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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영역 도전…인공 생명체

■ 이성규,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바이오 분야 핫이슈와 트렌드를 알아보는 '카페 B' 코너입니다.

사이언스 투데이 바이오 길라잡이, 이성규 기자 나왔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어떤 주제를 다룰 건지요?

[기자]
추석 연휴가 꽤 길면서, 영화 본 분들도 꽤 있을 것 같아요.

저도 몇 편 찾아서 봤는데, 그 가운데 한편을 준비했습니다.

SF 영화 '스플라이스'인데요.

영화는 조류와 어류 등 서로 다른 종의 DNA와 인간의 DNA를 결합한 인간도 동물도 아닌 새로운 생명체의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신이 아닌, 인간이 창조한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거죠.

[앵커]
예전에 '인조인간 케산'이라는 만화도 있었고요.
프랑켄슈타인은 영화로도 여러 번 제작되기도 했는데요.

인공생명체, 흥미로운 주제인데 이와 관련해 지난해 미국에서 중요한 사건이 있었죠?

[기자]
지난해 미국 하버드대에서는 전 세계 과학자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밀회의가 열렸습니다.

이 회의에서는 인간의 유전자 전체를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계획을 논의했습니다.

주최 측은 10년 안에 세포 단위에서 모든 인간 게놈을 합성해 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이 회의는 비밀로 열렸다는 점 외에도 여러모로 과학계 안팎으로 비상한 관심을 끌었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과학계의 주목을 받은 건가요?

[기자]
인간 유전자 합성에 대한 긍정론과 부정론을 동시에 불렀는데요.

예를 들어 이식용 장기를 DNA 합성으로 실험실에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DNA를 합성할 수 있다면 생물학적 부모 없이도 인간을 창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윤리적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네, 그런 윤리적 문제 때문에 회의에 초청을 받고도 참석을 거부한 과학자들도 있었죠?

[기자]
네, 일부 과학자들은 초청을 거부하고 윤리적 문제 등을 비판했는데요.

회의를 주도한 조지 처치 하버드대 교수는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생물의 세포 전반에 걸쳐서 게놈 합성 능력을 높이려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표라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윤리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이 인간의 게놈을 합성하려는 것은 그만큼 유용성이 크기 때문일 텐데요.

그 점에 대해선 잠시 뒤 얘기하기로 하고, 사람의 유전자 전체를 인공적으로 합성해내겠다, 얼핏 들어도 보통 일은 아닐 것 같은데요.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건지요?

[기자]
인간 게놈 프로젝트라고 들어보셨죠.

1990년에 시작해 2003년에 완성됐는데요.

인간의 유전자 전체를 해독한 거였죠.

유전자를 해독했다는 건 유전자를 구성하는 DNA 염기쌍의 순서를 규명했다는 의미고요.

이 순서에 맞춰 DNA를 실험실에서 합성하면, 인간 유전자 전체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되는 거죠.

[앵커]
네, 그렇군요.

유전자를 합성한다는 게 보통 일은 아닐 텐데요.

실제로 생명체의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낸 사례가 있나요?

[기자]
올해 초 미국 연구팀은 효모의 유전자 일부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효모는 빵이나 맥주를 만드는 데 쓰이는 미생물이기도 한데요.

연구팀은 효모의 게놈 1/3을 합성하는 데 성공하고, 이를 살아있는 효모에 넣어 정상적으로 생명현상이 유지되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올해 안으로 나머지 게놈도 모두 합성할 계획이고요.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생명현상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유전자만을 지닌 인공 세균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사람의 유전자가 아닌 세균이나 효모 같은 단세포의 경우 유전자 합성에서 일부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데요.

과학자들이 생명체의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려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이라고 볼 수 있나요?

[기자]
인간이 만든 유전자를 지닌 생명체는 일종의 인공 생명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 같은 인공 생명체는 자연계 생명체에는 없었던 새로운 기능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기능에 필요한 유전자 집단을 인공적으로 합성해 끼워 넣어 주는 거죠.

말라리아 특효약에 쓰이는 '아르테미시닌'을 생산하는 효모를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아르테미시닌은 식물이 만들어내고 효모는 못 만드는 물질인데, 효모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전문가 인터뷰 듣고, 이어가겠습니다.

[최인걸 / 고려대 생명공학과 교수 : 원래 그 물질(아르테미시닌)의 원료는 개똥쑥인데, 개똥쑥은 식물이고 식물은 키우기도 어렵고 하니깐, 식물에 있는 (아르테미시닌) 생합성 경로에 필요한 효소 (유전자)들을 전부 다 효모에 다 옮겨서 효모 안에서 생합성을 해내는 그런 방식을 사용한 겁니다.]

[기자]
여담이지만, 이 인공 효소는 해외에서 개발된 건데요.

아르테미시닌이 말라리아 특효약으로 쓰이게 되면서, 중국 농가에서 개똥쑥 생산량을 늘렸습니다.

돈이 되니깐 그런 건데요.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현재 인공 효소를 통한 생산은 중단됐습니다.

[앵커]
아무리 좋은 기술도 상용화에는 경제성이 큰 부분을 차지하죠.

이렇게 인공적으로 유전자를 합성해 생명체를 만드는 것을 '합성 생물학'이라고 하는데요.

최근 바이오 분야에서 뜨거운 이슈이기도 하죠?

[기자]
기존 유전공학 기술로도 미생물에 유전자를 넣을 수는 있어요.

하지만 이 방법으로는 아르테미시닌과 같은 물질을 만들어낼 수가 없습니다.

여러 개의 유전자가 필요하고 그 유전자의 산물인 단백질들이 정교한 순서대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합성 생물학을 이용하면 이 같은 과정 전체를 인간이 설계하고, 그 설계대로 작동하는 일종의 세포 공장을 만들 수 있는 겁니다.

사실상 현재 생명공학으로 적용 가능한 분야 대부분에 응용할 수 있는 건데요.

전문가 인터뷰 들어보겠습니다.

[이승구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합성연구센터장 : 기존 생물학에서 구현하고자 했던 거의 모든 영역, 예를 들면 헬스케어라든지, 화학, 농업, 환경 등이 장기적으로 합성생물학의 응용분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새로운 유전자 회로를 설계해서 미생물이나 효소 산업에 적용하면 생산성을 더 높일 수 있고 기존에는 생산하지 못했던 물질들을 생명체를 이용해서 생산할 수 있게 됩니다.]

[기자]
이 같은 점에서 정부는 지난 27일 발표한 '제3차 생명공학 기본계획'에서 합성생물학 등을 혁신형 R&D 과제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 분야 연구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앞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 기대해 보고요.

앞서 인조인간에 대한 우려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대장균이나 효모는 하나의 세포로 이뤄진 하등 생물인데요.

그래서 이들은 유전자를 합성해 세포 하나에 넣어주면 그 자체를 인공 생명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인간은 대략 10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된 고등 생물이거든요.

인간 세포 하나에 인공 유전자를 넣어준다면 인공 인간 세포라고는 부를 수 있겠으나, 이를 인공 인간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실제 사람이 탄생하려면 배아 단계부터 건드려야 하는데 이게 쉬운 일은 아니고요.

또 인간 게놈을 합성하는 것 자체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영화 속에서나 봤던 인조인간의 등장은 사실상 요원한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인간 게놈 합성은 의학적으로나 산업적으로 의미가 크고요.

이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사회적, 윤리적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건으로 보입니다.

[앵커]
가까운 미래에 자연계에 존재하는 생명체에 근접한 인공생명체 탄생 전망해보고요.

이 같은 인공생명체가 인류의 질병 퇴치나 미래 식량난 해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이길 기대해봅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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