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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본색] "내 죽거든 우주에 뿌려다오"…소변으로 성조숙증 진단

[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서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혜리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얘기부터 나눠볼까요?

[기자]
네, 최근 우주 관련 소식이 들려오고 있죠.

조금 전 보도해드렸던 천리안 2A 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는 소식과 한국형 발사체 엔진 시험 발사가 성공했다는 소식. 그리고 차세대 소형위성 발사됐다는 소식까지 연이어 들려왔는데요.

[앵커]
정말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최근에 발사체가 발사되는 모습을 계속 접하고 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통 이렇게 발사체가 발사될 때는 하나의 위성만 실려서 발사되지 않죠. 보도해 드렸듯이 여러 개의 위성이 한꺼번에 발사됩니다.

특히 미국 스페이스X가 개발한 '펠컨 9' 로켓을 통해 우리나라의 차세대 소형위성이 발사됐을 때 우리나라 위성을 포함해 전 세계 60개가 넘는 위성이 함께 발사됐습니다.

[앵커]
보도를 보니깐 소형 위성이라고 해서 정말 작더라고요.

[기자]
그런데 이때 우주 관측을 위한 위성만 실려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앵커]
위성 말고 다른 것도 있나요?

[기자]
네, 우리나라 차세대 소형위성과 함께 우주로 발사됐던 것 중에는 죽은 사람의 '유해'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발사체의 사람의 유해도 함께 실어서 보냈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이른바 '우주장'이라고 부르는 우주 장례식이 열린 건데요.

미국 현지 시각으로 4일 미국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펠컨 9' 로켓이 발사됐을 때 150명의 유해가 담긴 소형의 위성도 함께 실렸던 겁니다. 그러니까 화장하고 남은 재를 담은 캡슐에 담아서 인공위성에 실어, 로켓으로 쏘아 올린 건데요.

미국에서 이렇게 상업적으로 그러니까 장례를 치르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아서 대규모 '우주장'을 치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앵커]
대규모라고 하니깐 이런 걸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유해가 담긴 위성을 쏘아 올린 업체는 2010년대 중반부터 '우주장' 사업을 해 미국의 한 벤처기업입니다.

이 업체는 유해 1구에 3백만 원 정도의 돈을 받고 '우주장'을 치르는데요.

화장한 재의 일부를 가로·세로 1㎝가량의 작은 캡슐에 담고요, 캡슐에 고인의 이니셜을 각각 새깁니다.

이렇게 모인 캡슐은 길이 15㎝의 정사각형 박스에 차곡차곡 넣어져 인공위성에 실어서 우주로 보내는 거죠.

[앵커]
그러면 우주로 이 위성이 발사되면 계속 지구 주변을 돌게 되는 건가요?

[기자]
우선 위성은 지구 주위를 4년 동안 돌다가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타서 없어집니다.

위성의 움직임은 실시간으로 업체를 통해 파악되고요, 관련 정보는 유족들에게 전달됩니다.

[앵커]
고인의 위치가 어디 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게 신기하네요.

고인들은 아무래도 생전에 우주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셨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150명의 유해 가운데 30명은 일본인이었는데요.

독특한 점은 '은하철도 999'를 만든 만화가, 마쓰모토 레이지 씨가 생전 장으로 그러니까 생존해 있지만, 자신의 손톱 일부를 잘라 캡슐에 담는 방식으로 '우주장'에 참가했다는 겁니다.

[앵커]
아직 돌아가시지 않았죠?

[기자]
그렇죠. 마쓰모토 레이지 씨는 '은하철도 999'를 비롯해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명성을 얻었는데, 아무래도 평소 우주에 대한 사랑이 이런 결정을 내리게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우주를 향한 마쓰모토 감독의 사랑을 짐작해볼 수 있네요.

그러면 '우주장'에 참여한 분들의 또 다른 사연은 어떤 게 있나요?

[기자]
네, 우선 2016년 세상을 떠난 미국인 제임스 에버린 씨의 사연도 인상적인데요.

평소 그는 자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 나가 로켓 발사 사진을 촬영할 정도로 미사일과 로켓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망할 때 우주에 유골을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이번에 그 유언이 이루어지게 된 겁니다.

[앵커]
거기다 이번에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됐잖아요.

[기자]
네 맞습니다. 그리고 일본인 간바라 겐지 씨는 2006년 사망한 딸의 유골을 인공위성에 넣어 우주로 보냈는데요.

그녀도 마찬가지로 사망할 때 '우주장'을 희망했다고 전해지는데, 아버지가 딸의 유언을 들어주게 된 거죠.

[앵커]
사연을 들어보니깐 뭉클하고 감동적인 생각이 들면서 한 편으로는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한 과학기술이 놀랍기도 하고요.

'우주장'을 원하시는 분들이 앞으로 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우주장'을 치른 업체 측은 앞으로도 희망자가 일정 숫자에 이르는 대로 '우주장'을 또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런 일이 가능해진 것도 있고요,

매장이나 화장과 같은 장례 방식이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문제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런 것을 대체할 수 있는 장례 방식으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렇게 로켓이 유해가 담긴 위성을 탑재하고 쏘아 올리는 방식도 있지만, 미국이나 영국에선 거대한 기구에 유해가 담긴 항아리를 매달고 공중에서 뿌리는 방식의 '우주장'도 선보인 바 있거든요.

앞으로 자연으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한 사람의 생애가 첨단 기술에 힘입어 좀 더 친환경적이면서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일반인들의 '우주장' 얘기를 들으니깐 발사체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짐작해볼 수 있는데요.

그럼 다음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네, 성조숙증을 소변으로 진단할 수 있다는 내용과 관련된 이야기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성조숙증을 진단받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게 생각나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통계를 기준으로 성조숙증 어린이가 10년 사이 15배 늘어난 건데요.

서구화된 식습관이나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이런 현상이 심화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문제는 단순히 2차 성징이 빠르게 나타나는 것 자체라기보다는 이로 인해 호르몬 문제를 일으키거나 특히 성장판이 닫혀서 키가 덜 자라게 되면서 부모들이 자녀를 병원에 데려가게 되는데요.

그런데 현재 진단과정이 번거롭고, 또 아이들이 겪기에는 고통이 크다는 겁니다.

[앵커]
어떤 과정을 거치는 건가요?

[기자]
우선 혈액 속의 성호르몬 농도를 측정하기 위해서 피 검사를 하는데요.

단순히 피를 한 번 뽑는 것이 아니라, 몸속에 있는 성호르몬의 농도를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 호르몬 방출을 유도하는 주사를 맞고요.

주사를 맞고 난 후 주기적으로 채혈해서 농도 변화를 살펴보게 되는 겁니다.

[앵커]
한 번 뽑는 게 아니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최종 검사가 끝나고 난 후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시간도 5∼6시간, 길게는 하루가 걸리기 때문에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고통스러울 수도 있는 거죠.

[앵커]
과정이 복잡한데 이번에 소변으로 이를 진단하면서 이런 과정을 대폭 줄였다고 들었는데요. 그렇다면 처음부터 소변검사로 진단하면 좋았을 텐데요.

[기자]
성호르몬이 소변 속에는 혈액보다 훨씬 적게 들어있기 때문에 피를 채혈한 건데요.

그런데 이번에 연구진이 소변 속에 적게 들어있는 성호르몬을 확산해서 신호를 강하게 증폭한 것이 핵심 기술입니다.

[앵커]
강하게 증폭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네, 우선 소변 속 성호르몬과 결합할 수 있는 금으로 된 나노 입자를 만들고요.

이 입자 주변에 강한 신호를 줄 수 있는 화학물질 입자를 700만 개 정도 붙인 건데요.

나노입자가 소변 속 성호르몬과 결합하고 나면 700만 개의 화학물질이 강한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성호르몬이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연구진은 이를 '바코드'에 비유했는데요.

연구진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이효진 / KIST 선임연구원 : 마트 같은 데서 바코드를 찍으면 바코드가 어떤 물건이라고 알려주듯이 저희가 화학물질의 신호를 찍으면 에스트라디올(성호르몬)이 있다고 알려주는 것처럼 이런 방식을 통해 신호 증폭을 하게 되는 거죠.]

[앵커]
우리 몸속에 있는 다른 물질을 찾을 때도 도움이 될 것 같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이 방법은 도핑테스트와 같은 원리인데요. 몸속에 있는 아주 적은 양의 약물을 검출하는 것처럼 소변을 이용해서 호르몬을 찾아내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진단법이 도핑 검사의 정확도보다 훨씬 높고 기존보다도 100만 배 높다고 하니깐 앞으로 다양한 방법에 이런 원리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고 정확도까지 높아졌다고 하니까, 하루빨리 현장에 도입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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