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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잃은 슬픔…'펫로스 증후군' 극복법은?

■ 이동귀 /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앵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천만 명이 넘은 요즘이죠. 강아지와 고양이를 포함한 반려동물은 이제 반려인들에게는 가족과도 같은 존재인데요.

최근, 가족 같은 반려동물을 잃은 고통, 즉 ‘펫로스 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늘 '생각연구소'에서는 펫로스 증후군의 극복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펫로스 증후군'이란 무엇인지 먼저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사실 펫이라고 하면 애완동물이잖아요. 저희가 아는 반려동물과 의미가 조금 다르긴 해요. 그래도 어쨌든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정말 사랑하는 자신의 반려동물, 개나 고양이 등 다양한 반려동물이 죽고 나면 그것에 대해서 상실감 우울감을 심하게 경험하는 것을 말합니다.

[앵커]
사실 '펫로스 증후군'이라는 말을 듣고 어색해하는 분들이 많을 만큼 익숙하지 않은 낯선 말이잖아요.

이 '펫로스 증후군' 증상 자체는 예전부터 꽤 오랫동안 있었을 텐데, 최근 들어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요?

[인터뷰]
'펫로스'라는 게 외국 말이잖아요. 이게 2000년대쯤 우리나라에서 주로 반려동물을 많이 키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대표적인 반려동물이 개나 고양이가 될 텐데 수명이 15~17년 정도 되거든요. 그럼 2000년에 시작했으면 거의 15~20년 사이잖아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반려동물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은 거죠.

그러니까 훨씬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인 거죠. 실제 반려동물 산업은 엄청나게 발전했어요. 엄청난 가치가 있는데, 그것에 비해서 실제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은 별로 이야기가 되고 있지 않거든요.
그것이 지금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 듭니다.

[앵커]
반려동물로서의 노년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펫로스 증상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실제 반려동물 자체를 잃게 되면 기본적으로 절친한 친구나 가족을 잃은 것과 동일하다는 결과들이 있어요.

특히 반려동물은 사람을 잘 따르잖아요. 사람들은 뭔가 배신하고 힘들고 그렇지만 반려동물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니까 마치 내가 반려동물의 부모인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 어떻겠습니까?

당연히 상실감이나 우울감이 동반될 것이고, 만약에 사고나 질병, 외부적인 요인으로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는 분노의 감정이라든지 자책감, 내가 좀 더 잘 돌봤어야 했는데 못 했다는 그런 느낌이 훨씬 더 많이 생기겠죠.

그렇게 되면 당연히 우울해질 수 있는데요. 대게 그런 우울증이나 그런 게 3~6개월 정도 계속 지속한다면 혼자 해결하기 힘들고 전문가와 상담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우울증, 상실감, 분노, 자책 듣기만 해도 같이 우울해지는 그런 느낌이 있는데,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봐야 할 거 같은데요. 먼저 화면 함께 보시죠.

첫 번째 극복법, '언제 내 곁을 떠날지 몰라' 이별을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그렇죠, 사실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수명이 짧다는 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요. 그런데 사실 같이 있을 때는 그런 생각을 잘 안 하거든요.

수명 자체는 당연히 인간보다 짧으니까, 이별이라고 하는 것을 마주해야 할 때가 있고, 요즘 복잡한 사회라고 꼭 수명을 다하지 않더라도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것들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별이 불현듯 빨리 찾아올 수 있다는 걸 미리 생각하는 것이 맞는 것 같고요. 동시에 그렇다고 해서 너무 과도하게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그 자체가 너무 애처롭고요.

[앵커]
네, 맞아요. 너무 우울해요.

[인터뷰]
그렇죠, 너무 지나친 것도 그런데 아직 내리지 않은 비를 먼저 맞을 필요는 없다고 보고요.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친 것은 좋지 않겠지만, 그러나 이별이라는 게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이잖아요. 같은 인간끼리도 언제 한 번은 헤어져야 하는데 삶의 한 과정으로 수용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앵커]
어느 정도는 늘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이신 것 같고요.

또 다른 극복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화면 함께 보시죠.

극복법 두 번째, '우리 초코가 떠난 뒤로 너무 힘들어'

마치 알코올 중독자들이 재활의 일환으로 감정을 공유하는 듯한 모습인 것 같거든요. 감정을 공유하는 것도 도움이 될까요?

[인터뷰]
그럼요. 특히 그런 경험을 갖지 않아본 사람과 경험해본 사람은 전혀 다른 것 같아요.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말로 다 표현하지 않아도 딱 보면 알잖아요. 그러니까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에게 공감하고 이해받는 것이 하나의 치유일 수 있기 때문에 뭔가 그들만의 기억을 함께할 수 있는 것이 좋겠죠.

충분한 애도의 기간이 필요하고요. 또 너무 반려동물이 사용하던 물건을 빨리 치우려고 하는 것보다는 같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요즘 반려동물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보면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다음에 그동안의 추억들을 함께 올리면서 회원들끼리 공유하는 공간들도 많이 있더라고요.

[인터뷰]
그렇죠, 이미 대상 자체는 상실됐지만, 우리가 이야기하잖아요. '사람이 떠나도 가슴에 묻는다'는 말을 하잖아요.

그러니까 어떤 분들은 반려동물의 사진을 보며 사진틀을 닦는 분들도 계시고, 일기나 블로그를 올리는 분도 있고, 또 어떤 힘든 사람을 도우면서, 사회봉사를 통해서 힐링하려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으니까 정답은 없잖아요. 그러니까 자신의 성격에 따라 맞춰서 의미를 찾아가는 노력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앵커]
또 요즘은 반려동물 장례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것들을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이것도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

[인터뷰]
이별할 때 장례식 자체는, 제 생각입니다만 장례식은 떠난 사람에 대한, 반려동물에 대한 것이지만 남아있는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해요. 어떤 면에서는 자신의 마음속에 하나의 의식을 치르는 거거든요. 슬프지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앵커]
미리 준비하기, 감정 공유하기를 살펴봤고요. 세 번째로 어떤 것이 있는지 화면 함께 만나보시죠.

자, 세 번째 극복법입니다. 아무래도 빈자리가 너무 느껴지다 보니 새로운 반려동물을 찾는 경우도 많을 것 같은데요.

[인터뷰]
네, 그런 분들도 꽤 계신데요. 빈자리가 너무 크니까 비슷한 종의 반려동물을 찾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크게 권장해드리고 싶은 방법은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상실이 큰데, 똑같지 않은, 다른 반려동물을 뒀다고 해서 메꿔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흔한 비유로 연인과 헤어진 후 바로 다른 사람과 사귄다고 한다고 해서 이 감정이 대체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특히 집안에 어린 자녀가 있을 때는 이런 경우 빨리 새로운 반려동물을 대체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왜냐면 아동들에게 죽음을 너무 가볍게 대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요. 금방 대체되는 느낌처럼요.

그래서 처음 입양하실 때부터 내가 이 반려동물을 애정과 책임을 지고 충분히 키울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의식이 필요할 것 같고요. 한 가지 기존에 길렀던 반려동물과 똑같은 종류나 똑같은 성별, 이렇게 고르실 때는 조금 유의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옛날 기억이 자꾸 겹칠 수 있으니까요.

[앵커]
사실 같은 종의 반려동물을 새로 들인다고 했을 때 예전에 키웠던 아이와 똑같은 생각하는데 완전 다른 행동을 보일 때는 조금 분노를 일으킬 수 있고 '너는 왜 그러니'라고 할 수 있으니 조금 안 좋을 것 같긴 해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앵커]
반려동물로 인해 슬픔을 느끼는 분들 많은 것 같은데 같이 경험해본 사람들은 어떤 느낌인지 알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대수롭지 않게 보는 시선도 많잖아요. '아니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닌데 저렇게 유난을 떠나', 이런 인식도 많이 있는데, 우리 사회가 이런 시선을 극복해나가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인터뷰]
사실 경험이 다르니까, 어떤 분들은 '그만한 일로 그러냐'라고 비난하시면서 말씀하시는 분도 있는데, 다른 사람의 아픔에 대해서 자신이 경험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고요.

그 반대로 '이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라며 거꾸로 '너희는 어떻게 이런 것도 이해 못 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 역시 경험의 차이에서 오는 거니까 서로 틀린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것을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애완동물이 아니잖아요. 반려동물이라는 것은 반려, 함께 살아가는 겁니다. 그만큼 누군가에게 중요한 대상이 사라졌을 때의 슬픔을 함께 공감하려고 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합니다.

[앵커]
이유가 어찌 됐든지 슬픔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일단 그 사람의 감정을 존중해주는 그런 준비가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연세대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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