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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는 정말 정신분리약을 개발한 걸까?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매주 금요일 다양한 문화 속 숨은 과학 이야기를 찾아보는 시간, '과학 스포일러'입니다.

오늘은 대중적이고 유명한 작품을 골라왔다고 하는데요. 소설,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사랑받은 작품입니다.

화면으로 먼저 만나보시죠.

[기자]
1885년 영국 런던.

유능한 의사이자 과학자인 헨리 지킬은 아픈 아버지를 위해 인간의 정신을 분리하는 연구를 시작하는데요.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지만, 임상시험은 이사회의 반대에 부딪히고, 결국, 지킬 박사는 스스로 실험대상이 되기로 합니다.

[지난 세월 가혹한 세상 비난뿐이었지]
[이젠 부딪쳐 맞서 증명할 때야]
[지금 이 순간, 내 마지막 실험]
[운명의 저 손짓 최고만을 따라가리]

하지만 결국 실험은 잘못되고, 악으로만 가득 찬 제2의 인물 하이드가 나타나게 됩니다.

정신을 분리하고자 했던 그의 실험은 과연 성공했을까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입니다.

[앵커]
네. 스튜디오에 양훼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국내에서 많이 공연됐던 작품이잖아요.

아까 영상을 보니까 브로드웨이 배우들이 연기하던데, 내한공연인가 봐요?

[기자]
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국내에서는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죠. 지난 2015년에 천 회 공연을 넘겼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는 작품인데요.

이번 공연에는 특이하게 '월드 투어'라는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브로드웨이 배우들이 단순히 내한공연을 하는 게 아니라 대본과 음악을 제외하고 무대나 의상, 연출 등 모든 부분을 국내 제작팀이 직접 기획, 제작한 작품인데요.

그래서 이번 월드 투어 버전은 이른바 한국산 '지킬 앤 하이드'의 세계화, 혹은 역수출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극장 어느 좌석에서도 무대를 즐길 수 있도록 다이아몬드형으로 만든 것도 특징이고요.

가사도 기존 공연에서 보여줬던 은유적 표현을 걷어내고 직설적이고 명확하게 표현해 전 세계 관객의 보편성을 확보하려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앵커]
우리의 정서, 감각으로 제작한 한국산 지킬 앤 하이드가 해외 무대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해지네요.

내용을 보면 정말 이렇게 선과 악으로 정신을 분리할 수 있는 약이 있나요?

[기자]
혹시 앵커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신 분리 약이 있을 것 같으세요?

[앵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했어도 그건 어렵지 않을까요? 있으면 재밌기도 하면서 무서울 것 같아요.

[기자]
저도 사실 그런 약은 당연히 없겠지 싶었거든요.

그런데 취재를 해보니까 선과 악으로 딱 구분할 순 없지만, 평소와 다른 이상행동을 보인다든지, 감정의 변화가 너무 급격하게 일어나는 등 이상 행동을 일으키는 약이 있다고 합니다.

쉽게 생각해서 마약도 그 일종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치료 목적의 약물이라고 해도, 과도한 복용이나 사람에 따른 부작용으로 인해 환각이나 환청, 망상, 폭식 등 다양한 정신질환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 약을 과다 복용할 경우 우울증이나 조현병 등 부작용을 앓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럼 지킬 박사의 실험은 나름 성공한 거라고도 볼 수 있는 거겠네요. 그런데 약물로 정신을 치료한다고 하니 좀 무서운 생각도 드는데요.

[기자]
감기에 걸리면 약을 먹듯이 우울증이나 불면증 등 정신질환에 걸린 환자들도 약을 먹습니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뇌의 특정 부분이 감정에 관여하는지, 어떤 호르몬이, 혹은 특정 신경전달물질이 감정을 조절하는지 알게 됐는데요.

이를 역으로 이용해서 비정상적으로 경험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게 바로 정신과에서 하는 약물치료입니다. 전문가의 설명 직접 들어보시죠.

[조철현 /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정신과 치료제를) 투약하는 거는 가능한 100%는 어려울 수 있겠지만 깨져있는 균형들을 원래의 균형 잡힌 상태로 돌리고자 하는 노력으로 보시면 될 겁니다. 그래서 약을 먹어서 흡수되면 뇌로 가서 뇌에서 특정한 목표로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나 네트워크 트랙 이런 것들을 건들려 주면서 정상화되는 변화를 유도하는 거죠.]

[앵커]
뇌에 영향을 미치는 약제들은 때론 병을 고치기도 하지만 때론 병을 만들어내기도 한다는 거네요.

신약개발을 통해 정신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던 지킬 박사의 신념이 큰 맥락에서는 맞는 얘기가 되는 거군요. 그렇다면 양 기자가 뽑은 이 작품, 이 장면 함께 보실까요?

[숨 막혀 답답해 이게 뭐야]
[내 안을 할퀴며 파고 들어]
[날 갉아 먹어 미치겠어]
[갑자기! 내 몸이! 멋대로 발작을]
[갑자기! 고통이! 격하게 요동쳐]
[숨통이! 막혀와! 뭐야 죽을 듯]
[제기랄! 내 꼴이 어떻게!]
[내 안의 생물체 정체가 뭐야]

[기자]
네. 이 장면은 지킬 박사가 스스로 실험대상자가 돼 주사를 놓고 난 이후, 갑자기 경험하게 되는 변화를 그린 장면인데요.

개발한 약으로 인해 지킬 박사의 마음속에 갇혀있던 새로운 인격, 하이드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앵커]
갑자기 딴 사람으로 변하는 장면을 배우가 실감 나게 연기하네요.

앞서 약의 부작용으로 평소 보지 못했던 행동이나 증상을 겪을 수 있다고 했는데요. 약을 잘못 먹어서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 말고요, 이중인격 혹은 다중인격장애의 발병 원인은 뭔가요?

[기자]
다중인격장애, 이건 우리가 쉽게 부르는 이름이고요, 실제 병명은 해리성 장애입니다. 해리성 주체 장애, 해리성 정체성 장애라고도 불리는데요.

통합적인 정신기능에 대한 자각이 무너지면서 서로 다른 기억과 정체성, 환경 등을 가진 다수의 인격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합니다. 지킬 앤 하이드도 그렇지만, 다중인격이라는 소재는 영화나 드라마, 소설 등 각종 예술작품에 종종 등장하잖아요.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해리성 장애 환자가 많지 않다고 하는데요. 국내에서 집계된 해리성 환자는 2천여 명 정도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아직 어떤 이유에서 해리성 장애를 앓게 되는지, 뇌의 어떤 부분에 문제가 생기는지 알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적은 수지만 해리성 환자의 90%가 어릴 때 정신적 혹은 육체적 학대 경험, 성적인 트라우마 등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아동, 청소년기에는 뇌의 생리적인 기능 변화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기인데, 이때 강력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이 위험요소라고 전문가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에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 중에서 조현병을 앓고 있는 사람도 있었잖아요. 정신 분열 증세다라고 하는데, 해리성 장애와 다른 점이 무엇인가요?

[기자]
우선 해리성 장애는 여러 인격을 갖고 있어서 독립적인 인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각의 인격에는 독립적인 생각과 기억을 가지고 있고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 감각이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조현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전반적으로 인격이 나누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어떤 행동의 기억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인 감각이 떨어집니다.

그러니깐 해리성 장애의 같은 경우에는 각각의 인격이 나누어져 있고 조현병은 인격에 현실적인 감각이 없다고 보면 구분하기 쉽습니다.

[앵커]
그럼 양 기자의 과학 팩트 점수는요?

[기자]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인간의 이중성을 주옥같은 선율로 노래하다 과학 팩트 별점 3개 반입니다.

[앵커]
네, 3개 반이면 굉장히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요. 오늘은 '지킬 앤 하이드'에 숨어있는 과학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양훼영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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