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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이용해 뇌 질환 치료한다…'광유전학' 기술

■ 김정진 / KIST 선임연구원

[앵커]
매주 목요일은 다양한 바이오 관련 소식을 알아보는 카페 B, 시간이죠,

오늘은 바이오 길라잡이 이성규 기자를 대신해서 특별한 분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뇌에 대해서 인간이 알고 있는 것은 극히 일부인데요.

오늘은 뇌 연구와 관련해서 '광유전학' 기술에 대해 KIST 김정진 선임연구원과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뇌는 소우주'라고 불릴 정도로, 미지의 영역인데요.

뇌의 비밀을 풀기 위한 여러 방법 가운데 최근 빛을 이용한 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광유전학' 기술이라고 불리는데요. 우선 이 기술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해 주시죠?

[인터뷰]
광유전학 기술은 특정 파장의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신경세포에 넣은 뒤, 빛을 쪼여 신경세포의 활성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기존 뇌과학에서 풀지 못했던 많은 질문을 해결해주고 있는데요.

이전에는 특정 뇌 부위의 기능을 알기 위해서는 관심 뇌 부위를 절제하거나 높은 전류를 이용하는 방법만이 가능했습니다.

이런 방법들은 전체 뇌 부위에 영향을 미쳐 세부 신경세포와 신경회로의 기능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광유전학 기술이 보편화 되면서 특정 신경세포나 신경회로가 기억 등 사고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인과 관계를 밝히는 연구가 가능해진 겁니다.

[앵커]
설명을 듣고 보니 광유전학 기술, 다방면에 활용 가능할 것 같은데요.

지난 2014년 미국 MIT 연구팀은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해 생쥐의 특정 기억을 조작하는 데 성공했죠.

트라우마와 같은 나쁜 기억을 제거하거나 좋은 기억으로 덮어씌우는 것, 가능한 건지요?

[인터뷰]
미국 MIT 도네가와 스스무 교수팀은 기억 관련 세포들의 활성만을 조절하는 신기술을 개발해 특정 기억을 조작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현재 공간에 대한 기억이라던가 특정 자극으로 유발되는 나쁜 기억은 제거하거나 촉진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기억을 덮어씌우는 것은 좀 더 연구가 많이 필요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현재 나쁜 기억이나 나쁜 감정을 처리하는 데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우선 인간 뇌가 나쁜 기억과 좋은 기억을 어떻게 다르게 저장하는지를 신경세포 수준에서 이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 같고요.

이런 연구를 통해 나쁜 기억과 좋은 기억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만약 있다면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치매나 파킨슨병 등 뇌 질환은 우리 사회의 큰 문제인데요.

광유전학 기술이 이 같은 질병 치료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 건지요?

[인터뷰]
치매와 파킨슨병을 치료하기 위한 관심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데요.

치매의 기억 감소와 파킨슨병의 운동기능 저하를 해결하기 위해 광유전학을 활용한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광유전학 기술은 치매나 파킨슨 환자의 치료 표적인 세부 뇌 회로에서 새롭게 신경 세포를 정의해주고 관련 분자 기전을 찾는 일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광유전학 기술을 활용한 정확한 뇌 부위와 관련 신경 세포의 기능 규명은 부작용이 적은 치료법 개발에 있어 더욱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많은 연구자가 광유전학을 활용해 치매와 파킨슨병의 새로운 표적 뇌 회로를 발굴하고, 치료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앵커]
광유전학 기술, 사람에게 적용하려면 빛을 사람의 뇌 신경세포에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등의 문제를 극복해야 할 것 같은데요.

상용화를 위한 걸림돌,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까요?

[인터뷰]
몇 가지 문제점이 있는데요.

먼저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인간 뇌에 전달하는 방법입니다.

동물의 경우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뇌에 넣기 위해서는 바이러스를 이용하는데요.

이를 실제 환자에게 적용하려면 뇌에 주입하는 방식과 인체에 해가 없는 안전한 바이러스를 이용해야 하고요.

또 광유전학 단백질을 인간 뇌에 넣은 뒤, 빛을 전달하는 방식도 고민해야 하는데요.

현재는 동물의 뇌에 구멍을 뚫어 광섬유를 통해 빛을 전달하는데요.

최대한 비침투적이고 안정적으로 환자 뇌에 적용될 수 있는 방식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광유전학 기술이 뇌 연구에서, 강력한 도구이다 보니 언젠가는 노벨상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앞으로 더 그 응용분야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광유전학 기술의 미래,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실제 광유전학 기술을 개발한 과학자들이 언젠가 노벨상을 탈 것이라는 기대가 많이 있는데요.

그만큼 광유전학 기술 개발로 저희가 새롭게 뇌에 대해서 알게 된 사실이 많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 인간의 인지나 감정, 운동 조절에 대해 많은 의문이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광유전학 기술의 응응 범위는 무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기술이 가설의 인과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매우 편리한 방법을 제공하기 때문인데요.

광유전학 기술을 통해 뇌가 행동을 제어하는 방식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면, 퇴행성 뇌 질환이나 발달 장애 등 다양한 뇌 질환의 새로운 치료 방법도 개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박사님도 뇌를 연구하시지만, 뇌는 참 연구하기 어려운 대상인 것 같습니다.

물론 30여 년 전과 비교하면, 뇌 과학이 급속도로 발전한 것도 사실인데요.

인류가 뇌의 비밀을 완전히 규명하는 것, 가능할까요?

[인터뷰]
뇌과학 분야는 연구하면 연구할수록, 모르는 것이 더욱 많아지는 신비로운 분야입니다.

그만큼, 뇌과학 연구가 과학자에게 주는 즐거움도 크고 동시에 어려움도 많은 분야인 것 같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뇌과학은, 특히 기술적인 면에서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광유전학이나 뇌 추적 기술 등이 나오면서 저희는 좀 더 자세히 뇌를 시각화할 수 있게 됐고요.

세포 단위나 특정 뇌 회로 단위로 뇌를 조절하면서 행동 조절에 관한 많은 힌트를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뇌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측면으로 뇌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개개의 과학자들의 시점 변화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물리, 수학을 포함한 다른 분야의 과학자들과의 협업에 의한 것일 수도 있는데요.

이를 통해 개별 신경세포의 기능을 규명함과 동시에 전체 뇌 시스템을 단순화할 수 있다면, 인간이 뇌를 완전히 이해하는 날이 한층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나갈지에 달려 있는 것 같네요.

이번 시간에는 빛을 이용해서 뇌 신경세포를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술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앞으로 더욱 발전된 기술이 개발돼서 나쁜 기억을 제거한다거나 치매를 정복했다 같은 희소식이 전해지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KIST 김정진 선임연구원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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