.

[인터뷰]
네, 그럼 당연히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고요. 제가 볼 땐 자신에게 필요한 물품을 사는 거라면 긍정적인 지출이잖아요.

그게 아니라 부정적인 것, 마이너스를 피하고자 하는 소비비용이잖아요. 그래서 끝나고 나면 찝찝함이 남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게 작은 사치 일부이지만, 점점 더 습관이 되면 후회가 남는다는 측면에서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예전에는 적은 돈으로 큰 행복을 누렸던, '가성비'를 따지는 합리적인 소비를 더 중시했던 것 같은데요.

그것과는 좀 반대처럼 보이네요? 왜 이렇게 변화한 걸까요?

[인터뷰]
제가 보기엔 '빈익빈 부익부' 같아요.

그러니까 상태가 좋을 때는 훨씬 더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데요, 스트레스받으면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어떤 느낌이냐면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뭔가 내 인생이 찌질하다는 생각이 드니까 이것을 극복해 보고 싶은 방향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성냥팔이 소녀 동화 아시죠? 성냥을 딱 켜면 기분 좋아지듯이 뭔가를 사면 기분이 좋아지지만, 어떻습니까?

성냥이 꺼지고 나면 후회가 남고 돌아오는 건 신용카드 지출이 늘어나 있는 거죠.

[앵커]
악순환의 연속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사실 이런 비용들, 멍청비용, 홧김비용, 쓸쓸비용, 이런 것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또 앞으로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드는데요.

이런 것들이 이어지면 개인적으로 지출이 커지니까 당장 생활이 궁핍해질 수 있겠지만, 개인적인 차원에서 심리적인, 정신건강 문제, 사회적인 문제, 어떤 것들을 살펴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개인적으로는 점점 더 부담되죠, 왜냐면 습관이 되니까 조금조금 모으면 나중에는 상당한 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고요.

사회적으로는 이런 사람들을 노리는 일종의 마케팅이 기승을 부릴 수 있어요. 작은 사치는 괜찮다면 부추겨서 문제가 될 수 있고요.

점점 더 개인, 사회, 우리나라 전체의 가계건전성, 재정 건전성에 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죠.

또 하나는 스트레스에 대한 자신의 인내력도 점점 줄어듭니다.

[앵커]
인내력이 줄어드나요?

[인터뷰]
네, 스트레스를 받으면 좀 참을 수 있어야 하는데, 즉각적으로 해서 뭔가 반작용이 일어나니까요. 인내력 자체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올바른 소비를 위해서 어떤 태도를 가지는 것이 좋을까요?

[인터뷰]
일단 스트레스 안 받는 것이 가장 좋죠. 그런데 쉽지 않죠.

[앵커]
그 말이 스트레스인데요.

[인터뷰]
아, 그런가요, 죄송합니다, 스트레스를 드릴 생각은 없었는데요.

아무래도 원래 계획하지 않은 것은 사지 않겠다는 일종의 합리적인 소비패턴, 자꾸 생각하고 상기해야 할 것 같고요.

또 하나는 공익방송이나 언론에서도 합리적 방향의 소비를 권장할 필요도 있고요. 쓸데없이 과장 광고해서 사람을 홀리는 것에 대해서 법적인 규제가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뭔가 소비를 대체할 수 있는 개인의 건전한 소비생활, 책을 읽는다든지 운동을 한다든지 음악을 한다거나 그림을 그리는 다양한 스트레스 대용책을 개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오늘은 다양한 소비형태에 따른 소비자들의 달라진 심리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생각연구소'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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