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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판치는 거짓들.. '과장·조작'의 심리는?

■ 이동귀 /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앵커]
인터넷에는 매일 각양각색 경험담들이 올라오죠.

고부간의 갈등을 보고 함께 분통 터져 하거나, 멋진 삶을 자랑하는 사진을 보고 부러워했던 경험, 한 번쯤은 다들 있으실 텐데요.

그런데 그런 글에는 으레 조작된 글은 아니냐, 이런 반응이 달리곤 합니다.

실제로 논란이 됐던 글 중에 '허위' 또는 '과장'으로 밝혀진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오늘 '생각연구소'에서는 온라인상에 판치는 거짓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사실 인터넷이나 SNS에 글을 올릴 때 좀 더 격한 반응을 보고 싶어서 약간의 양념은 들어가게 되잖아요.

[인터뷰]
네, 그런데 양념이 너무 강하면 음식이 맛없을 수도 있죠.

사실 SNS라는 것 자체가 원래 순기능이 많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나의 기록이잖아요, 그게 가능한데 점점 하다 보면 조금 더 자극적이고, SNS를 보는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반응이 더 많이 나오도록 하는 걸 원하게 되잖아요.

특히 연예인들의 화보처럼 사는 삶,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니까 멋진 곳으로 여행을 간다든지 맛있는 음식을 올린다든지 하는 건데요.

이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와 결합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자신의 삶을 과장하거나 심지어는 허위로 살기도 합니다.

[앵커]
그래서인지 ‘카페인 우울증’이라는 말도 나왔더라고요.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 워낙 멋진 삶들만 가득하다 보니 SNS를 보면 우울해진다는 건데요

실제로 SNS의 이런 풍조가 우리 심리에도 영향을 많이 미칠까요?

[인터뷰]
그럼요, 심지어 SNS는 매일 하잖아요.

이게 보면 나만 빼고 다른 사람들은 다 잘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사실 아니잖아요.

일종의 과잉 일반화의 오류이긴 한데요.

만약에 나 빼고 다른 사람들은 다 행복한 것 같고 나만 한쪽 구석에 박혀있는 것 같으면 우울하거나 심한 경우는 소외감, 자살 충동까지 있고요.

게다가 '우리 사회는 불공정해, 나는 불공평한 사회에 살고 있어'라는 생각마저 더해지게 되면 훨씬 더 급히 우울해지고 다운되겠죠.

그래서 점점 더 SNS의 순기능처럼 소통하기 위해서 SNS를 하는데, 결국 나 혼자 고립되고 혼자 피해의식으로 가득 찬 채로 삶이 재미없어지는 그런 아이러니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앵커]
오히려 그런 것이 발생할 수 있다.

저도 취업준비를 할 때 남들 잘사는 모습들만 보고 너무 우울해져서 아예 계정을 탈퇴하고 지워버린 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공감이 많이 되는데, 사실 이런 데에 들어가는 양념, 거짓, 허위는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인터뷰]
그렇죠, 요즘 가짜 뉴스, 이런 것들이 엄청 큰 문제잖아요.

그런데 이런 것들이 점점 더 심해질 수 있죠.

그래서 많은 예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래서 그런 예들을 저희가 준비해봤는데요,

화면으로 함께 만나보시죠.

가장 먼저 만나보시는 사례인데요.

지금 한 남성이 상상하면서 컴퓨터에 뭔가 쓰는 것 같은데요.

수염이 거뭇거뭇하게 나고, 약간 폐인 같은 모습이기도 하고요.

이건 어떤 사례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아마 자기 자신에 대해서 과장되게 글을 올리거나 하는 것들이잖아요.

실제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사실이 아니라 자신을 조금 과장하거나 틀어박혀서 사이버 세계에서는 전혀 자신과는 다른 사람인 것처럼 행세하는 거죠.

이렇게 점점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나오게 되면 문제가 뭐냐면 이걸 허위로 쓰게 되면 점점 흥미를 느끼게 되고 점점 정교한 스토리를 만들게 되는 거죠.

가장 심한 상태는 자기 자신도 그 거짓말을 사실처럼 믿어버리게 되는 겁니다.

실제 사실과 거짓말이 상당히 거리가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데, 그중에 가장 심한 경우가 보통 말하는 '리플리 효과', '리플리 증후군' 들어보셨죠?

[앵커]
네.

[인터뷰]
사실 미국의 범죄소설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이 '톰 리플리'에요.

그런데 친구의 삶 자체를 완전히 친구인 것처럼 살아서 큰 문제를 일으켰던 상황인 건데요.

사실 자기 자신이 한 거짓말도 사실로 믿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다른 사람들도 그 거짓말에 속아 넘어갈 가능성이 크죠.

문제는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SNS가 검증에 취약하다는 겁니다.

사실인지 거짓인지 알기 어렵고 '카더라'라는 게 많다 보니까 거짓말이 확산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반드시 부러움을 받기 위해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사례가 있더라고요.

함께 보시겠습니다.

몇 년 전에 많은 분의 공분을 샀던 사건인데요.

강아지를 굶기고 심지어 막걸리를 먹여 학대했다고 올린 한 여성의 글 때문이었는데요.

그런데 경찰 수사 결과, 여성은 강아지에게 막걸리를 먹이지도 않았고 심지어 자신이라고 올려놓은 사진도 자신이 아니었다고 밝혀졌었거든요.

이건 부러움을 위한 건 아니잖아요.

관심을 받고 싶어서 그런 건지 왜 이런 일을 했을까요?

[인터뷰]
부럽진 않겠죠? 그런 사실 자체가?

상당히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던 사건인데, 사실 사건 실체에 대해서는 설왕설래하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만,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부러움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많은 사람이 자극적인 것을 보고 나서 그것에 대한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까?

동물 애호가들에게는 정말 화를 나게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신기해하니까 어떤 다른 사람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더 많이 있는 경우라고 생각하고요.

조회 수가 많이 올라가게 되면 거기에 따라서 자기 자신 자체가 살아있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뭐냐면 점점 더 엽기적이고 점점 더 센 자극 쪽으로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개에게 막걸리를 먹인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 아닙니까?

이런 이야기를 점점 더 만들어내고, 심지어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범죄에 해당할 수도 있는 일을 버젓이 올리는 것 같은 일은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앵커]
비슷한 맥락으로 다른 사람을 공격하기 위해서 허위 글을 올리는 일도 있거든요.

화면으로 함께 만나보시죠.

예전에 SNS상에서 조작 글이 많이 올라왔는데, '시어머니가 엄청난 혼수를 요구하더라고요.' ''된장녀'랑 소개팅을 했습니다.' '심각한 마마보이 남자친구를 만났는데요.'

이런 글들이 올라오곤 하는데 사실 이런 것들이 진짜일 수는 있지만, 가짜 경험담들도 많이 있어서 문제가 됐었거든요.

이런 글들을 뭘 얻을 수 있을까요?

[인터뷰]
글쎄요, 다양한 의도가 있을 것 같긴 한데요.

크게 2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글을 올리는 거죠. 일종의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경우가 있는 건데요.

그럼 다른 사람의 동정을 사거나 관심을 끌거나 하기가 수월하겠죠.

그런데 문제는 어떤 문제가 있어서 글을 올린 걸 텐데, 사실 이런 분들의 특징 중의 하나가 뭐냐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어요.

[앵커]
아, 해결에는 관심이 없고?

[인터뷰]
네, 이 문제가 해결되면 관심 자체를 못 받게 되니까 훨씬 더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길 바라는 '피해자 코스프레' 형태가 있을 수 있고요.

두 번째는 조금 더 흥미로운 건데요.

자신이 굉장히 싫어하는 집단이 있어요.

예를 들어 어떤 남성이 어떤 특정한 여성 집단에 대해 싫어해요, 그러면 자신이 그 여성인 것처럼 조작 글을 올리는 거예요.

그러면 사람들은 모두 그 여성에 대해서 안 좋은 이야기, 악플이 달리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은근히 지켜보는 거를 즐기는 일종의 관음증 같은 것도 있고요.

[앵커]
약간 지능적이네요.

[인터뷰]
그렇죠, 그렇게 되면 자신은 공격받아도 큰 타격은 없죠, 자신은 여자가 아닌 남자니까요.

그러니까 이렇게 두 가지의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 있어요, 그런데 이게 문제는 익명성이라는 것 때문에 점점 더 정도가 심해질 수 있고요.

은근히 지켜보면서 점점 정신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앵커]
막장드라마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인터뷰]
네, 그런 생각도 들죠.

[앵커]
온라인이라는 도구에 기대어 허상에만 집착하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잖아요.

과도하게 온라인, SNS 속 허상에 집착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뷰]
저는 이것을 일종의 '모래성' 같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자신의 삶 자체는 그렇지 않은데, 뭔가 멋지게 사람들이 사진 찍고, 여행지에서 멋진 일을 하지 않습니까.

모든 게 실제 자신의 삶과 거리가 있을수록 근거 없는 모래성 같은 것이고요.

문제는 그런 것들은 개인적인 자유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허위라든지 조작 글을 올리게 되는 건 명백한 범죄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을 줄이려고 한다면 SNS 사용 자체를 조절할 필요가 있는데요.

혹시 SNS 금단 증상이 있는 분들, 끊으면 정말 못 참으시는 분들은 하루나 이틀 정도는 'SNS 없는 날', 자동차 없는 날처럼 SNS 없는 날 같은 거를 만들어서 지키거나 아니면 하루의 특정 시간만 SNS를 사용하는 일종의 한계를 설정하는 방법이 있겠고요.

자신이 어떤 해야 할 과제를 잘했을 때 하나의 상처럼, 보상처럼 SNS를 사용하는 그런 방식으로 조금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아주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고 우리, 모두가 약간씩의 위험은 가지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더 커지게 됐을 때는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생각연구소'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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