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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팔매에 총질까지? 고생물학계 맞수, 마시 vs 코프의 '뼈 전쟁'

[YTN사이언스] 돌팔매에 총질까지? 고생물학계 맞수, 마시 vs 코프의 '뼈 전쟁'

■ 원종우 / 과학과 사람들 대표

[앵커]
과학 이야기 더이상 어렵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희 '괴짜과학'에서 쉽게 풀어드리죠.

오늘도 과학과 사람들의 원종우 대표와 함께하겠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의 주제는 지난번 에디슨과 테슬라, 전기전쟁의 이어서 맞수, 두 번째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하는데요.

오늘은 뼈 전쟁이라고 합니다. 다시 뉴욕 헤럴드 신문에 19세기 중후반쯤 '과학자들 격렬한 전쟁을 벌이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기사까지 실렸다고 하더라고요.

[인터뷰]
이때 평생에 걸쳐서 서로를 미워하고 죽도록 싸워댄 고생물학자가 있었어요. '오스니얼 마시'라는 사람과 '에드워드 코프'라는 사람인데요.

이 두사람의 싸움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미국 고생물학계의 엄청난 진보"라고 칭송한 반면, 다른 사람들은 과학적 발견이 아니라 추잡한 금맥찾기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앵커]
음, 굉장히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렇다면 지금부터 과학계의 영원한 맞수 마시와 코프, 두 사람이 벌인 전쟁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이제 링 위에 두 사람이 오르는데 선수 소개를 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럼 제가 먼저 오스니얼 마시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고생물학자랍니다. 고지식하고 무뚝뚝한 성격이라고 하고요.

부자는 아니었는데, 조지 피바디이라는 부유한 삼촌 덕에 피바디가 자연사 박물관을 세웠고요. 38세에 유산상속을 받아서 화석발굴에 뛰어들었습니다.

최고의 고생물학자상 '퀴비에 메달'까지 수상했습니다.

[인터뷰]
에드워드 코프도 역시 미국의 저명한 고생물학자고요. 성격이 굉장히 자유분방했고 뼛속까지 싸움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집안이 굉장히 부유해서 이미 19살 때부터 논문을 냈고, 24살에는 과학아카데미 회원이 됐고요. 1,400편의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아주 많은 논문을 쓴 사람입니다.

그리고 집안에 돈이 많기 때문에 그것으로 화석 발굴에 뛰어들었고, 미국 과학진흥협회 회장까지 지냈습니다. 막상막하죠.

[앵커]
물론 두 사람이 누구나 그렇지만, '아우, 난 쟤 그냥 싫어, 눈 뜨는 게 싫어, 숨 쉬는 게 싫어'이렇게 싫어하지는 않았을 것 아닙니까?

[인터뷰]
그런 경우는 흔하지 않죠. 이 두 분이 30대 때, 1864년에 처음 만났는데 (몇 년 후) 사건이 하나 터집니다. 여기 공룡 뼈가 보이는데요.

[앵커]
아 지금 공중에 공룡 뼈가 떠 있네요, 공룡 뼈입니다.

[인터뷰]
네, 보고 이상한 거 느껴지지 않으시나요?

[앵커]
글쎄요, 그냥 목이 길고 꼬리도 길고 일반적인 공룡 뼈를 잘 맞춰놓은 것 같은데요?

[인터뷰]
네, 이 공룡은 사실 앞뒤가 거꾸로 되어 있습니다.

[앵커]
아이고 세상에, 제가 그냥 봐선 잘 모르겠는데요.

[인터뷰]
네, 굉장히 구별하기 힘들죠. 코프가 엘라스모사우루스를 복원하던 당시에 머리와 꼬리를 반대로 붙인 거예요.

[앵커]
명성에 안 맞는 굉장히 큰 실수인데요?

[인터뷰]
그런데 그 당시에는 사실 너무 자료가 없기 때문에 그런 실수는 굉장히 흔했던 건데, 이걸 마시가 비웃으면서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이가 나빠질 수밖에 없었던 거죠.

[앵커]
살짝 약오를 것 같기도 했겠네요. 그런데 물론 이 정도의 논쟁, 마찰은 어느 경쟁자 사이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건데요.

본격적인 둘의 마찰은 언제 시작됐을까요?

[인터뷰]
이때가 사실 황금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부개척시대거든요. 과학이라고 하면 굉장히 최근 같지만. 서부 보안관들 싸우던 그 시대 때인데. 서부 사막에서 사막이 굉장히 많이 나오던 때입니다.

그래서 굉장히 학자들이 경쟁적으로 화석 채굴을 했고요. 서로 먼저 더 많이 발굴하겠다는 욕심이 싸움을 과열시킨 거죠.

어떤 일도 있었느냐면 마시 같은 경우에는 코프가 찾아내고 있는 지역의 인부를 매수해서 화석을 빼돌립니다.

[앵커]
에이, 너무했네요.

[인터뷰]
그런데 마시만 그런 것이 아니고, 코프는 또 몰래 마시의 지역에 가서 모르게 채굴을 했고요 완전히 장군멍군 상황이에요.

[앵커]
그러네요, 둘이 똑같네요.

[인터뷰]
이렇게 계속 서로를 염탐하고 정보를 뺏길까 봐 암호도 사용하고, 그리고 속임수도 난무하는 치졸한 전쟁이 이어졌던 거죠.

[앵커]
예, 둘이서 뭐 그렇게 영역 다툼을 하는 식으로 서부개척시대라고 했는데, 진짜로 총잡이 마냥 둘이 싸우곤 했는데, 실제로 총을 쏘진 않았겠죠?

[인터뷰]
실제로 쐈다고 합니다.

[앵커]
실제로 쐈답니까?

[인터뷰]
네, 흔하게 있는 일은 아니었겠지만, 돌을 던지며 싸우고 마주칠 일이 있으면 총을 쏘기도 하고 일부러 가짜 화석을 묻어두기도 하면서 치졸함의 극치로 치닫죠. 그리고 상대의 채굴지에 가서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하는 일까지 했습니다.

[앵커]
하다 하다 너무했네요. 그럼 중요한 화석을 잃을 수도 있잖아요.

[인터뷰]
네, 그런 것 다 무시하고 '내가 무조건 먼저 발견해야 해'라는 생각을 한 거죠.

[앵커]
이렇게 경쟁이 과열되면 정확한 고증을 통해서 완벽한 것을 복원해야 했을 텐데, 거기서 오류가 생기거나 하진 않았나요?

[인터뷰]
굉장히 많이 생겼습니다.

화석 관련한 역사는 오류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이 두 분 같은 경우에는 서둘러서 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먼저 발표하려고 (오류가 많았고), 그래서 이때를 분류학상의 융단폭격이라고 할 정도로 물론 좋은 결과가 많이 나왔지만 잘못된 결과도 많이 나왔죠.

[앵커]
그래도 싸울 만큼 많이 싸웠으니까 이제 둘 중에서 결국 누가 이겼을까, 말년을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인터뷰]
두 분 다 패배했다고 보는 게 맞는데요.

[앵커]
오? 서로 졌다?

[인터뷰]
네, 둘 다 졌다. 왜냐면 평생을 거쳐서 싸우고 화석을 너무 지나치게 집착적으로 모으다 보니까 재산을 두 사람 다 모두 잃고 알거지가 됩니다.

그래서 돌아가실 때, 마시는 지질조사국에서 여러 조사 건으로 인해서 쫓겨나게 되고요.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마시의 화석을 정부기금으로 한 연구라고 80톤을 압수해버립니다.

[앵커]
그렇군요.

[인터뷰]
코프도 비슷하게 몰락했고, 말년에는 생계유지를 위해서 20년간 모은 화석을 내다 파는데, 이게 잘 안 팔려서 헐값에 팔고 굉장히 가난하게 생을 마치게 됩니다.

[앵커]
그럼 둘은 현실적으로 봤을 때 말년이 안 좋았고, 평가도 엇갈리고 있는데 그 이외의 다른 쪽에서 이득 본 사람은 없을까요?

[인터뷰]
이 뼈 전쟁의 진정한 승리자로 거론되는 것은 마시, 코프 둘 다 아니고 미국의 박물관들입니다. 일단 그 당시에는 공룡이 9종만 알려져 있었어요.

[앵커]
아, 그것밖에 없었습니까?

[인터뷰]
네, 그것밖에 안 알려져 있었는데 이 두 사람을 통해서, 코프가 56종, 마시가 80종을 발견합니다.

[앵커]
엄청나게 발견했군요.

[인터뷰]
정말 엄청나게 발견한 거죠. 그래서 그 업적을 무시할 수 없고요. 그 다음에 우리가 알고 있는 공룡이 이분들에 의해서 발견이 됐습니다. 알로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이런 유명한 공룡들이 이분들에 의해서 발견된 거고요.

그리고 다윈이 두 분을 두고 "코프와 마시의 수집품은 진화론 최고의 받침대다"라고 칭찬할 정도로 대단한 수집을 하고, 분류하신 분들이고 두 분의 이론이 아직도 통용되고 있어요.

[앵커]
정리해보니까 결국 박물관들만 좋아할 일들을 해놓고 세상을 떠나신 것 아닌가….

[인터뷰]
자신의 재산은 다 잃어버리고….

[앵커]
자, 오늘 마시와 코프의 이야기를 해봤는데요. 고생물학계에서는 엄청난 자료 수집한 점, 그것은 학계에서도 인정받는 부분이고 다만 제대로 된 고증에 실패해서 혼란을 준 점도 엇갈린 평가를 받는 재밌는 에피소드 들어봤습니다.

원종우 대표와 함께하는 괴짜과학 다음 시간에는 더 재밌는 주제로 찾아오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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