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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의 모델…알고보면 우아한 채식주의자

■ 이동은 / YTN 사이언스 기자

[과학관 옆 동물원] '킹콩'의 모델…알고보면 우아한 채식주의자

[앵커]
다양한 동물의 생태를 알아보고 그 속에 담긴 과학을 찾아보는 과학관 옆 동물원입니다.

지난 시간에 기린에 대해 새로운 이야기들을 많이 나눠봤는데요,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동물원에 가보고 싶더라고요.

그러게요, 날씨도 따뜻하고 봄볕이 좋아서 한 번쯤 나들이 가보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그 전에, 동물원에 가면 어떤 점들을 눈여겨봐야 할지 이 시간에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동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어떤 동물을 만나볼까요?

[기자]
오늘 만나볼 동물은 영화의 주인공이기도 한데요, 영상으로 한번 보실까요?

[앵커]
얼마 전에 나온 영화네요, 주인공이 킹콩인데요, 설마 이 킹콩에 대해 말씀하시려는 건 아니겠죠?

[기자]
물론 그건 아닙니다. 제가 명색이 과학 기자인데 존재하지 않는 동물에 관해 이야기할 수는 없겠죠?

[앵커]
그럼 어떤 동물인가요?

[기자]
바로 영화 '킹콩'의 모델인 로랜드 고릴라입니다. 킹콩은 만날 수 없지만, 이 로랜드 고릴라는 아주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거든요.

[앵커]
그렇군요. 저는 사실 직접 본 적이 없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다는 거죠?

[기자]
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서울동물원에 한 쌍의 로랜드 고릴라가 있습니다.

바로 연상 연하 커플인 수컷 우지지와 암컷 고리나인데요,

고리나가 먼저 동물원에 살다가 짝을 잃은 뒤에 우지지가 2012년, 영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왔습니다.

이 커플은 얼마 전에 동물원 내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동물로 꼽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동물원 전체에서 가장 비싸다는 건데, 도대체 얼마나 되는 건가요?

[기자]
한 마리의 몸값이 무려 10억 원이라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금 보시는 것처럼 먹이도 샐러리나 바나나, 사과와 같이 몸에 좋은 채소를 주로 즐기는데요,

보통 스무 가지 이상의 견과류와 채소, 과일을 하루 8~9kg 정도 골고루 먹는다고 합니다.

여기에 영국서 특별히 공수한 허브 티까지 즐겨 마신다고 하네요.

[앵커]
고릴라가 허브티를 마신다고요?

[기자]
네, 사육사의 이야기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임양묵 / 서울동물원 유인원관 사육사 : 수컷 우지지가 영국에 있을 때 먹던 허브티입니다. 국내에 와서도 지속적으로 제공해주고 있고요,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앵커]
생김새와는 다르게 아주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식사를 즐기는데요? 이렇게 먹으면 식비도 많이 들겠어요?

[기자]
네, 아마 들으시면 놀라실 텐데요,

이 로랜드 고릴라의 1년 치 식비만 무려 1,300만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얼굴만 보면 이런 우아한 식성이 어울리지 않거든요,

영화에서 가슴을 막 두드리잖아요, 좀 무섭기도 하던데 실제 이 로랜드 고릴라의 성격은 어떤가요?

[기자]
아무래도 킹콩의 모델이다 보니 좀 사납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특히 말씀하신 가슴을 두드리는 행동은 '드러밍'이라고 해서 자신의 불안함이나 분노를 상대에게 알리는 행동입니다.

그만큼 로랜드 고릴라가 경계심이 많다는 뜻인데요,

하지만 한번 친해지면 금방 다가설 수 있는 아주 온순하고 똑똑한 동물이라고 합니다.

[앵커]
로랜드 고릴라, 처음 이미지와 달리 점점 정이 가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로랜드 고릴라가 이렇게까지 귀한 대접을 받는 이유가 따로 있나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로랜드 고릴라가 멸종위기종 1급이기 때문인데요,

중앙아프리카에 사는 이 고릴라는 종을 보존하려는 여러 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요릿감과 약재용으로 무분별하게 사냥 돼 왔습니다.

또 서식지의 밀림이 개발되면서 먹이가 줄어든 것도 큰 위험 요소인데요,

전문가들은 2046년이면 로랜드 고릴라의 개체 수 가운데 80%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앵커]
몸값이 이렇게 비싼 데는 그만큼 안타까운 이유가 있었네요.

그래서인지 이 로랜드 고릴라가 새끼를 낳으면 항상 화제가 되나봐요?

[기자]
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10월,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로랜드 고릴라 새끼가 태어나 화제가 됐습니다.

암컷 고릴라인 코코모가 6번째 아이를 낳은 건데요,

사육사가 아침에 우리를 찾았다가 어미가 밤새 태어난 새끼를 꼭 끌어안고 있는 걸 발견했다고 합니다.

[앵커]
영상으로 보니까 새끼는 어미에 비해 아주 작은데요?

[기자]
네, 어른 고릴라는 보통 몸무게가 300kg까지 나가지만, 갓 태어난 새끼는 2kg 정도에 불과한 아주 작은 몸집을 가진다고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멸종 위기종인 고릴라가 새끼를 안는 모습, 감동적이기도 하고요, 세계적인 화제가 될 만하네요.

그런데 제가 아까 킹콩 영화를 봐서 그런지 이런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실제 로랜드 고릴라와 킹콩을 비교할 수 있을까요?

[기자]
우선 몸집을 비교해보면 영화 속 킹콩은 처음 나왔을 때 키가 15m 정도였고요,

올해 초 개봉한 최신작에서는 무려 30m로 두 배 이상 커졌습니다.

로랜드 고릴라의 17배에 달하는 몸집이죠.

[앵커]
덩치에서 이미 비교가 안되네요?

[기자]
그렇죠. 과학적으로 보면 킹콩의 경우 외모뿐만 아니라 몸의 기능에서도 문제가 생기게 되는데요,

포유류의 경우 킹콩만큼 덩치가 커지면 심장 박동과 체온 유지를 위해서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영화에서 보면 킹콩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같은 높은 건물을 가볍게 오르잖아요?

그만큼 날렵하게 움직이려면 근육의 힘이 필요한데 그 정도의 에너지를 유지할 수 없다는 거죠.

[앵커]
역시 영화는 영화일 뿐이네요,

그렇다면 유전자 변이와 같은 과학의 힘으로 킹콩을 만든다면 어떨까요?

[기자]
킹콩의 모델이 되는 로랜드 고릴라를 기준으로 본다면, 먼저 큰 덩치만큼 심장에 부담이 가기 때문에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심장이 필요합니다.

혈압이 높아지니까 여기에 맞는 특별한 심혈관 구조도 필수겠죠.

또 충분한 에너지 공급을 위해서는 소화기관의 효율도 크게 높여야 합니다.

[앵커]
과학적으로는 자연상태에서 이렇게 큰 동물이 존재할 수 없다는 거네요?

[기자]
네, 사실 포유류 가운데 '현실판 킹콩'으로 불리는 영장류가 있기는 했습니다.

'거대한 원숭이'라는 뜻의 '기간토 피테쿠스'인데요,

이 동물은 키가 3m 정도에 달하는 거대 영장류로 약 100만 년 전쯤 지금의 중국 남부 밀림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과일이나 열매가 줄어들었고, 더 이상 채식만으로 살아가기가 힘들어지면서 결국 멸종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로랜드 고릴라에 대해 얘기 나눠봤는데요, 영화 속에서 보던 킹콩의 이미지를 떠올렸는데 실제로는 아주 귀여운 동물이었네요,

이동은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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