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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맏형' 고리 1호기 퇴역…탈원전 국가로 간다

[앵커]
국내 첫 상업 원전인 고리 1호기가 40년 만에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 1호기의 영구정지 기념식에서 탈핵 국가로의 출발을 선언하며, 신규 원전의 건설계획을 전면 백지화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탈원전과 함께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취재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양훼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탈핵, 탈원전에 대한 정책을 밝혀왔잖아요. 이번에 발표한 탈원전 관련 내용 역시 같은 맥락이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후보 시절 공약했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는데요. 다만,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으로 탈핵에 관한 의지를 구체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 있습니다.

우선 문 대통령의 말 직접 들어보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 원전 정책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습니다. 원전 중심의 발전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가겠습니다. 준비 중인 신규 원전 건설계획은 전면 백지화하겠습니다. 원전의 설계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습니다. 현재 수명을 연장하여 가동 중인 월성 1호기는 전력 수급 상황을 고려하여 가급적 빨리 폐쇄하겠습니다. 지금 건설 중인 신고리 5, 6호기는 안전성과 함께 공정률과 투입 비용, 보상 비용, 전력 설비 예비율 등을 종합 고려하여 빠른 시일 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습니다.]

[앵커]
준비 중인 신규 원전 건설을 하지 않겠다. 이미 가동 중인 원전들도 설계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도 나왔고, 또 가동 중인 원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새 정부는 원전 안전성을 국가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대통령이 직접 챙기기로 했는데요. 현재 국무총리실 산하에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위원회로 승격해 위상을 높이겠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원안위의 문제점으로 꼽히던 대표성과 독립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문 대통령은 또, 현재의 원전 안전기준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국내 운용 중인 원전에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로 강화된 내진 설계가 적용된 상태인데요. 이 보강 기준이 충분한지, 제대로 보강이 이뤄졌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하겠다고 했습니다.

[앵커]
기존보다 원전 안전에 대한 각종 규제가 강화된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이미 진행 중인 신고리 5, 6호기의 건설 중단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일단 중단하는 것으로 하고 좀 더 알아보겠다, 사회적 합의를 이끌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직접 들어보셨는데요.

지난해 건설 공사를 시작한 신고리 5, 6호기는 공사 진도가 약 28% 정도 진행됐고, 총 사업비 8조 6천억 원 가운데 1조 5천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또한, 원전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지급하는 자율유치금도 1천5백억 원 지급한 데다가 현재 울주군 지역 주민들은 일방적인 정부의 원전 건설 중단에 반대하는 상황이라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까지 가려면 앞으로의 과정이 험난해 보입니다.

[앵커]
이미 투입된 예산, 그리고 건설 중단을 반대하는 우려의 목소리들 때문에 앞으로 난항이 예상되는데, 이것뿐만 아니라 문제 되는 것들이 있죠.

아무래도 에너지 공급은 줄어드는데 수요는 여전하면 전력, 전기요금이 올라가는 것아니냐는 걱정도 많이 하실 것 같거든요.

[기자]
현재는 고리 1호기 원전 한 개만 멈추는 것이고, 설계수명이 다해 멈추는 원전은 2020년까지 절반 정도에 달합니다. 그만큼 원전 중지로 인해 갑작스러운 전기료 상승은 없을 거란 말인데요.

대신 원전의 절반 정도가 멈추는 2020년 이후부터는 전기료 상승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며, 서서히 진행되는 만큼 우리 사회가 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밝혔고요.

탈원전정책과 함께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적극적인 육성 의지도 밝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문재인 / 대통령 : 태양광, 해상풍력 산업을 전극 육성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해 가겠습니다. 친환경 에너지 세제를 합리적으로 정비하고 에너지 고소비 산업구조도 효율적으로 바꾸겠습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재편하여 산업 부분에서의 전력 과소비를 방지하겠습니다.]

[앵커]
어쨌거나 고리 원전 1호기를 영구 정지하면서 탈원전으로 가는 첫 걸음을 내딛은 건데, 중단했다고 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해체 절차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절차들이 남아 있습니까?

[기자]
원전 폐로는 크게 4단계로 정리할 수 있는데요. 해체와 관련된 계획서를 작성해 원안위의 허가를 받으면 원자로에서 핵연료를 꺼내 수조로 옮긴 뒤 5년 정도 냉각시킵니다.

그 뒤로, 다이아몬드 톱을 이용해 연료봉이 들어있던 압력용기를 비롯해 원전 시설물을 부수게 되는데요. 마지막으로 원전 부지의 환경 복원을 거쳐 폐로를 마무리합니다.

문제는 해체 과정에서 생기는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는 방법인데요. 중저준위 폐기물은 경주 처분장으로 옮겨지겠지만, 핵연료와 같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임시수조를 이용해야 합니다. 고준위방폐장은 2050년에 짓겠다는 계획은 있지만, 현재 건설 및 관리절차를 담은 관련 법안은 국회에 잠들어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원자로에서 핵연료를 꺼내서 수조로 옮겨야 하고 또 연료봉을 담고 있었던 용기를 해체하는 등 기술들이 상당히 복잡해 보이는데 관련 기술을 우리가 잘 갖추고 있는 건가요?

[기자]
우리나라는 상업용 원전은 해체해본 경험은 없지만, 연구용 원자로 2기를 해체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원전 해체 관련 기술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기술을 모두 가진 건 아닌데요.

원전 사업자인 한수원에 따르면, 원전 해체에 필요한 상용화 기술은 총 58개인데, 이 가운데 41개는 이미 확보했고, 17개가 추가로 개발해야 할 기술입니다.

2015년에 세운 원전해체 기술 로드맵에 따라 지난해부터 11개 원전 해체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완벽한 폐로까지는 시간은 물론 막대한 비용이 들 전망입니다.

[앵커]
일단 원전을 폐쇄하고 중단하는 것들에 대한 여론 합의가 필요할 것 같고, 아직은 해체기술 17개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 17개도 어느 정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해 보입니다.

고리1호기의 영구정지로 탈원전 시대로의 첫발을 내디뎠는데요. 폐로 기술부터 새로운 에너지패러다임 정립까지 앞으로 갈 길도 멀어 보이네요. 지금까지 양훼영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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