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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을 현실로…'유전자 가위' 기술

■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바이오 분야 핫이슈와 트렌드를 알아보는 '카페 B'입니다.

사이언스 투데이의 바이오 길라잡이 이성규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기자]
요즘 한창 재판을 받는 최순실 씨를 보면 떠오르는 인물이 한 명 있어요.

제정 러시아 시절의 승려 라스푸틴인데요.

라스푸틴은 러시아 황후 뒤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다가 결국, 혁명으로 이어지게 한 인물입니다.

이 사람이 권력을 유지한 배경에는 당시 황태자가 앓던 특정 질병이 관련돼 있습니다. 화면 보시겠습니다.

[앵커]
황태자가 '혈우병'을 앓은 거군요.

혈우병은 희귀 유전 질환으로 알려졌는데요.

근본적인 치료제는 개발되지 못했죠?

[기자]
보통 사람은 피가 나면 피가 응고해 출혈이 멈추지만, 혈우병 환자는 혈액을 응고시키는 유전자가 고장이 나서 피가 멈추지 않습니다.

아직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어, 혈우병 환자는 혈액 응고 단백질을 수시로 맞아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고장 난 혈우병 유전자를 정상으로 교정하는 기술이 개발돼, 혈우병 정복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돌연변이가 생겨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교정한다는 건데요.

최근 바이오 분야에서 가장 '핫'한 이슈인 '유전자 가위' 기술 덕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기술인지 설명 좀 해주시죠?

[기자]
유전자 가위 기술은 특정 유전자를 내 마음대로 편집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 등 특정 유전자를 골라내 마치 가위로 잘라내듯 없애버린 뒤, 그 자리에 정상 유전자를 끼워 넣는 기술입니다.

한마디로 원하는 유전자를 자르고 붙이는 만능 가위 같은 기술인데요.

특정 유전자만 없앨 수도 있고요.

고장 난 유전자를 없앤 뒤 정상 유전자로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박상욱 /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 연구위원 : 환자의 (특정) 유전자가 망가졌는데, 그 유전자만 목표로 하는 유전자 가위를 도입하고 정상적인 DNA(유전자)를 넣어주면 망가진 유전자가 정상적인 유전자로 교체되는 복구 현상이 일어납니다. 그런 방식으로 유전자를 망가뜨리지 않고 정상적인 유전자로 교정할 수 있습니다.]

[앵커]
유전자 가위 기술은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 응용할 수 있다는 건데요. 어떤 질병에 응용되고 있나요?

[기자]
언급한 '혈우병'의 경우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정상적인 '혈액응고인자' 유전자를 환자에게 삽입합니다.

그러면 이 환자는 피가 나면 혈액응고인자가 만들어져 혈액이 응고될 수 있게 되는 거죠.

현재 미국에서 임상시험 진행 중입니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인체 면역세포를 감염시켜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붕괴시킵니다.

에이즈 바이러스가 면역세포에 침입하려면 면역세포 표면에 특정 단백질이 있어야 가능한데요.

그래서 유전자 가위로 면역세포의 이 단백질 유전자를 없애버리는 겁니다.

그러면 에이즈 바이러스가 면역세포를 감염시키지 못하게 되는 거죠.

그렇게 되면 바이러스는 우리 몸에서 증식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바이러스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앵커]
유전자 가위, 사실상 거의 모든 질병에 다 적용할 수 있는 텐데요.

그렇다면 질병 치료 외에도 동물이나 식물에도 적용되고 있죠?

[기자]
일반 돼지보다 근육량을 늘린 '슈퍼 돼지' 들어봤을 텐데요.

이 돼지는 근육 억제 유전자를 유전자 가위로 없앤 돼지입니다.

그러면 근육 억제한 게 풀리니깐 일반 돼지보다 지방이 적고, 근육이 많은 특징이 있습니다.

이게 중국에서 국내 연구팀과 공동으로 개발했는데, 중국은 살코기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돼지가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는 겁니다.

그리고 콩의 경우,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몸에 좋은 기름이 많은 콩이 개발되기도 했는데요.

그러면 콩 특유의 고소한 냄새도 나면서 몸에 좋은 기름도 가지고 있으니깐 실용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옥수수나 벼 등의 농작물이 병충해에 잘 걸리지 않도록 유전자를 조작하는데에도 유전자 가위가 이용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콩이나 농작물을 유전자 조작을 한다면 GMO가 떠오르잖아요.

GMO는 이런 병충해에 세균이나 미생물 다른 유전자를 삽입해서 논란이 되는데, 유전자는 고장 난 것을 없애버리고 원래 있던 정상 유전자를 넣은 것이기 때문에 GMO에서 자유롭습니다.

[앵커]
하지만 이 같은 응용성에도 불구하고 유전자 가위 기술에 대한 논란도 있습니다. 유전자 가위 기술,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예를 들면 맞춤형 아기는 특정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없앤 아기를 말할 수 있습니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질병 유전자를 없애야 하니깐, 배아 단계에서 처리해야 하는데요.

현재 국내에선 인간 배아의 유전자를 건드리는 것은 불법이어서 우리나라에서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의 파급력이 크다 보니 영국과 미국, 중국 등 해외에서는 연구를 허용하는 추세인데요.

물론 유전자 가위로 인간의 배아를 다루는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다만 규제가 과도할 경우 국내와 해외 간 기술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불필요한 부작용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들어보겠습니다.

[김진수 / 기초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장 : 해외에서 활발히 연구하면서 이 기술이 발달하고 안전성이 입증될 수 있죠. 그러면 나중에 우리는 고가를 들여 (기술을) 수입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고요. 지금 당장 유전 질환이 있는 분들이 많아요. 자녀를 낳으면 그 질환을 물려주게 되는데 이 기술을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면 해외 나가서 인공수정을 받고 들어올 수 있고….]

[기자]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 허용해야 할 연구 분야와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한 분야를 정하는 등 합리적인 규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유전자 가위기술이라는 것이 난치병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는 희소식일 수도 있는데 반대로 악용될 소지가 있어 아직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유전자 가위에 대해서 들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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