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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작아지면 인구문제는 해결될까?…영화 '다운사이징'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매주 금요일, 다양한 문화 소식과 그 속에 숨은 과학 이야기를 나눠 보는 '과학 스포일러' 시간입니다. 오늘은 사람의 몸을 13cm로 줄여 소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를 준비했습니다.

먼저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오늘도 양훼영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오랜만에 작품 소개로 코너를 시작했는데요. 이 영화, 예고편만 보고도 저희 코너에서 하게 될 줄 알았어요.

그래서인지 오늘 무척 기대됩니다. 인간의 몸을 줄여 소인으로 살아가는 기술이 개발됐다는 설정부터가 신선한 것 같아요.

[기자]
영화는 노르웨이의 한 과학자가 과학실험에 성공하는 이야기로부터 시작되는데요. 사람의 몸을 무게는 2744분의 1로, 부피는 0.0364%로 줄일 수 있는 '다운사이징'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겁니다.

이렇게 하면 178cm 키의 성인이 12.7cm의 소인이 되는 거죠. 소인이 된 인간은 작은 공간에서 조금만 먹어도 살 수 있고, 쓰레기배출도 적겠죠.

게다가 몸이 작아졌으니 돈도 적게 들어서 지금의 1억 원이 소인으로는 120억 원의 가치가 돼 지금은 누릴 수 없는 초호화 생활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다운사이징은 처음에는 인구과잉 문제와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방법의 하나로 개발됐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다운사이징 기술은 또 다른 폐해를 낳았는데요.

만약 영화 속 주인공처럼 몸이 작아지는 대신 돈 걱정 살 수 있다면, 다시 돌아갈 수는 없어요. 그렇다면 두 앵커는 어떤 선택을 하실 건가요?

[앵커]
저는 다시 돌아갈 수 있으면 한 번쯤은 작아져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재밌을 것 같은데요. 근데 커질 수 없다면 저는 어려울 것 같아요.

저도 이대로 생활 할 것 같아요. 친구와 가족을 두고 혼자 호화롭게 생활하는 게 의미도 없을 것 같고, 무엇보다 사이언스 투데이 진행을 못 하잖아요. 제자리를 제가 지키겠습니다.

[기자]
아 그렇군요. 영화는 초반에 다운사이징 기술에 대한 소개와 주인공 부부가 다운사이징을 결심하는 내용, 그리고 다운사이징 시술 과정을 재미있게 그려냅니다.

하지만 영화 중후반부터는 파라다이스일 줄만 알았던 소인 세계에서도 인종차별과 계급문제, 난민 등 부정적인 측면이 드러나면서 관객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다운사이징이라는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너무 많은 사회문제를 담아내려다 보니 버겁지 않았나 싶습니다.

[앵커]
영화가 굉장히 유쾌하고 재미있는 줄만 알았는데, 나름 진지한 주제를 담아내고 있었네요.

그런데 이 영화의 핵심 설정이죠, 다운사이징 인간을 그대로 축소한다, 가능하지 않는 기술이죠?

[기자]
물론 당연히 가능하지 않습니다. 영화에서는 세포 하나하나의 크기를 줄일 수 있어 인간의 몸을 무게와 부피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나오는데요.

만약 세포의 크기를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해도, 영화에서처럼 한 번의 주사로 각종 세포는 물론 뼈나 피부, 머리카락 등의 크기를 모두 줄이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래도 영화에서 다운사이징 시술 전에 치아를 뽑는 장면이 있는데요. 이건 세포가 아닌 치아의 크기는 줄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비과학적 설정 중 나름 과학적인 설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저희가 과학뉴스를 소개하면서 미니 뇌, 미니 간 개발 소식을 전한 적이 있어요. 이런 걸 다운사이징의 한 기술이라고 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기자]
저도 찾아보니깐 지난해 카페B 시간에 미니 장기에 대해 알아본 적이 있었어요. 잠시 복습을 해보면, 미니 뇌나 미니 간처럼 인공 미니 장기를 '오가노이드'라고 하는데요.

줄기세포를 이용해서 최소의 기능을 가진 미니 유사 장기를 만드는 겁니다. 그러니까 세포의 크기를 줄여서 인간과 똑같은 장기를 만드는 게 아니라 세포의 수를 줄여서 크기는 작지만, 꼭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만 가진 인공장기를 오가노이드라고 합니다.

미국 연구진이 성인의 피부세포를 역분화시켜서 8주 만에 미니 뇌를 만들었는데요. 실제 사람의 뇌세포는 천억 개인 것에 비해 이 미니 뇌는 세포 수가 1~2만 개에 불과했지만, 스스로 뇌 신호를 전달하는 등 뇌 신경세포 활성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그러니깐 세포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고 세포의 수를 줄이는 방식을 이용한 거죠.

[앵커]
그럼 세포의 수는 줄일 수 있어도 세포 하나하나의 크기는 줄일 수 없다는 거네요?

[기자]
대부분의 세포는 크기가 다 정해져 있고 지방세포의 경우, 세포 안에 지방이 들어있어서 그 지방을 빼냄으로써 크기를 일반 세포 정도로 줄일 순 있는데요.

하지만 생명체를 이루는 기본 단위인 세포는 크기가 달라지기보단 세포의 수를 늘려 전체 생명체의 크기를 조절합니다.

[앵커]
그럼 왜 세포 크기는 변화가 없는 건가요?

[기자]
인간을 포함해 동물 세포는 10~100마이크로미터 크기로 이뤄져 있는데, 이 작은 크기는 이미 세포의 활동에 최적화된 크기이기 때문입니다.

세포는 세포막을 통해 산소와 양분을 받고 노폐물을 제거하기 때문에, 세포의 부피보다는 표면적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세포의 크기를 키우면 부피는 3배씩 커지는 것에 비해 표면적은 2배씩 커져 결국은 효율성이 떨어지게 되죠.

그래서 크기를 키우는 것보단 수를 늘리는 게 효율적이고요. 지금의 세포 크기는 최소한의 단위이기 때문에 연구자들이 지금보다 세포의 크기를 더 줄이는 방향은 연구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인간을 작게 만든다는 게 결국은 영화적 상상일 뿐이었네요. 그런데 영화가 그 기술을 개발한 게 인구과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했잖아요.

영화 킹스맨 1편에서도 인구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이 서로를 죽이는 방해전파를 개발하기도 했잖아요. 정말 지구를 파괴하는 가장 큰 문제가 인간일까요?

[기자]
현재 지구에 사는 인류는 약 75억5천만 명 정도인데요.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10억 명에 불과했던 인류는 20억 명이 되는 데까지는 100여 년밖에 안 걸렸고, 1970년대 다시 두 배가 늘어난 40억 명, 2011년에 70억 명 돌파했습니다.

현재 유엔에서는 2025년에 80억 명, 2050년에 96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앵커]
나라별로 보면 저출산이 문제라고는 하지만, 지구 전체로 보면 정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늘고 있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최근 많은 과학자들이 지구가 이미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고 지적하는데요. 실제로 우리는 지구의 모든 자원을 빠르게 사용하고 있는데, 세계자연기금에서 매년 선포하는 생태환경 초과일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화면을 보시면, 지구가 1년 동안 제공하는 식량과 에너지, 폐기물 자정능력 등을 더해 지구의 한계점을 날짜로 계산한 건데요.

과거에는 지구의 생태자원을 모두 다 사용하지 못하고 늘 남았는데, 1970년에 들어서 1년 치 생태자원을 1년 동안 모두 써버렸습니다.

이제는 지난해 2017년에는 8월 2일까지 앞당겨졌습니다. 그러니깐 8월 2일 되면 지구의 1년 치를 모두 사용했다는 겁니다.

[앵커]
이러다가 인간이 지구의 모든 자원을 다 쓰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멸종이라도 하는 걸까요??

[기자]
실제로 최근 인간활동으로 인해 여섯 번째 대멸종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는데요. 국제연구팀인 척추동물 2만7천 종을 분석해보니 멸종위기종이 아닌 동물도 개체 수가 최대 절반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온 건데요.

이 같은 개체 수 감소의 원인을 살펴본 결과, 177종의 포유류 모두가 서식지의 30%를 잃어 개체 수가 줄었고, 서식지의 80% 이상을 잃은 종도 절반 가까이나 됐습니다.

[앵커]
결국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도 환경파괴가 지구 전체의 생물에 위협이 됐다는 거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섯 번째 대멸종을 인류에 의한 생물학적 절멸이라고까지 강하게 표현하는 과학자도 있는데요.

과거 다섯 번의 대멸종에서는 생물 멸종이 100만 년에 걸쳐 진행됐다면, 인간에 의한 여섯 번째 대멸종에서는 그 속도가 100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대멸종 자체를 막을 순 없겠지만, 진행속도를 늦추기 위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환경파괴를 줄이는 일부터 실천해야 한다고 목소리 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영화 오랜만에 과학 팩트 점수 확인해봐야죠. 화면으로 함께 확인하시죠.

[기자]
영화 '다운사이징'. 작은 몸만큼이나 남는 것도 작다. 과학 팩트 별점 2개 반입니다.

[앵커]
영화처럼 사람의 몸을 줄이는 것을 불가능하지만, 환경파괴 그리고 인구과잉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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