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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하는 의사? 소신 있는 괴짜 의사 최휴진

■ 최휴진 / 동아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앵커]
과학계 다양한 인물을 만나보는 시간이죠. 특별히 오늘 <탐구인>에서는 영상을 통해 주인공을 먼저 만나볼까 합니다.

화면 함께 보시죠.

눈여겨보신 분 계실 것 같은데 이 영화는 곽경택 감독의 영화, 챔피언의 한 장면입니다.

저기에서 특이한 관객으로 등장하는 배우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놀라운 건 저 배우가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라는 건데요.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의료계 만능 엔터테이너, 동아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최휴진 교수를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화면으로 먼저 만나 뵀는데 오래전 배우로 활동했던 모습인 것 같습니다.

'동일인물인가?'라고 시청자분들이 오해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맞으신 거죠?

[최휴진 / 동아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네, 맞습니다.

[앵커]
제가 외람된 질문이지만 성함이 최휴진 교수님이시니까 본명이 맞으신 건지 궁금해요.

[최휴진 / 동아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네, 직업과 이름이 잘 맞는다고 여러 번 이야기 듣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휴진하시고 오셨나 봐요.

[최휴진 / 동아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오늘 휴진하고 왔습니다.

[앵커]
계속해서 의료활동을 하고 계신 거죠?

[최휴진 / 동아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네, 맞습니다. 전문의를 따고 일본에서 공부하던 중에 동아대학 병원이 설립되면서 공채 1기 교수로 들어왔으니까 의사 생활 한지는 벌써 30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개해 주셨듯이 신경외과 교수고요, 그중에서도 특히 척추 수술 분야가 전공입니다.

주로 디스크 질환이나 척추 협착증 같은 퇴행성 질환이나 척추종양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고요.

[앵커]
이제야 의사 선생님 같네요. 그럼 아까 영상처럼 배우 활동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요?

[최휴진 / 동아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네, 1999년에 개봉한 곽경택 감독님의 '닥터 K'란 영화가 신경외과 의사를 다루는 내용이었어요.

그래서 감독님이 저에게 자문을 구하는 과정이 있었고, 이 영화를 촬영할 때 동아대학교 병원에서 촬영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친구, 달마야 놀자, 재밌는 영화, 챔피언 부산 등 10여 편에 출연하게 되었는데 직업이 의사이다 보니 의사 역할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너무 의사 같지 않고 어색하다고 해서 그 이후로는 형사나 이상한 관객 혹은 도박꾼 같은 의사 외의 역할을 맡고는 오히려 호평을 받았습니다.

[앵커]
현실 세계에서는 의사, 배우로 활동하고 계시는데 영화에서는 더 다양한 직업을 가지게 됐고, 혹시 지금 의사와 배우 외에 또 다른 직업도 가지고 계시는가요?

[최휴진 / 동아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네, 다른 직업은 없습니다.

그래도 배우 말고 제가 이것저것 많은 일을 했습니다. 고교 시절에는 펜싱 선수도 했고요, 대학 때는 그룹사운드 활동을 하기도 했죠.

그리고 전문의가 되고 그 후로 10년 넘게 여러 나라를 다니며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기도 하고, 강사 자격증도 획득했습니다. 지금도 밴드에서 드럼을 맡아 활동하고 있고요.

[앵커]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가지 경험을 많이 하셨는데요.

이런 활동들이 본업인 의사 일에는 어떤 영향을 주던가요?

[최휴진 / 동아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너무 극적이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다 보니 평소 일상 탈출할 무언가가 필요하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영화에 출연하게 되면서 우선 너무 즐겁고 신기하고 재밌었습니다.

배우 활동도 하다 보니 업무상 스트레스로 많이 해소되고 따라서 업무의 효율도 올라가고 매일 매일이 오히려 즐겁더라고요.

그러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나씩 도전 후 성취감을 얻는 경험들이 쌓이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깨달은 건,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건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앵커]
하고 싶은 건 하고 살아야겠다고 하셨는데 다음 질문드릴 게 하고 싶은 말도 하시는 분인 것 같아서 이런 질문을 드리는데요.

교수님은 "한국에서는 척추 수술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서 논란이 된 적도 있었습니다.

이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씀하신 거죠?

[최휴진 / 동아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네, 맞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신경외과 분야 중 척추 수술 분야가 전공입니다.

근데 우리나라는 인구수에 비해 척추 수술 건수가 전 세계적으로 제일 높은 나라 중에 한 나라입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척추 질환은 수술하지 않고 치료가 되며 수술 요법은 다른 비수술적 치료를 하여도 치료되지 않는 경우에 시행하는 최후의 치료법입니다.

제가 외과 의사이면서도 이런 주장을 했다가 항의를 받은 적도 많지만, 제 판단은 그러했고, 이런 부분을 숨김없이 이야기했습니다.

[앵커]
척추 수술에 대해서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계시고요.

화제를 좀 돌려보죠. 요즘을 '융합의 시대'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교수님은 수술하시거나 병원에서 진료 보실 때 융합을 잘 시도하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어떤 건지 소개해주시죠.

[최휴진 / 동아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척추 수술을 해보니 물론 좋아지는 분도 많지만, 오히려 합병증이 생기거나 수술 전보다 더 안 좋은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더 좋은 치료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타 의학과 협진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을 통합한 진료 시스템을 만들어 90년대 중반쯤에 척추센터를 발족했습니다. 지금은 통합진료가 많지만, 그때만 해도 그런 시스템이 없었거든요.

또 지금도 환자 입장에서 진료하려고 노력해요. 만약에 수술을 받아야 할 경우는 한 군데에서만 소견을 듣지 마시고 두세 군데 다른 병원에서의 소견도 들어 보고 결정하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특히 제가 치료하고 있는 환자들은 대부분 고령이셔서 진료할 때 ‘만약 내 부모라면 내가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하며 소통을 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교수님처럼 이런 행동을 했을 경우에 의학계가 좀 보수적이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에서 논란이 일어나고 아무래도 영화도 출연하시는 유명한 의사 선생님이시다 보니까 논란이 증폭됐던 부분도 있던 것 같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의사 생활할 때 어려운 부분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최휴진 / 동아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네, 아무래도 그렇죠. 제가 외과 의사이면서도 수술에 대해 이런 주장을 하고 있어서 많은 동료, 후배 의사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는데요.

그분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실 저도 상당히 곤혹스럽고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기도 했습니다만 제 판단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또 이런 생각을 가지신 다른 교수님들도 계시니까 용기를 내서 계속할 생각입니다.

이렇게라도 문제점을 조금씩 고쳐갈 수 있다면 제 선에서 나름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앵커]
만약 평범하고 전형적인 길을 걸어왔다면, 지금 어떤 의사가 되어 있을 것 같으세요?

[최휴진 / 동아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매일 새벽에 출근하여 콘퍼런스, 회진, 외래진료, 수술 같은 일을 하면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한 생활을 계속하고 있었겠죠.

저의 선배님들이 정년 퇴임 후 업무가 줄어들면 매우 불안해하시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어쩔 줄 모르시더라고요.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해본 것이 저 스스로 생각의 폭을 넓히고 열린 시각을 갖는데 도움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건 시스템의 문제긴 하지만, 후배 의사들도 소신껏 의견을 펼치고 진료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런 환경들이 빨리 조성되었으면 싶은 마음입니다.

[앵커]
후배들을 위한 애정 어린 조언도 해주셨는데 끝으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도전을 계속해오고 계신 데 앞으로 어떤 일을 해보고 싶으신가요?

[최휴진 / 동아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이런 소견을 피력했다가 다른 의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습니다만, 우리가 현대 의학을 공부했다고 해서 한의학이나 대체 의학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이런 의학이 효과가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현대 의학과 접목해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는 일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또 직접 꼭 그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앵커]
이제는 평생 직업이 의미가 없어지는 시대잖아요. 무슨 일을 하든지 교수님처럼 즐겁게 즐기면서 소신을 가지고 일한다면 그것이 평생 행복의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동아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최휴진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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